- 7장 131화 여신에게도 안 보이는 것(4)2023년 01월 10일 10시 05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간 모양입니다."
문 너머로 렌드와 기사들이 멀어지는 발소리를 확인한 모브가 세레스티아에게 보고했다.
그와 함께 그라스의 모습에서 소녀 메이드 모습으로 변화했다.
이 왕녀는, 필요성이 없을 경우에 자신이 그라스의 모습을 취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가요. ......기대되네요."
말하는 사이, 세레스티아한테서 표정이 빠져나간다.
"기대, 요? 세레스 님께서 폐하 이외의 것에서 기대를 찾다니 별일인데요. 내통자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그 냉정함이라니, 감탄했습니다. 마왕 폐하께서도 사뭇 기뻐하시겠지요."
"..........."
커튼이 열린 창문으로 경쾌하게 걸어가서는 세상을 매우 무기질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레스티아였지만, 모브의 얼빠진 듯한 견해에 약간 눈이 가늘어진다.
"그 아스라라는 남자는, 폐하의 부하겠지요. 리리아 시와 마찬가지로 저희의 사정은 모르는 듯 하지만...... 어쩌면 폐하께서 세레스 님을 걱정해서 붙여 주신 걸까요."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말이었지만, 싫은 일도 아니어서 눈가에 약간 기쁨을 드러내고 만다.
"불안한 것은 내통자의 존재와, 마왕군인데...... 설마 정말로 폐하의 군대라는 것도 아닐 테고, 배신자까지 있다고 한다면 세레스 님의 신변이 걱정되는데요."
망설임 없는 발걸음의 모브가, 미리 방에 준비하였던 홍차의 준비를 하면서 고했다.
여신이라 불리는 세레스티아가 쓰는 것이라는 이유로, 커튼과 가구 및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고품질로 갖춰놓았다.
이제야 쉴 수 있겠다며 모브가 한숨 쉬는 타이밍에, 세레스티아는 탄식 섞어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나 싶더니. 내통자라면 이미 3명까지 압축해 놓았답니다."
정말 간단히 나온 세레스티아의 말.
"어...... 바, 방금, 뭐라고 하셨죠?"
"안 그랬다면 일부러 그렇나 쓸데없는 회의는 열지 않았어요."
"..........""그 정체에도 짐작은 하고 있어요. 상대가 일으킬 이후의 전개도 대략적으로 예상해 놓았고, 몇몇 대처는 이미 끝냈답니다."
실제로,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레스티아의 두뇌가 뛰어나다는 것은 뼈저리게 경험해 왔지만, 이번에는...... 그 마왕을 따라잡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수준과 속도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있는 전력을 써서 소란을 수습하고, 우리의 가치를 전하는 것뿐이랍니다."
[심모원려]. 언젠가 주인을 칭찬할 때 세레스티아가 썼던 말이지만, 지금의 그녀는 그야말로 그 말을 구현하고 있다.
등뒤의 창에서 들어오는 채광에 의해, 세레스티아의 청렴한 미모는 그림자에 의해 어둡고 요사하게 변모해 간다.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은 가라앉고, 어둠이 깃들어 얼어붙은 그녀의 일면이 드러난다.
마의 미희라는 말이 어울리는 외모과 지모.
"도망칠 길은 없고, 어딘가에 있을 마물의 군대. 여기에는 내통자가 숨어들었으며, 아군에는 저를 적대하는 [크로노스]의 구성원. 하지만 무사히 이겨낼 수 있어 보이네요."
보석 같은 요염한 눈동자의 빛은, 위광의 반짝임. 어둠 속에서도 날카롭게 빛내며, 이번 흑막까지도 이용하기 위해 이미 무대를 꾸미기 시작했다.
레이크의 마을에 있는 장기짝을, 자기 손발처럼 다룬다.
"실패는 용서치 않아요. 이것은, 제게 어울리는 [자리]를 드러낼 다시없을 기회니까요."
(......[자리]......?)
분명히 세레스티아는, 자리라고 언급했다.
모브로서는 짐작되지 않는 단어였지만, 어째선지 자신도 가슴 뛰는 것을 느낀다.
감미롭다기보다는, 영예로운 듯한 인상을 받는다.
"다만...... 두세 가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도 남아있네요."
"어떤, 거지요......?"
"먼저, 시간이 부족해요."아무리 마물이 출몰하니 통행을 금지한다고 해도, 실력 좋은 호위를 고용한 상인들은 들을 리가 없다.
연회가 끝나면 떠나려는 자는 반드시 나온다.
"[흉검의 연회]는 내일이 말일. 내일 안에 모두 끝내기란 거의 불가능해요. 하나 억지로 연장시키는 방법은 있지만, 실현은 못 하겠지요."
눈을 감고 생각하면서, 집중하여 우려되는 점을 나열한다.
에리카도 그렇지만, 자기가 여기를 방문했다는 사실은 머지않아 퍼져나갈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상인과 주민들이 학살당한다면, 왕녀의 실수로 보일 것이다.
요즘의 어지러운 상황에서, 그것은 피해야만 한다. 왜냐면 라이트 왕국도 여러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아스라 씨가 제 지시를 들을 보장이 없어요."
현재,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강함을 자랑하는 오니.
"......얕은 생각일지도 모릅니다만ㅡㅡ"
"그것은 가장 피해야만 할 일이랍니다."모브의 말까지도 먼저 읽고 대답한다.
자신의 소속을 말하고서 협력을 부탁하자, 그 제안을 바로 거절한다.
당연하지만 크로노의 이름을 전한다면, 아무리 그 아스라라 할지라도 손을 빌려줄 것이다.
하지만 세레스티아의 안에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선택지였다.
"당신은 조금 전부터, 크로노 님께서 아스라 씨와 리리아 씨한테 저희 일을 전하지 않은 점을 너무 경시하고 있어요."
"그건 설마...... 뭔가 의미가 있던 거였어요?"확신하는 세레스티아를 보고, 모브는 급히 생각해 본다.
"저는 대뜸, 크로노 님께서 전하는 것을...............뒤로 미룬 게 아닐까 하고......."
"크로노 님에게 그러한 귀여운 일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번 경우는, 고의로 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모두 이어진답니다."
"......읏."이루 말할 수 없는 경외심을 느낀 모브가, 소리를 낸다.
".............."
그것은 세레스티아조차 경의를 표하고 싶어지는 심모원려함이었다.
이곳 레이크를 무대로, 부하들 전부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마왕의 수완.
자기들은 위대한 주인이 마련한 장기판 위에 있다.
거기서.......
"......당신도 이제 알겠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서 기대를 상회하는 결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것을요. 어딘가에서 보고 계실, 우리 주인님께."
얕은 생각을 자책하는 모브가, 의도치 않게 중얼거린다.
"설마...... 이미 저희 근처에......?"
"그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그 마왕은 신출귀몰. 모습도 변화시킬 수 있어서, 여차할 때 어디든 숨어들었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저택 사람으로 바뀌었거나, 지금 방구석의 어둠에서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분명 바로 근처에서 지켜보고 계시겠지요. 그분을 따분하게 만든다면 언어도단....... 우리들이 일류의 가극을 뛰어넘는 것을 보여주어서 즐겁게 해드려야만 한답니다."
"......미력하나마, 돕겠습니다."
다시금 나타난 마의 여신의 측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고, 자신감과 사명을 가슴에 품으며 박정한 미소를 짓는다.
그때였다.
[언니ㅡㅡㅡㅡ!!]
요사한 분위기를 깨트리는 쾌활한 목소리가, 문 너머 복도에서 들려왔다.
소란스러운 발소리와 함께.
아무래도 오늘의 [흉검의 연회]에서 돌아와서, 그 감상을 언니한테 보고하려는 모양이다.
그리고 허가도 받지 않고 문을 열어서 안으로 들어온다.
"......에리카도 참, 숙녀가 그렇게ㅡㅡ"
"재밌는 애를 주워왔어!!"마치 길가에서 주운 강아지를 자랑하는 것처럼, 품고 있던 것을 세레스티아의 앞으로 내민다.
"............."
"............."
그것은 강아지도 아기 고양이도 아니었다.
"......찌, 찍~......"
녹초가 된 흑발의 아이가, 포획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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