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88화 기묘한 두 사람
    2022년 07월 27일 13시 12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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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177354054890293039/episodes/16817139556882214495

     

     

     

     이른 아침의 환락가.

     

     어둑한 뒷골목을, 근육이 빵빵한 거체를 흔들며 걷는다.

     

     상처 난 얼굴, 아무렇게나 동여맨 녹색 머리카락, 통나무처럼 두터운 팔다리. 딱히 위협하는 건 아니고, 그냥 저녁식사를 먹은 뒤에 사무소로 돌아가는 길.

     

     하지만 그 자를 알든 모르든, 이상할 정도로 근육질인 남자에 전율한다.

     

     수상쩍은 가게 앞에 서 있는 얇은 옷의 여성들도, 지나가던 젊은이들도 손님으로서 온 자들도.

     

     무의식적으로 길을 연다.

     

     "..........."
     "딸꾹, 어? 어어......."

     한 명의 취객이, 흔들거리는 발걸음으로 전방에서 걸어온다.

     

     취객의 증표인 달아오른 얼굴이고, 초점 없는 시선도 어딜 바라보는지 알 수 없다.

     

     "..........."

     

     거대한 남자는 숨죽이는 주위 사람들이 비쳐준 길로 나아가서, 젊은 취객과 지나친다.

     

     "ㅡㅡㅡ"

     

     약간의 느낌을 받는다.

     

     "...............?"

     "!? 바보 같은!"

     

     상처 투성이의 거한이 미세한 등 쪽의 위화감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서, 자신의 등에 끝부분만 꽂힌 나이프를 본다.

     

     "..........."

     연이어 나이프를 찌르는 취객에게 시선을 보낸다.

     

     "그는 [주정꾼 플랭크]. 취객을 연기할뿐만 아니라, 정말로 주점에서 술을 마시면서 일한다. 첫 업무 때 그걸로 긴장을 달래면서 어찌저찌 해도 암살을 성공시켜 온 암살계의 다크호스였다.

     

     여태까지의 살인 경력 8명.

     

     "웃기자 마, 무슨 몸이 그래!"

     

     마치 나무에 나이프를 꽂는 듯한 감각에 놀라는 청부업자 플랭크.

     

     "큭ㅡㅡㅡㅡ!?"

     

     마력을 통하는 칼날에서 전해지는 무력감에 멈춰버린 그 안면이, 거대한 손바닥에 사로잡힌다.

     

     "지긋지긋하구만."
     ".......!"

     

     머리를 통째로 잡히자, 인형처럼 축 늘어진다.

     

     "원망한다면 고용주든 나든 좋을 대로 따져보라고."

     "ㅡㅡㅡㅡ"

     

     벽돌로 만든 벽에 암살자의 머리가 파묻힌다.

     

     "!!"

     

     옆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암살자 동료 두 사람이, 창과 클로를 손에 들고 제각각 덮쳐온다.

     

     [기계창의 믹] 과 [스피드위반 카토] 다. 어느 무술대회에서 태그로 출장해서, 종합 3위를 거둔 맹자다. 그 후 지하조직에 스카우트되어 오늘이 첫 임무가 된다.

     

     여태까지의 살인 경력은, 기계창의 믹 14명. 스피드위반 카토 51명.

     

     "젠장! 움직이지, 않아."

     "앗!?"

     옆에서 창을 움켜쥐고, 클로에 이르러서는 그 두툼하고 단단한 손가락으로 끼워서 막아낸다.

     

     튼튼한 몸 뿐만 아니라, 무의 재능도 있는 모양이다.

     

     "돌아가서 전해라. 타인이 있는 곳에서 덤비지 말라고 말야."

     클로의 칼날을 악력으로 구부러뜨리며 고한다.

     

     부드러운 종잇쪼가리처럼 쉽사리 휘어지는 클로.

     

     그리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남자의 배에, 가볍게 발차기를 날린다.

     

     "커헉ㅡㅡㅡㅡㅡ"

     

     대포라도 쏘아 보낸 것처럼 골목 안으로 똑바로 날아갔다.

     

     ".........."

     "살아있으면 됐다."

     괴력에도 한도가 있다며, 날아간 카토를 보고 놀란 창술사의 몸이 부르르 떤다. 믹의 가슴팍을 왼손으로 움켜쥐고는 난폭하게 위쪽으로 던져버리나.

     

     남자는 떠났다.

     

     등 뒤에는, 환락가의 지킴이에 의해 반격을 당한 자객의 시체가.

     

     벽과 함께 머리가 깨지고, 도로의 안쪽에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축 늘어졌으며, 3층 벽까지 던져져서 기묘한 조형물처럼 파묻힌......

     

     어느 것이나 사람의 소행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비참한 상태다.

     

     식견이 있는 자가 본다면, 거대한 괴력의 마물인 트롤의 짓으로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전부 목격하고서 주저앉은 환락가 사람들이 있었다.

     

     남자의 등에, 불패의 역사가 또 하나 새겨졌다.

     

     "............저것이......제랄드......"

     

     시체가 널려있는 통로에서, 행인이 모기만 한 목소리로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당사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모퉁이를 돌아 카지노의 뒤쪽 입구로 귀환했다.

     

     "오, 오빠!!"

     "라나인가....... 무슨 일이냐."

     딜러를 하는 소녀 라나가 두려움 없이 제랄드에게 달려왔다. 표정이 밝은 것으로 보아, 정말 흠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 수상쩍은 후드 여자가, 오너실에서 기다린다고 말했어요. 그년은 뭐가 그리 대단한지......"

     "..........."
     "우앗, 오, 오빠아아......"

     

     이를 가는 라나의 머리를 쓰다듬고서 지나친다.

     

     ".......내일이라도 같이 밥 먹으러 가요!!"

     "그래."

     

     절찬 영업 중인 카지노의 업무용 통로를 지나서, 2층 안쪽 오너실에 들어가자 라나가 말한 듯한 여자가 서 있었다.

     

     손님용의 고급 소파도 있지만, 앉아서 기다릴 셈은 없는 모양이다.

     

     "ㅡㅡ공주님의 명령이다."

     "............"

     

     여자......마리의 말에 반응하는 기색도 안 보인 제랄드는, 자연스럽게 왼쪽 책상으로 향했다.

     

     "어느 인물을 쓰러트렸으면 한다. 나와 용사로도 버거운 상대다. 상당한 위험인물이라서, 시급히 끝장내야만 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오늘이나 내일 안으로."
     "............"

     조그의 관심도 보이지 않고, 놓여있던 적포도주병의 코르크 마개를 억지로 뽑아서 그대로 마신다. 발치와 책상 위에는 오늘 마셨던 빈병이 나뒹군다.

     

     슬슬 부하가 술을 더 가져올 때다.

     

     "또 그때처럼 공주님과 나를 상대로 날뛰어도 곤란하니까. 공주님의 말씀으로는 네게도 나쁜 일은 아닐 테고, 보너스도 지급한다 하셨다."

     제랄드가 단숨에 병을 비우는 사이에도, 마리는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자금원으로서 세레스티아가 눈독을 들인 것은, 이곳 [도박장 아치 치]. 교섭하러 간 세레스티아와 마리였지만, 보스인 제랄드는 만만치 않아서 전투에 돌입해버렸다.

     

     주저 없이 검을 휘두르는 두 명을 상대로 맨손으로 응수하는 제랄드. 칼날은 살갗조차 베지 못하고, 오히려 믿기 어려운 힘에 의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과적으로 운영을 맡기게는 되었지만, 이 자를 다루기 어렵다는 것만은 여전히 변함없다.

     

     "지금은 마왕 폐하도 왕도에 계신다. 너무 반항적인 태도를 취하면.......알고 있겠지?"

     

     꿀꺽꿀꺽하고 울리는 목에 칼날을 들이밀어도 무관심.

     

     끌리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협박도 마치 산들바람처럼. 돈에도 집착하는 일이 없다. 태어나서 여태까지 일관되게 강자였던 제랄드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것은 공주님의 추측이지만, 그 자는 이 환락가 주변의 아이들을 주술의 실험체로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

     와인병이 비어버리기 조금 직전, 칼을 거두면서 말하는 마리의 말에............. 제랄드는 병에서 입을 뗐다.

     

     시선은 보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벽을 막연히 바라보다가, 이윽고 중얼거렸다.

     

     "......계속해."

     "이번 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 의혹이 불거졌다. 공주님의 계획에 방해가ㅡㅡ"

     "그 계집은 상관없어. 진위와 장소를 말해."
     ".............거의 확정이다. 장소도 판명되었다."

     그 계집이라고 듣고는 관자놀이에 핏줄을 세우면서도, 호흡을 두 번 내쉬어 마음을 진정시킨 뒤에 대답했다.

     

     그 직후에 마침 제랄드의 부하인 '마르코' 라는 대머리가, 술병을 많이 끌어안은 무리를 데리고 들어왔다.

     

     누구나가 인상이 험악한 데다 화려한 정장을 착용하고 있다.

     

     "형님, 술 가져왔습니다."
     "이제부터 나가야겠다."
     "예......? 아,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이것은 다시 되돌리겠습니다."
     "그래.......어이, 그 꼬마들은 잘 지내냐?"

     돌아보는 마르코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꼬마들이요? 귀찮을 정도로 잘 지내고 있슴다. 도장 쪽에서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구요."

     ".............."

     "다만 역시 유행병이 도는지, 원인불명의 그 병에 걸리는 녀석은 있슴다. 의사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하니, 곤란함다."
     "......그러냐."

     몇년 전부터 들은 바가 있던 아이들의 병. 그것도 이 부근에서만. 성병이나 유전 때문이라는 편견이 왕도에 퍼져서, 환락가 사람들을 기피하게 되었다. 이곳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차별받고 있다.

     

     "ㅡㅡ어디에 있어. 바로 죽여주마."

     중압감이 덮쳐온다.

     

     마르코와 마리가 섬뜩해하는 낮은 음성으로, 그 단순한 살의를 드러냈다.

     

     

     ………

     

     ……

     

     …

     

     

      "쇼크, 쇼크, 쇼~크 쇼크!!"

     

     춤추고 있다.

     

     증오와 원념의 푸른 오오라가 휘몰아치는 제단을 중심으로, 거구의 남자가 미친 듯이 춤추고 있다.

     

     나무처럼 두툼한 몸으로 경쾌한 스탭을 밟으며, 철의 교본을 한 손에 든 그는 계속 춤을 춘다.

     

     주살의 대주교, 쇼크 신부.

     

     

     ♢♢♢

     

     

     제랄드가 구 지하수로에 들어가 십 분 가량 지났을 대, 묘한 기척을 느꼈다.

     

     떠오른 것은 마리한테서 들었던 마물의 존재.

     

     "............"

     손을 쥐락펴락하던 제랄드가, 악력으로 돌벽을 쥐어뜯는다.

     

     그리고는 왼쪽의 물이 흐르는 구석으로 돌의 파편을 던져버렸다.

     

     "............."

     

     한 마리의 물고블린이 머리에 혹을 만들며 떠오른다.

     

     그 물고블린을 목격한 제랄드는, 놀라서 미세하게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코니인가?"

     

     "으, 음......오랜만이야, 제랄드."

     아버지 베르나르도의 친구였던 사람 말을 알아듣는 희귀한 물고블린, 코니였다.

     

     "......여전한 솜씨. 오랜만이라서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이거 원."

     "왜 나한테 오지 않고 이런 곳에서 수영하고 있지?"

     

     코니를 옆에서 들어 올려 시선을 맞추며 물어본다.

     

     "물론, 몰래 가긴 했었어.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만 있어서 말야. 베르나르도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어서 곤란하던 참이었다고."
     "......지금은 다른 곳에서 가게를 차렸다. 다음부터는 그곳으로 가."
     "역시 그랬구나. 그래서, 베르나르도는 어디 있는데?"
     "아버지는 죽었다. 꽤 예전에."

     말을 끝내기 전부터, 코니의 실의가 손에 전해진다. 기대가 크면 실망할 때의 슬픔은 그만큼 늘어나버린다.

     

     "..............그렇구나. 또 만나러 오라고 들었었는데. 이렇게나 빨리 왔냐면서도 기뻐하는 얼굴을 기대했는데. 친한 자의 죽음은 역시 견디기 어려워......"
     "일이 끝나면 무덤으로 안내해주마. 가게의 관리를 맡은 마르코는 너도 알고 있으니, 먼저 가게로 가 있어."

     고블린이라 해도 침통한 모습은 알기 쉽다.

     

     마음의 정리에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해서 제안했지만...... 이윽고 코니는 제랄드의 손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흠..... 성묘는 중요해."
     "........."
     "하지만 이런 장소에서 할 일이란 게 신경 쓰여. 네 생각보다 현재의 이곳은 위험천만하다고?"

     "어떤 남자를 죽일뿐이다. 별일 아냐."
     "......살생은 자제하라고 설교하고 싶지만, 그 살의. 뭔가 사정이 있나 본데?"

     "남자라고 하니, 인간이겠지. 이곳을 배회하는 마물의 정벌 운운해도 당해낼 수 없어 보이길래, 지금은 들어온 인간들을 놀래켜 내쫓던 참이라고. 나도 함께 가야겠어."
     "......멋대로 들어온 녀석들 따윈 내버려 두면 돼. 또 매번 하던 오지랖인가?"
     "구할 수 있는 생명은 많은 편이 좋잖아? 나라를 벗어나 방랑하는 물고블린이 된 몸이니, 이제 싸울 필요는 없다고."

     자연스레 걷기 시작하는 코니의 뒤를 따라서, 제랄드를 지하수로를 걸어간다.

     

     "제랄드, 여차하면 날 붙잡아. 수영할 필요가 있어. 신호를 놓치지 말라고?"

     "......수영은 폼이 안 나."
     "노는 게 아냐. 도주용이라고."
     "너와 내가 도망칠 필요가 있나?"

     

     자신은 패배를 모르는 몸. 그리고 코니는 고블린 왕국의 전사장을 지냈으며 그 실력은 인간사회를 통틀어도 탁월한 수준이다.

     

     도망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악마 같은 마물이 있다고. 알미라지와 사이렌터는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군대개미는 그렇게 안 돼."

     바라본 순간에 과거의 장렬한 광경이 뇌리에 박혀서, 무의식적으로 수로에 뛰어든다고 한다.

     

     "그걸 처음 봤던 곳은 산악지대였지......"

     "..........."

     늙은이의 긴 이야기가 시작되려고 해서, 먼 곳으로 시선을 주며 흘려듣는다.

     

     "여행 도중이었던 이몸은 그때, 발지느러미의 아픔과 공복을 견디고 있었어. 무엇보다도 수분 보급이 필요했었지. 머리의 피가 말라붙어서 정말 괴로웠는데......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 도달한 젊은 시절의 나는, 눈을 부릅뜨며 당황했지."

     그럼 물가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생각하면서도, 제랄드는 입을 열지 않는다.

     

     "거기서 찾아낸 것이, 10마리의 비룡의 둥지였다."

     ......아무래도, 정말 믿기 어렵지만 그 마물이 비룡을 덮친 모양이다. 이야기의 흐름에서 그렇게 추측했다.

     

     "잘 들어? 마음의 준비는 됐지? 계속한다? 응?"

     

     등 쪽을 흘끗 바라보면서 이야기의 다음을 재촉하는 코니를 내려다본다.

     

     "이몸은 위험을 신경쓰지 않고 다가갔다. 물론 죽을 가능성은 짙었지. 하지만 이 비룡들의 피를 마시지 않는 건 죽는 건 이몸이라고.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 아니, 없어. 사냥하는가, 사냥당하던가라고."

     그 지능으로, 계획적으로 행동할 수 없었다는 말인가.

     

     "그런데? 뭐가 낌새가 이상하다? 더 오감을 끌어올려야 해. 이몸은 자신한테 그렇게 말해줬지."

     혼자서 연극하는 것처럼 몸짓을 섞으며 말하는 코니. 빨리 끝내지 못하나.

     

     제랄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피우서 연극의 폐막을 기다렸다.

     

     "비룡은 불을 뿜었지. 자신의 몸과 둥지를 향해서, 괴로워하면서도 작열의 불을 뿜어대고 있었다고."

     "마치 사냥당하는 쪽이구만."
     "그 말대로다!!"

     

     너무 길기 때문에 한 마디 끼어들어서 억지로 생략시킨다."

     "군대개미였다...... 검은 안개처럼 무수한 군대개미가 덮치자, 비룡들이 당해내지 못하고 식량이 되었단 말이다....."
     "............"
     "그 비룡은 팔다리와 꼬치 끝부터 고기를 뜯겨서 뼈가 되어, 순식간에 먹혀버렸지. 그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비룡의 비늘은 용종에 뒤떨어지지 않게 정말 단단하고 발열성을 가졌을 터인데도, 군대개미한테는 의미가 없는 모양이다.

     

     "이몸은 두려웠던 나머지 도망치다가,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근처에 흐르던 강물에 낙하했다."

     "강이 있었다니. 비룡한테 민폐 끼치기 전에 잘 찾아보지 그래."

     

     손가락으로 불씨를 비벼 끄고서는, 상대도 못하겠다며 걸음을 재개했다.

     

     ".............음?"

     몇 걸음 걷지 않아, 제랄드는 자신의 걸음에 위화감을 느꼈다.

     

     보이지 않는 힘에 등 뒤에서 잡아당기는 감각. 다리가 자연스레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알미라지다. 가까운데......"
     ".............."

     제랄드는 전투 자세의 코니를 처음으로 본다.

     

     피부를 찌를 듯한 살기는 여태까지 상대했던 누구보다도 날카롭고, 그 자세는 티끌만 한 틈도 보이지 않는다.

     

     이것만 보면, 아버지 베르나르도와는 정반대다.

     

     "................뒤다!!"

     "..............."

     

     돌아보니, 눈앞에 있었다.

     

     [ㅡㅡㅡㅡ]

     

     가느다란 팔다리에다가 자신을 상회하는 거구의 하얀 괴물이 내려다보고 있다.

     

     그 위압감은 방금 말하던 비룡보다도 더하다.

     

     "큭...... 포위당했나!!"

     ".........."

     

     마물들이 연계를 취한다?

     

     놓치지 말고 죽이라는 상위의 존재가 지시한 것일까.

     

     "......저건가?"
     "저거다! 틀림없는 군대개미다!!"

     

     코니 정도의 맹자가 두려워하는 이유를 납득했다.

     

     통로를 가득 메운 검은 죽음의 파도가, 상급자의 명령에 의해 두 사람을 삼켜버리려고 질풍노도의 기세로 밀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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