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8 산옥 - 아수라 전편(5)2022년 09월 14일 01시 25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571
"애송이가....!"
겐조의 활짝 열린 동공이 바로 앞에서 소스케를 바라본다.
순간, 막대한 마력이 소스케의 눈앞에서 휘몰아쳤다.
그 중심에는 겐조의 주먹이 있다.
이걸 실책으로 생각한 소스케는 다리를 걸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이 거리에서 모으는 공격은, 때려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불신철신막수권."
겐조의 주먹이 거룩할 정도의 빛을 휘감는다.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한 소스케 또한, 정면에서 대응하기 위해 손에 막대한 마력을 집중시켰다.
이 남자는 어떻게든 억지로 공격을 맞히려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쓰는 기술은 맞으면 즉시 승패가 결정된다. 그럴만한 비장의 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면에서 짓이겨놓을 수밖에.
"겁염초작대포."
주먹에서 일어나는 검은 불기둥.
맞서는 것은 그림자도 밝혀 없앨 극광.
자신의 모든 것을 주먹에 실어서, 흑과 백이 격돌했다.
◇
정신 차리고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전투의 여파로 구름은 날아가버렸다.
푸른 하늘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해가 보이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비가 내리고 있다.
그만한 에너지가 충돌한 것이다.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
방금 때려 박은 것은 내가 쓰는 기술 중에서도 꽤 고위력이었다.
본래라면 지상에서 써도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걸 안 썼다면 틀림없이 밀렸을 것이다.
"이걸 막아내다니, 네놈 또한 인외의 영역인가."
연기 저편에서 사람이 나타났다.
노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거한이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쩌면 이 남자는ㅡㅡㅡ
"인정 하마 사토 소스케. 네놈은 메리 노트에 필적하는 강적이다."
내가 지구에서 만난 적 중에서 가장 강할지도 모른다.
◇
이미 몇 번째일지도 모르는 흔들림에, 타카츠키는 문득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흔들리네~"
모니터를 바라보는 자세로, 마린이 입을 열었다.
대체 바깥에서 어느 정도의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제는 상상조차 안 된다.
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나타난 것은 두 사람.
시시도와, 그가 안고 있는 짙은 금발의 여성이었다.
'아나스타샤...?'
타카츠키는 말없이 당황했다.
아나스타샤 게르첸은 방주 노아에서 이동할 때 몇 번인가 보았었다. 추측컨대 아래의 전투에서 정신을 잃고 포로로 잡혀온 모양이다.
"자 마린. 말한 대로 데리고 왔다."
"거기 놔. 나중에 랩핑할 테니까."
마린은 시시도를 돌아보지도 않고 조용히 소파를 가리켰다.
그는 작게 혀를 차고서, 아나스타샤를 소파에 쓰레기처럼 던져버렸다.
"너ㅡㅡㅡ"
입을 열려는 타카츠키를, 시시도는 매우 성가시다는 눈으로 노려보았다.
두 사람의 험악한 기척을 느낀 마린이, 그대로 중재에 들어섰다.
"시시도 군, 방해되니까 소란피지 마. 코지 군도 병상에서 막 일어났으니까."
긴장감이 없는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싸늘한 마력의 파동이 방에 차오른다. 그녀의 짜증이 그대로 구현화된 듯한 예리한 위압감이 양측의 분노를 진화시킨다.
"이제 준비도 끝났으니 시시도 군은 그때까지 대기야."
마린은 시종일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그걸 언짢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반발해도 별 수 없다.
"...칫. 빨리 끝내."
"또또 저러기는.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네~"
그로부터 12분 후.
마린이 말하는 충전이 끝나게 된다.
그것은 동시에 대성군의 신수계획의 성취, 그 제1보와 다름없었다.
◇
눈을 뜨자, 낯선 얼굴의 두 사람이 이쪽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다.
한 명은 금발의 소녀.
또 한 명은 근골이 장대한 거한.
"일어났다 후쨩! 아몬 님이 일어났어!"
금발의 소녀가 나의 이름을 부른다.
잠결에 둔해진 고막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잘 들렸다.
"너희들은..."
아몬은 턱에 손을 대고서, 다시 한번 자신을 둘러싼 두 사람을 둘러보았다.
몇 번을 보아도 모르는 자들이다.
하지만 이 마력, 이 기척. 모습은 달라도, 잘못 볼 리가 없다.
"라이카와 후우기인가..."
"예."
"맞아! 맞아맞아!"
소녀와 거한은 기쁘게 수긍하면서, 주인과의 재회에 몸을 끌고 있었다.
전후의 경위는 잘 모르겠지만, 아몬 또한 두 사람이 자신의 궁지에 달려와줬음을 한 점의 의심도 없이 이해했다.
"그런가.... 둘 다 살아있었나."
적귀들이 협회에 의해 완전히 다른 생명체로 탈바꿈되어서, 생존은 절망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오니의 모습을 하지 않은 걸 보면 상당히 약화된 모습이지만, 아몬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재회가 이루어졌음에 의미가 있다.
"아몬 님, 몸상태는 어때요?"
후우기의 물음에, 아몬은 억양 없이 대답했다.
"...나쁘진 않군."
오히려 온몸에 힘이 솟구친다.
인간의 모습임에는 변함없지만, 마력은 충분히 회복되었다. 대체 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여기는?"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근처에 거대한 호수가 보였다.
호수 주위는 푸른 수풀과 나무들로 우거져 있다.
마치 숲의 일부 같은 광경. 하지만 우뚝 솟은 견문의 탑을 보고, 싸우던 장소에서 그리 머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다.
"먼저 여길 떠나죠. 그다지 크게 이동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안전한 장소로 향해요."
"그럴까..."
그 남자(로긴스)와의 싸움 이후의 기억은 없지만, 방침이 정해졌다면 좋은 일이다.
아몬은 후우기의 손을 빌려 일어서고는, 호수에서 떠나려고 했다. 그때.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귀를 막고 싶어지는 절규.
조금 뒤, 호수 저편에서 뭔가가 날아왔다.
그것은 기세를 죽이지 않고 수면에 착수. 물수제비처럼 물 위를 통통 튀더니, 아몬 일행의 바로 옆 나무에 충돌했다.
"쿨럭...쿨럭..."
부러진 나무의 밑동에서 기침을 하는 자는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였다.
그것이 엘레인이라고 눈치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피부에는 생채기와 멍이 선명하고, 순백이었을 성의는 가장자리가 검게 타버렸다. 오른손에 들렸던 은검에는 피가 묻어있다.
"...음?"
호수의 여인의 푸른 눈동자가 아몬에게 초점을 맞춘다.
엘레인은 잠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서, 생각났다는 듯 손바닥을 탁 쳤다.
"아몬이네요."
"너는..."
엘레인은 과거에 몇 번 얼굴을 보았던 여자였다.
아몬의 기나긴 인생 속에서, 칼을 겨룬 일도 있다.
이 여자가 있다는 말은, 이 호숫가는 성검의 칼집인가.
그렇다면 몸이 회복된 이유도 설명이 된다.
"아몬, 왜 여기에ㅡㅡㅡ아아, 귀신의 권속이 일부러 소스케를 도운 이유는 당신이었네요."
"소스케?"
그 이름에, 아몬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사토 소스케를 말하는 건가?"
"그래요. 아는 사이인가요?"
"왔는가? 그 녀석이? 여기에?"
"예ㅡㅡㅡ"
엘레인이 수긍했다.
순간, 아몬의 눈앞에서 폭음이 울렸다.
"아몬 님!"
후우기가 기류를 조작하여 장벽을 전개했다.
어느 사이엔가 시녀복을 입은 여자가 엘레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 녀석은...'
아몬은 한눈에 여자의 실력을 간파했다.
엘레인은 이 자와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수다라니, 꽤나 여유롭네요."
시녀복이 휘두른 주먹이 엘레인에게 뻗어나간다.
두개골을 부수려고 내지른 주먹을, 엘레인은 도검의 칼자루 끝으로 막았다.
"읏!"
엘레인의 가느다란 팔이 충격으로 마비된다.
이 무기는 이제 못 쓴다.
판단한 엘레인이 왼손에 검은 한손검을 현현시켜서, 일자로 벤다.
참격은 뛰어오른 크롬에게 맞지는 않았지만, 그 후방에 있는 나무들을 잡초처럼 한꺼번에 베어버렸다.
"기세만 좋은데요? 엘레인."
우아하게 착지한 크롬이 조용히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부상당한 엘레인과는 다르게, 그 모습에는 더러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화난 표정으로 일어나는 엘레인.
얼굴을 마주치지 않은 채, 검을 앞에 들면서 아몬에게 말을 걸었다.
"아몬. 어쨌든 보는 대로 지금은 싸우고 있어요. 전부 설명할 틈은 없겠네요.
...그보다 당신도 좀 도와주세요. 이대로는 그냥 져버린다구요."
"그럴 의리는 없다. 특히 너한테는."
"하지만 쓰러트리지 않으면 결계 바깥에는 못 나가는데요. 아니면 일이 끝날대까지 몰래 이 나라에서 도망쳐 다니기라도 할 건가요? 오니의 왕인 당신이."
아몬은 흥, 하고 코웃음 쳤다.
"너희 문제는 너희들이 끝내라."
"맞아맞아! 늙은이의 문제는 우리하고는 관계없다고~!"
동의하는 라이카한테, 엘레인은 미소 지으며 "넌 그냥 죽어." 라고 쏘아댔다. 한편 후우기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라이카를 옆구리로 찔렀다.
"라이카. 잊었어? 지금 사토 소스케와의 계약을 파기하는 건 위험해."
"아, 맞다."
"뭐라고? 무슨 일이냐?"
흘려들을 수 없는 말에, 귀신이 재빨리 물음을 던졌다.
하지만 그런 대화를 느긋하게 기다릴 정도로, 크롬은 인심이 후하지는 않다.
탁 하고 가볍게 땅을 박차서는, 공중을 향해 수평차기를 날린다.
발끝에서 생겨난 공기의 흔들림은 참격으로 변하여, 나무들을 순식간에 베어버렸다.
즉시 땅에 엎어진 네 사람이었지만, 그것이야말로 크롬의 노림수였다.
웅크린 엘레인 일행을 향해서, 크롬이 막대한 마력을 손에 모은다.
이 마력ㅡㅡㅡ이곳 일대를 날릴 셈이다.
거리로 보아 아몬 일행까지 휘말릴 것이다.
혹은, 엘레인과 함께 불태울 셈이던가.
"어이, 정령. 죽고 싶지 않으면 이쪽으로 와라."
아몬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반사적으로 이쪽으로 달려오는 엘레인의 손을 붙잡는다.
그 순간, 검은 술식이 네 사람을 한꺼번에 뒤덮었다.
그리고 나아가는 푸른 파도.
업화에 닿기 직전, 열기로 피부가 타들어가는 것보다 빠르게, 일행은 어느 사이엔가 숲 속으로 순식간에 이동해 있었다.
뒤늦게 울리는 폭발이 멀리 들리나.
귀신의 공간간섭능력은 전이.
이름은 신음(神隠).
임의의 좌표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
"덕분에 살았네요. 아몬."
"그보다 정령. 사토 소스케가 왔다는 건 사실인가?"
"예."
"그리고, 라이카와 후우기는 그 남자와 계약을 맺었다?"
귀신의 날카로운 시선에, 두 사람은 겸연쩍은 듯 고개를 돌렸다.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안 그러면 인간과 소환계약을 맺을 리가 없다.
"...뭐 좋다. 어쨌든 협회 녀석들하고는 결판을 낼 생각이었으니."
사실, 아직 호수 안에서 몸을 치유하고 있을 펜릴의 안부도 신경 쓰인다.
여기를 벗어나는 건 조금 더 뒤로 해도 문제없다.
"좋다, 정령. 특별히 힘을 비려주마."
"역시 오니의 대장! 여어! 일본 제일!"
"닥쳐."
아몬은 무표정하게 내뱉고는, 라이카와 후우기를 돌아보았다.
"조금, 힘을 내게 돌려라."
오니의 왕의 말에, 두 사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자리에서 조용히 무릎 꿇었다.
잠깐의 정숙이 이 자리를 뒤덮고는, 라이카와 후우기한테서 제각각 황금과 비취의 마력이 안개 형태로 방출되었다.
안개는 바람에 흩어지는 일 없이 아몬을 중심으로 휘몰아쳤고, 조금씩 그의 육체에 들어갔다.
"아몬 님, 최대한 건네드렸어요~"
라이카의 복사뼈 부근까지 줄어든 후우기(중년)가, 아몬을 향해 윙크했다. 잘 보면 얼굴은 땀투성이인데다, 해냈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 광경을 보고 엘레인은 생각난 바를 그대로 입에 담기로 했다.
"소스케의 어깨에 올라탄 시점부터 말하려고 생각했지만, 혐오도가 월드클래스네요 당신."
"죽인다 너. 깜짝 놀랄 정도의 차밍 포인트라고."
후우기의 살의 어린 대사를 제쳐두고, 아몬은 자신의 힘을 확인하려는 듯 손을 쥐락펴락했다.
"...어쨌든, 이거로 다소나마 나아졌다."
"그보다 아몬. 고릴라도 변신 안 하나요?"
"사정이 있어서 지금은 인간의 몸이다. 걱정 마라. 그 여자를 죽이는데 지장은 없다."
오른손에 바람을, 왼손에 번개를. 출력을 확인하려는 듯 제각각의 마력을 손바닥에 발생시킨다.
그때, 아몬의 감지신경이 크롬의 접근을 알렸다.
수백 미터만 떨어져 있으니 발견될 것이 예상된다.
이제는 호수의 여인과 어디까지 협력할 수 있는가다.
"어이, 온다. 준비해."
"그럼 아몬은 전위를 맡아주세요. 저는 틈을 봐서 크롬의 귓가에서 주판알을 타닥타닥해서ㅡㅡㅡ"
다음 순간, 엘레인이 맹렬한 기세로 날아갔다.
몸을 돌려 회전하면서 떠나가는 엘레인.
그와 맞바꾸어 나타난 크롬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아몬은 번개의 마력을 온몸에 둘렀다.
'이 녀석은...'
엘레인의 지능과 경계가 부족했던 것은 물론이지만, 확실히 지금의 공격을 피해 내기란 어렵다. 아무리 대비했어도, 정령은 방어도 회피도 못했으리라.
시공간을 초월한 공격 속도.
확실히 그 여자가 손을 빌리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귀신. 당신이었나요."
크롬의 호박색 눈동자가 오니의 왕을 바라본다.
아몬은 먼저 공격당하는 것보다 빨리 마력을 팽창시키며, 말 그대로 번개의 속도로 손을 들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몬의 시야에 비친 것은, 자신의 코끝까지 다가온 주먹이었다.
"ㅡㅡㅡ호오."
감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확실히 크롬은 아몬보다도 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이 속도 차.
아마 이대로는 카운터를 당할 것이다.
"나와 같은 능력인가."
회심의 공격이 되었을 터인 크롬의 주먹은, 결과적으로 공기를 가르는 것에 그쳤다. 허공을 내저은 주먹은 질풍을 일으켰고, 울리는 소리와 함께 대지를 권압으로 천천히 들어 올렸다.
본래라면 확실하게 맞았을 일격.
눈앞에서 일어난 이해 못 할 일에, 순간 크롬의 움직임이 멈춘다.
그 순간을 놀려서, 크롬의 옆에서 파성추 같은 일격이 들어왔다. 공격에 대응해 즉시 교차시킨 양팔이 삐걱이면서, 수십 미터 후퇴를 강요당했다.
"과연, 전이능력인가요..."
주먹을 내리친 아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크롬은 마린한테서 전해 들은 정보를 떠올렸다.
전이는 그리 드문 능력은 아니지만, 이 발동 속도. 결코 얕볼만한 것이 아니다. 크롬의 거동을 앞지를 속도쯤 되면, 육문에 필적하는 위협이 될 것이다.
"..........그런 느낌으로, 그녀는 시공간을 도약하며 공격해 옵니다."
갑자기, 옆구리를 누르며 고통의 표정을 짓는 엘레인이 숲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전이하면서 공격의 예비동작을 끝내기 때문에, 기습에 주의하세요. 참고로 크롬의 개인영역에 다가갈수록 도약의 정밀도가 떨어져요."
하지만 보아하니 크롬의 무술은 팔극장.
초근접전은 그녀의 십팔번이다.
무박자를 무효화시키려면 사지에 뛰어드는 각오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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