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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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2월 01일 21시 07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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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적으로는 노란색으로 변하면 될까요?"

    "음? 아아, 뭐 그렇지."

    "그럼 제가 한 가지 서프라이즈 서비스를 해드리겠습니다."



     꽃이 변하는 사이에 파란색을 넣자.

     파란색 로사에는 '불가능'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손님이 무엇을 계획하든 그것이 '불가능'이 된다면.......

     그래도 내 생각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꽃다발입니다."

    "오, 이거 역동적이네. 훌륭하군."

    "좋은 밤 되세요."



              ◇



    "너!"

    "어서 오세요"



     아마도 어제의 귀족 손님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여자를 데리고 왔구나.

     상당히 흥분하신 것 같은데?



    "그녀와 약혼을 하게 되었다."

    "그랬군요. 축하드립니다."

    "네 덕분이야!"

    "예?"



     뭐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꽃다발 색깔을 중간에 파란색으로 바꾼 것은 네 서비스였지?"

    "예."

    "놀랐어. '기적'을 의미하는 푸른 로사 덕분인가 봐. 그녀와 약혼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푸른 로사에 '기적'이라는 꽃말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손님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나는 전혀 모르겠다.

     고객의 사정에 끼어드는 짓은 무례하기 짝이 없으니까.



    "모처럼이니, 어떻게 해서 그쪽 아가씨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그래. 네게는 알 권리가 있지."



     코를 벌름거리며 웃는 고객.

     뭐, 그 이야기를 하려고 이곳에 왔을 테니까.

     그런 미묘함을 아는 것도 접객업의 소양이다.



     무슨? 원래 아가씨는 다른 남자의 약혼자였다.

     손님은 예전부터 어떤 아가씨를 좋아했지만, 남의 약혼녀인 상황에서 그것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어제 아가씨의 생일을 축하하는 홈파티에서 '사랑'과 '질투'를 상징하는 꽃다발로 은근히 암시하고, 또 하얀 로사를 가슴에 달아놓음으로써 짝사랑이 아님을 어필했다.

     과연, 그런 뜻이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불온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는 파티 중에 약혼을 파기해 버렸거든."

    "네?"

    "얼마 전부터 조짐은 있었어요."



     흔한 이야기다.

     약혼자의 진실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불륜 때문에 버림받았다.

     상대의 신분이 높았기 때문에 별다른 불평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타이밍에 로사가 파랗게 변하기 시작했어. 기적을 일으키라는 신의 계시인 줄로 생각했지."

    "그때 바로 고백을 받았어요. 가슴에 꽂고 있던 하얀 로사를 내밀어 주시면서."

    "그녀는 그것을 받아 들고는, 내 가슴에 다시 달아주었다. 승낙의 표시였다."



     아하, 파란 로사가 '기적'으로 작용했구나.

     빨강, 파랑, 노랑의 꽃색 변화가 '사랑', '기적', '평화'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아흔아홉 송이의 꽃다발에 손님의 한 송이가 더해져 백 송이가 되었다.

     그래서 행복이 찾아왔구나.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너에게 부탁이 있다."

    "그러니까 그 마지막 하나의 로사를 염색해 달라는 거죠?"

    "하하, 정답이다."



     두 사람은 맺어지는 것이다.

     '순수', '무관심'을 의미하는 하얀색 로사는 어울리지 않다.



    "축하하는 의미로 서비스해 드리겠습니다."

    "괜찮겠어? 정말 서비스가 좋은 가게로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지."



     서로 웃는다.



    "그럼 어떤 색으로 염색할까요?"



     '열애'라는 뜻의 붉은색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손님이 말한다.



    "검은색으로 해줘."

    "알겠습니다."



     '영원한 사랑', '불멸의 사랑'인가.

     로맨틱한 일이다.

     검게 만든 로사 꽃을 아가씨에게 건넨다.

     아가씨가 그걸 받더니 손님의 가슴에 검은 로사를 꽂아주었다.

     

     앗, 러브신은 다른 곳에서 해 주세요.

     그런 가게가 아니니까요!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가능하면 저희 가게 홍보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일해도 일해도 내 삶이 편치 않아. 점주 양반, 좋은 꽃 없을까?"

    "가네노나루키 같은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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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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