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94화 마누아의 주검(呪剣)
    2022년 07월 29일 10시 25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177354054890293039/episodes/16817139557082326699

     

     

     

     [ㅡㅡ여깁니다, 저의 제단입니다]

     

     전력질주로 마누아와 함께 도달한 그곳에는, 단단한 자물쇠가 채워진 문이 있었다. 잘 숨겨져 있어서, 여태껏 발견되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문의 사웁에는 작은 창이 달려있지만, 여기에서 보아도 내부에서 휘몰아치는 푸른 저주의 오오라가 흐릿하게 보인다.

     

     "간다, ......이얍!!"

     

     가볍게 대검을 휘둘러서 자물쇠를 베어버린다.

     

     [멋지군요]

     

     마누아의 꼬리가 왠지 기쁘다는 듯 흔들거리며, 아무런 경계도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문의 저편에는............이질적인 검이 투박한 바위 제단 위에 놓여있었다. 보기에도 섬뜩한 사악한 검이......

     

     손잡이라고 부를만한 부분이 없는, 검과 단검의 칼날끼리 이어져 있는 선명한 청색의 검.

     

     [ㅡㅡ'마누아의 주검', 그렇게 불러주세요]

     

     검푸른 오오라를 내비치며, 끊임없이 원념의 외침을 내고 있다.

     

     마누아에 이어 방에 들어갔지만 ㅡㅡ현기증이 찾아왔다.

     

     두려움에 의해 시야가 일그러지고, 내부에 있는 것만으로도 맹독에 걸린 듯한 감각에 휩싸였다.

     

     [조금만 더, 조금만!! 이 검의 끈에 마력을 담아 풀면서 끊어내면, 녀석들한테 본때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큭...... 젠, 장......!!"

     

     다리의 감각이 멀어지지만, 검을 향해서 한결같이 나아간다.

     

     쇠약해진다. 먹혀들어간다. 온몸이 바깥부터 자기 것이 아니게 되어간다.

     

     하지만, 조금만 더 하면.

     

     "큭..............."

     

     급격하게 검이 멀어졌다.

     

     의식과 몸의 감각이 단번에 돌아온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즈왈드......?"

     자신의 등을 지탱하던 자는, 두 눈에 마안을 띄운 오즈왈드.

     

     "늦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구려.......!!"

     "누구......!? 뭐야, 이 고블린!!"

     

     하지만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막연하게 아군이라고 느끼는 고블린과 자신을 두고 오즈왈드는 입을 열었다.

     

     "......마누아 씨, 당신 의도적으로 우리를 쇼크 신부와 만나게 했지요?"



     ………



     ……



     …



     하쿠토의 마력은 정말 짙다. 농밀하다면 농밀할수록, 대기에 녹아들 때까지의 시간이 길다.

     

     "다음은 이쪽이여!!"

     "예......!!"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친구였던 만큼, 코니라는 물고블린은 우수했다.

     

     마력의 잔향을 좇아서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간다.

     

     "흡, 하앗!!"

     

     도중에 나오는 마물들조차, 달려가면서 손톱으로 찢어발긴다.

     

     그 강함은 자기가 보았던 상위 라인에 뒤지지 않을 만큼 경이적인 것이었다.

     

     "왕녀 공은, 그 마누아라는 자가 무기의 해방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을 거라 말한 겐가!?"
     "예......!! 저주에 의한 무기인 이상, 뭔가의 단점은 존재한다. 그걸 전하지 않는다면 확정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연....... 오즈왈드가 소년 치고는 냉정히 대처할 거라 생각해서 떼어놓은 겐가."

     소음을 내지 말라고 하지만, 전력으로 달리게 한다. 전투는 엄금이지만, 시간을 벌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위화감이 적지 않다.

     

     분명 지하수로의 상태를 대략적이나마 파악하고 있던 게 아닐까. 그렇게 확신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아마도요. 하지만...... 분명 그것만은 아닙니다."

     무엇을 희생해서라도 확실하게 무기를 해방시키려 들 것이다.

     

     "저곳이다, 저 문 속이다!!"

     

     코니가 가리킨 곳은 문 안쪽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오는 방.

     

     "ㅡㅡ하, 하쿠토 군!!"

     

     이제 마안에 주저하지 않는다. 코니라는 전력도 있다.

     

     자신의 오른손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고는, 휘청거리며 검을 들고 걷고 있는 하쿠토의 등을 향해 흡착시키려고 뛰어들어 하쿠토를 받아낸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즈왈드......?"

     

     아직 만지지도 않았는데, 피로감을 내비치는 하쿠토를 보며 확신한다.

     

     "늦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구려......!!"

     "누구......!? 뭐야, 이 고블린!?"

     바로 옆에서의 대화를 제쳐두고, 마누아를 향해 한걸음 앞으로 걸어간다.

     

     "......마누아 씨, 당신 의도적으로 우리를 쇼크 신부와 만나게 했지요?"

     [...........]

     "하쿠토 군을 죽일 셈이었지요?"

     [...........]

     

     마누아는 말했다. '천사는 확실히 존재한다. 내가 아는 한, 4체'.......

     

     2체는 확정되어있다. 베네딕트 아크만과 나리타스. 베네딕트가 제2천사라면 제1도 있을 터.

     

     그럼 나머지 1체는?

     

     "......<복음>을 가진 자는 어떻게 합니까?"
     [.............]

     

     이윽고 마누아는 단념했는지,

     

     [.......전부 죽입니다. 천사는 완전히 제거해야만 합니다]

     

     유일한 사명을 입에 담았다.

     

     [하쿠토 공은, 천사와 관련된 자로군요]

     ".......저희들은 잘 모릅니다. 그 천사라는 것도. 하지만 왕녀님은 천사와는 비슷하면서 다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복음>에 의한 가짜와도 명백하게 상이합니다. 제게는 보이니까요. 그렇다면 천사와 관련된 자. 다시 말해, 뭔가의 존재의의를 갖고 있을 터]

     "저희와 다름없는 인간입니다."
     [인간이, 갑자기 괴력을 가진다는 일이 말이 됩니까?]

     

     마왕과의 일기토. 마지막 일격에서, 하쿠토는 알트를 상회하는 괴력이 깃들었다.

     

     "읏............"

     [지상의 일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는 전부터 눈여겨보았습니다....... 녀석 정도의 마력에 눈뜬 이상, 그는 변해갈 겁니다. 안에 자리 잡은 존재의의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아크만과 나리타스와도 다른, 아마도 전투용입니다. 그는 머지않아 존재의의만 신경 쓰는 전투용 괴물로 변할 겁니다]

     "......그래도 친구입니다. 친구를 당신한테 죽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복수귀는 아니다. 정의의 편도 아니다. 인정에 따라 행동한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결정하였다.

     

     [......호오, 하지만 그때는 다시 찾아옵니다. 아크만의 저 상태로 보면, 그때는 가깝지요. 비밀리에 장소를 마련해뒀겠지요. 저의 주검은 반드시 필요하게 됩니다]

     

     조금 전의 이야기를 계속하자는 듯, 마누아는 기계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평탄한 음성으로 이어 말했다.

     

     위화감을 느낀 계기는, 주살의 일을 할 때 새롭게 들어온 하나의 검이었다. 희미하게 기억에 있는, 소박하면서도 특징적인 장식검.

     

     남방에 사는 민족의 일원인 친구가 갖고 있던 검과 비슷했다.

     

     [의혹을 품은 저는, 동료였던 검살과 암살의 청부인에게 제각각, 아크만과 표적의 상세를 조사하게 했습니다. 저는 저주의 제단에서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요]

     

     소지하던 물건이 없다면 검살이나 암살. 하지만 최적의 살인은 사고사를 위장한 주살. 당연하게도 주살의 업무량은 많다.

     

     그 후로도 도달하는 물건 속에 가끔씩 섞여있는, 어딘가 기시감이 있는 소품과 장비. 설마 하는 생각임에도 의심받지 않도록.............마음을 죽이며 주살에 힘썼다.

     

     [서둘러 달라고는 부탁은 했지만, 친구가 눈치채면 수포로 돌아가지요. 정보를 공유하면서 몰래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수수께끼의 힘을 행사하는 아크만은 천사라는 것이 결정적인 정보를 마지막으로, 동료들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합니다]

     

     이것은 남방 민족의 친구들 것이 아닌, 비슷한 지방의 것으로 완전한 착각이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려고 했다.

     

     [하지만 달랐습니다. 검살과 암살은, 자신들이 죽여온 것이 죄 없는 타 종교의 중요인물이라는 것을 알았고, 배신을 눈치챈 나리타스를 상대로 교주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던 것입니다]

     

     알아차린 아크만이 내부를 감시하기 위해, 나리타스를 마살인으로 위장시켜서 숨어들게 했던 것이다.

     

     [함께 맞섰더라면...... 함께 스러졌다면 하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그들은 제단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마누아에게 알릴 수도 없이...... 나리타스의 능력 하나로 즉사하고 말았다.

     

     그 후 이대로 가면 신앙심이 희박해진다고 느꼈는지, 할버드 아크만은 <성역>을 발동시켰다.

     

     너무나도 잔혹하고, 무자비한 그 권능을.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그날, 사람의 목숨은 너무나도 저렴했다.

     

     주변에 있던 자들의 머리에서 기묘한 빛이 나옴과 동시에, 부자연스럽게 쓰러져간다.

     

     교회를 다니던 아이들도, 그걸 지켜보던 노인도, 청소부였던 주부에 이르기까지...... 엔제 교단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구원을 청하면 청할수록......

     

     이변을 눈치채고 바깥으로 나왔을 때 목격한 것은, 어딘가로 수렴되어가는 마력의 유성군.

     

     기도가, 왕국에 존재하는 생명의 빛이 아크만에게 모여든다.

     

     [천사는...... 살려두면 안 돼...... 무수히 흐르는 생명의 빛을 올려다보며, 그 잔혹함을 목격한 저는 정했습니다......]

     

     그 교회에서 남은 것은, 주술과의 상성상 <복음>을 깃들이지 않은 채, 때마침 엔제 교에 대한 신앙심을 잃었던 마누아 뿐.

     

     [뇌를 마력 채로 인간에게서 뽑아내려면,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합의란 것은, 구체적인 조건이 있습니까?"
     [기도한다, 그것뿐입니다. 숭배하는 대상인 '백의 천녀' 에게 기도를 드리는 행위를 합의라고 단정 짓습니다]

     "마, 말도 안 돼......."

     [합의하면 뇌가 소실되고, 남은 것은 비어버린 몸만 남지요. 복음이 깃들었다면 합의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혼과 목숨을 즉시 잃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

     엔제 교단이라는 의미에서의 기도다. 자신도 과거에는 식전의 감사로서 묵도했던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패로 끝났다. 그래서 '베네딕트 아크만'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모른다. 왕국에는 엔제 교단이 너무 많이 침투해버렸다.

     

     [예를 들어 인사, 매너, 몸짓, 약간의 농담...... 엔제 교도가 기도를 드린 순간에 합의한 것으로 취급해버립니다]

     

     인사 하나로도 뇌를 소실당하는 자가 있다.

     

     [그걸로 뭘 하려는지는 불명입니다. 하지만 그만한 마력을 수렴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습니다]

     

     성가시게도, 이번에는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구원받는다며 수단을 알고 있으면서 협력하는 자도 있다.

     

     [이번에는 성가심의 차원이 다릅니다. 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생명이 '무의식적인 합의'를 이유로 아크만에게 모이겠죠]

     ".......그 검이 필요불가결하다는 점은 인식했습니다. 그럼 누군가한테 도움을ㅡㅡ"

     [늦었습니다]

     ".........."

     

     성창은 곧바로는 어쩌지 않을 거라 들었다.

     

     그럼 뭐가 늦은 것인가.

     

     [ㅡㅡ지상에,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728x90

    '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96화 해방의 때  (0) 2022.07.30
    제95화 나리타스  (0) 2022.07.29
    제93화 제랄드 아치  (0) 2022.07.29
    제92화 신부  (0) 2022.07.28
    제91화 베네딕트의 권능  (0) 2022.07.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