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장 134화 밤의 연회(4)
    2023년 01월 16일 10시 35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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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묘한 분위기를 느끼면서도, 하쿠토는 라기린의 다음 말에 의식이 빨려든다.

     

     "너는 엄청나게 강한 마왕을 쓰러트릴 거지? 그 니다이가 가진 검을 재주껏 쓴다면, 그것도 가능해질 거야. 물론 오랜 기간에 걸쳐 그럴 수 없었던 이상, 입으로 말할 정도로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 어째서 그런 일을 아는 거야?"
     "소드 님의 방에 있는 역대 소드 가문이 쌓아올린 연구성과가 그걸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란다."

     "............"

     확신에 찬 말투의 라기린임에도, 하쿠토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었다.

     

     "이 세상에는 마왕이 아무리 강해도 저항할 수 없는 힘이 있지. 그것은 힘의 상징인 용일지도 모르고, 이야기에 자주 나오는 신과 거인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은 어느 것이나 우리와는 존재의 격이 다르거든."
     "그런 건 동화책 이야기잖아......"

     "그럼 시바 산의 유적은 어떻게 설명할 거지? 그 건축물은 아직도 재현 불가능. 이해불능한 태고의 마술적 장치도 듬뿍. 신이 만들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않겠니?"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르는 오파츠. 그것은 세계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5대마굴과 바다 밑바닥에도 뭐가 잠들어있을지 모르거든? 누구도 최심부를 본 일이 없으니까...... 예상조차 어려워. 우리들 인류는 그런 위협과 마주한 벼랑 끝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란다."

     심각해보이는 라기린의 모습에, 학생들도 숨을 삼킨다.

     

     "그래서 신화의 존재는 그 불투명함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란다...... 지금은 니다이의 역량으로 그 검은 봉인되어 있지만......"

     매우 진지하게 말하는 라기린은, 하쿠토와 브렌을 놔두고 혼자서 생각한다.

     

     "......그 검에도, 그에 해당하는 존재의 일부가 숨어있는 걸지도."

     

     

     ♢♢♢

     

     

     

     그날 밤.

     

     대낮의 시끌벅적함도 더위도 온데간데없이, 조용함과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는 니다이 호수.

     

     몇몇 크고 작은 구름이 온화하게 밤하늘에 떠다니며, 달빛을 약간 가리고 있다.

     

     레이크의 마을 안은, 무대를 옮겨 아직도 연회를 즐기는 자들의 빛으로 흘러넘치고 있다.

     

     "그것이 니다이인가...... 어쩌다 보니 연회 기간에 들어가기 전에 식당을 도와준 탓에 보는 게 늦어졌네."
     "예."

     

     마왕으로서의 외모로 성장한 모습의 크로노와 충실하게 따르는 본래의 모습의 카게하가, 특별석에서 니다이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서, 바쁘신 주인께선 저것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지."
     "조금 부탁받은 일이 있어서 말이야."

     옆에 박아세운 가느다란 흑검을, 크로노가 역수로 뽑아 든다.

     

     달빛에 비치는 흑색의 검신이 반짝인다.

     

     마왕 무기 시리즈 중의 하나, [흑검 크로노칼리버].

     

     "그럼 갔다 올게. 너는 미스트랑 함께 주위의 경계를 소홀히 하지 말고."
     "옙!"

     약간 기분 좋은 대답을 해준 카게하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주인을 배웅한다.

     

     때를 같이 하여 상공에서 정찰하고 있던 군청색의 안개가 카게하의 곁에 모이더니, 미스트가 나타난다.

     

     "......여어."

     배후의 부하들을 두고서, 네 걸음만 절벽으로 걸어간 뒤에 단숨에 호수로 뛰어간다.

     

     미지의 상대를 맞이해도 지극히 평정, 무너지지 않는 평상심.

     

     아득한 과거부터 무패, 검성까지도 쓰러트린 검.

     

     소문대로라면 불안하게 생각할 요소가 가득한 니다이임에도, 역시 이 마왕은 대담했다.

     

     주인을 대신에 흔들리고 있던 카게하의 마음이, 점점 뜨거워진다.

     

     "............"

     니다이의 눈동자에 푸른 빛이 켜진다.

     

     "――――"

     

     크로노의 착지보다도 약간 빠르게 니다이의 모습이 사라진다.

     

     마왕의 발바닥이 수면에 닿는 순간, 물 흐르는 동작으로 검을 반대로 고쳐 잡고 휘두른 크로노의 흑검과 니다이의 검이 강렬하게 맞붙는다.

     

     "......꽤 하네."
     ".............."

     극렬한 검의 부딪힘에 반해, 들으면 넋이 나가버릴 듯한 새된 고음이 호수에 울려 퍼진다.

     

     "그럴 거라고는 생각했어. 하지만......"

     그리고, 무음&부동의 밀어내기.

     

     치열하게 밀어내고 있는 검 너머의 거리에서, 저주에 의해 변질된 니다이의 투구 같은 안면과 크로노의 얼굴이 상대한다.

     

     "......놀라운걸. 이 정도로 확실하게, 나보다 검을 잘 쓴다고 느낄 정도일 줄은."
     "............."

     즐거움에 점점 투지가 불타는 크로노의 눈동자를 보고, 본능적으로 위기를 깨달은 니다이의 눈동자의 파랑도 긴급하게 강한 반짝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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