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23화 사악을 꿰뚫는 비도(緋刀)(3)
    2022년 12월 26일 20시 29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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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저 실실 대는 얼굴을 날려버려."
     "좋아, 그렇게 할까. 나도 슬슬 제대로 반격해주고 싶던 참이니까. ㅡㅡ!!"

     마왕이 마담의 코앞으로 뛰어든다.

     

     비도가 공중을 갈라 생겨난 화염이 뒤늦게 길을 만들었고, 마왕을 막으려고 가로막은 진흙인형들이 폭염에 휩싸여 순식간에 소멸했다.

     

     "이제는 보여! 보인다고오오오!!"

     완전체에 가까워진 마담의 여덟 눈이, 마왕을 포착했다.

     

     "마왕을 베면 유명해지겠네~!!"

     "훗!!"

     대주교들의 마력에 의해 단단하게 짜인 빙설과 뇌전의 낫을, 쿠죠를 양단할 기세로 단숨에 휘두른다.

     

     땅을 가르고 바람의 칼날을 일으키고 있는데, 전부 휘두른다면 탑의 절반은 틀림없이 산산조각 나서 사라진다.

     

     

     

     

     ㅡㅡ날이 부서진다.

     

     

     

     

     "읏......!? ......치잇, 또 기술이니~?"
     "아니, 단순한 칼의 성능이다."

     정면에서 휘두른 비도에 의해 쪼개진 낫의 파편이, 화염에 불타 흩어졌다.

     

     "힐데가르트의 칼이, 무기도 전투도 모르는 네가 어설프게 만든 낫에 질 리가 없지."
     "뭣이......?"

     마담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졌지만, 마왕은 놓치지 않고 칼을 역수로 바꿔 들고는 다시 한번 내디뎠다.

     

     조금 전까지의 속도전과는 다르게, 보폭을 바꾸지 않으며 고속으로 품에 들어가는 권투의 스탭.

     

     왼쪽 다리에 중심을 실어서 그대로 마담의 배 아래에 왼 주먹을 살짝 갖다 댄다.

     

     "흡!!!!"
     "기이이ㅡㅡㅡㅡ"

     쳐올렸다.

     

     마담의 거대한 그림자가 최상층의 거미집을 뚫으며 하늘 높이 사출된다.

     

     "큭!!"

     산산조각 나려는 <비정>에 더욱 마력을 더해서, 전해지는 마왕의 힘의 편린에 버틴다.

     

     "힐데, 이걸 들고 기다리고 있어." 

     "하아...... 하아...... 어째서......?"
     "괜찮으니까."

     기진맥진의 힐데가르트의 손에, 억지로 비색의 칼을 쥐어준다.

     

     "그럼, 갔다 올게."
     "큿!? ㅡㅡ우읏!!"

     마담을 쫓아 뛰어오르는 마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더욱 마력을 소모하는 힐데가르트.

     

     "............"

     분해하는 힐데가르트의 시선이, 천장의 구멍을 통해 보이는 보름달로 향한다.

     

     

     

     ♢♢♢

     

     

     

     보름달에 손이 닿을 것만 같은 밤하늘.

     

     옆을 보니, 손이 닿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그 구름이 있다.

     

     그리고 아래에서는 쿠죠 마을의 전경이 보이고 있다.

     

     지상을 내려다보는 신이라도 된 듯한 감각 속에, 마담이 있다.

     

     "......마왕 꼬마한테는 감사해야겠네."

     이전부터 막연했던 구상.

     

     처음부터 자신의 왕국을 만드는 계획.

     

     "더욱 화려한 편이 내 취향인걸. 미안~?"

     보름달을 등진 마담의 손에, 10미터가 넘는 마력의 창이 생겨난다.

     

     "ㅡㅡ <단념한 자에게 최후의 자비를지우 라 헤크마>"

     

     힐데가르트의 손에 의해 아이들이 넘쳐나게 된 이 마을을 황무지로 바꾸고, 자신의 손으로 고귀한 자들만이 사는 화려한 낙원을 창조한다.

     

     "이 파괴에 의해, 나의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 ......이걸로 끝내자꾸나."
     "아니, 아직 끝내기에는 일러."
     "읏.......!?"

     자신과 기생거미의 결합 부분 근처에 있는 거미의 앞다리가, 한기에 의한 여력에 의해 움츠러든다.

     

     "이제야 붙잡았네."
     "마왕....... 저, 적당히 포기하시지!"

     

     유쾌함에 물들어있던 표정에서 돌변하여, 사신한테 어깨를 잡힌 듯한 착각에 휩싸여 짜증을 일으킨다.

     

     "여기에는 네가 노릴만한 약자는 없어. 각오해."
     "내 몸은 어중간한 일로는 다치지 않거든. 방금 났던 상처조차 이미 아물었지 뭐니. 소용없을 거란다, 전부 다!"

     막대한 마력을 담은 거창이, 마왕을 향한다.

     

     "큿!?"

     야밤을 불태우고 말 듯한 열량을 지닌 창이...... 마왕의 오른손 하나에 붙잡혀버린다.

     

     "알고 있어."
     "이 녀석도 저 녀석도, 내 방해만 하다니! 이젠 봐주지 않아!!"

     비어있는 왼손에서도 <지우 라 헤크마>를 생성하여 마왕을 향해 힘껏 찌른다.

     

     "ㅡㅡ읏!! ......아닛!?"

     첫 번째의 창을 엄지와 검지로만 붙잡은 채...... 약지와 새끼로만 붙잡아 두 번째의 창도 무력화시킨다.

     

     "...... 당연해. 지금까지와 같은 어중간한 것으로는 정말 부족하니까."

     울적한 기분을 나타내는 것처럼, 거창을 으스러뜨린다.

     

     "......................싫어."

     몸을 강하게 진동시키는 진동에, 마담에게 두려움이 생겨난다.

     

     새카만 밤하늘의 대기조차도, 마왕의 힘에 겁먹고 벌벌 떠는 것만 같다.

     

     여태까지의 마왕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강력함.

     

     절대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순수한 힘.

     

     "방금 전 것은 아이들의 몫이었어. 힐데가르트의 몫은 이제부터다."
     "그만해에에에!!"

     파멸의 창을 으스러뜨린 주먹에, 더욱 큰 힘이 모여든다.......

     

     계속......

     

     계속......

     

     "그 아이가 그런 식으로 울다니, 엄청난 악몽이었겠지......"

     검고 뜨거운 눈이, 거대한 몸을 써서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마담에게서...... 괴물끼리의 결합 부분으로 이동한다. 급소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분쇄할뿐.

     

     왼손에 들었던, 강철보다 단단한 기생거미의 다리도 쉽사리 부서져서 종막으로 이르는 힘을 나타낸다.

     

     "약속한 대로, 화려하게 가볼까."
     "그만, 그만해에에에!!"

     끝을 모르고 높아지기만 하는 힘을 실은 채, 오른손을 든다.

     

     "ㅡㅡ부서져라."
     "그만――――――――"

     

     하늘을 쪼개려는지, 힘차게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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