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베르타 마을 32024-02-25 21:54:26베르타 마을의 안은 몹시 조용했다. 아직 마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독기도 붉은 동굴보다 훨씬 옅다. 결계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저주가 끓어오르듯 짙어져서 강해졌을 거라 생각했기에, 이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펠릭스와 내가 나란히 앞을 걷고, 이사벨라가 바로 뒤에서 따라온다. "뭐야, 이거 ...... 이런 게 있어도 되는 거야......?" 처음으로 제국의 '저주'를 가까이서 본 이사벨라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이것도 보통의 저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저주이니 그럴만하다. 나도 처음 목격했을 때 그 끔찍함에 숨 쉬는 것조차 주저했던 기억이 있다. 마을 안에는 썩어가는 집들만 있을 뿐 생물의 흔적은 전혀 없다. "...... 여기서 얼마나 많..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베르타 마을 22024-02-25 21:20:28어쨌든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로드를 꽉 움켜쥐었다. "준비가 되면 결계를 깨겠습니다." "그래, 잘 부탁한다." 루피노에게 고개를 끄덕인 펠릭스는, 마을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마법사와 기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우리도 루피노도 실패할 가능성은 있다. 인근의 마을 주민한테는 일시적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방어를 강화한다고 한다. "펠릭스 님의 결계는 제가 세울게요." "네, 부탁할게요." 이사벨라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 힘을 믿지 않는 이상, 그녀도 그 편이 더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나보다는 이사벨라의 마력량이 더 많다. 조금이라도 마력을 보존하기 위해 그녀에게 부탁하는 편이 낫다. 나는 내 주변에만 독기로부터 자신을 보호..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베르타 마을 12024-02-25 21:19:57베르타 마을의 저주를 푸는 당일날 아침. 나는 펠릭스, 루피노, 이사벨라와 함께 마차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 게이트를 통해 장거리 이동을 했기 때문에 총 7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 4시에 출발해 아침 햇살을 등지며 마차는 계속 달리고 있다. "이사벨라 님, 몸 상태는 어떠세요?" "문제없어요." "............" "............" 한 번 이사벨라에게 말을 걸었지만, 냉랭한 대답으로 대화는 끝났다. 아무리 미워하더라도, 정화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텐데.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싶어도 '절대 괜찮다'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저주라는 것이라서, 역시나 불안해진다. 그런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는지 옆자리에 앉은 펠릭스가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성녀와 성녀 62024-02-24 23:29:16"티아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펠릭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미안해, 잠깐 생각에 잠겨 있었어." 아무튼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 그렇게 결심하고서 펠릭스에게 미소를 지으며 첫 질문에 대답하기로 했다. "...... 사실은 엘세를 싫어한다고 들었어. 지금의 나를 싫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엘세도 싫어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예전의 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묻자, 펠릭스는 눈을 깜빡이더니 웃었다. "그럴 리가 없어. 이사벨라가 엘세를 싫어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뭐?" 단언하는 펠릭스에게는 어떠한 확신이 있는 것 같았다. "이사벨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티아나가 신경 쓸 일은 아니야. 내일이면 티아나의 성녀로서의 힘도 밝혀져서 오해가 풀릴 테니..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성녀와 성녀 52024-02-24 22:14:19이사벨라가 제국에 온 지 벌써 나흘이 지났다. 오랫동안 성녀가 없던 제국에 나뿐만이 아니라 그녀도 온 것이니, 백성들은 상당한 안도감과 기대를 품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이사벨라는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대해주는 모양인지, 그녀에 대한 평가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반면 나는 마주쳐도 거의 무시당해서, 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도 없었다. 펠릭스가 이사벨라에게 이유를 물어봐도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펠릭스는 이사벨라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달래고 있다. 무엇보다 내일은 드디어 베르타 마을에 가는 날이고, 직전에 이상하게 토라지게 만드는 것도 싫어서 무리하게 말을 걸지 않고 있었지만. "...... 감사해요, 황비님"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성녀와 성녀 42024-02-24 21:00:51설령 오해가 있더라도, 성실한 태도로 임한다면 언젠가는 이해해 줄 것이다. 지금은 어쨌든 이사벨라를 환영하고 싶다. "죄송합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어째서." 그런 마음을 담아 여전히 미소를 짓자, 이사벨라는 더욱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사벨라." "이동하느라 지쳤어요, 방으로 안내해 줄래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쌓인 이야기도 있고요." "어머, 루피노 님이? 기뻐요." 이사벨라의 태도를 비난하는 펠릭스를 전혀 신경 쓰는 기색이 없다. 하지만 루피노가 말을 걸자 이사벨라는 기쁜 듯이 미소 지었다. 펠릭스는 루피노에게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서 내 귀에 입을 가까이했다. "사실 나도 조금 전에 알게 되었거든." "그랬구나. 난 괜찮아." 오늘 아침 바이런이 당황한 표정으로..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성녀와 성녀 32024-02-24 20:08:57"어머? 뭔가 시끌벅적하네" "저 문장은 ......" 그렇게 중얼거리는 루피노의 시선은 낯선 기사들이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으로 향했다. 칼자루에 새겨진 문장을 본 기억이 있다. (분명 저건 ...... 델랄트 왕국의 것이야) 왜 다른 나라의 기사들이 이렇게 많은지 ...... 궁금해하며 다가갔다. 결국 그 중심에 있는 펠릭스의 모습을 발견하여 말을 걸려고 했지만... "...... 어." 펠릭스의 옆에는 낯선 미녀의 모습이 있었고, 그녀의 팔은 펠릭스의 팔에 단단히 감겨 있어, 무심코 망설이게 되었다. 현생에서 그와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저렇게 여자의 손길을 허락하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 (대체 누구일까?) 긴 속눈썹으로 덮인 커다란 자수정의 눈동자, 오뚝한 콧날, 매끈한 복숭아색의..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성녀와 성녀 22024-02-24 19:29:42바이런은 함께 식사하는 나에게도 신경을 써주며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정말 예전과는 딴 사람 같은 태도야) 펠릭스에게 무언가를 속삭이는 모습을 보면서 몇 달 전의 일을 떠올렸다. 내가 제국에 막 왔을 때는 항상 노려보았었지만, 지금은 제대로 황비와 성녀로 대접해주고 있다. 하지만 원래의 대접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니, 바이런을 탓할 생각은 없다. 게다가 지금은 그를 포함해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백성들한테도 성녀로 인정받고 마음의 버팀목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제 저주만 풀면 일단 황비로서의 역할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결혼식 날에 펠릭스에게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언젠가 모든 저주를 풀고 나라가 안정된 후에도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이곳에 티아나와 함께 올 수 있으..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성녀와 성녀 12024-02-24 19:06:38천천히 의식이 떠올라 눈꺼풀을 뜬다. 시야에 펼쳐진 화려한 천장에 익숙해진 것도 최근의 일이다. "하암 ......"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몸을 일으킨 나는 침대 옆에 놓여 있는 작은 종을 울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티아나 님." "좋은 아침, 마리엘." 곧이어 나의 시녀인 마리엘과 메이드들이 방으로 들어와서 준비를 해준다. 예전에는 마리엘에게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했었지만, 리비스 제국의 황비가 된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혼나고 말았다. "티아나 님은 오늘도 정말 아름다우세요. 폐하께서도 분명 반하실 거예요." "그래? 고마워." 무능한 텅 빈 성녀 티아나 에버렛으로서 팔론 왕국에서 학대받던 시절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요즘은 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펠릭스가 직접 ..
- [ 연애(판타지)/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제5장 에필로그 후편 너는 누구냐(3)2024-02-12 21:10:26"아, 아니 ...... 이 고기를 먹고 나서 프라무르를 먹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서 ...... 나도 신맛은 잘 못 먹거든." "어머, 아버님은 신맛을 잘 못 드시는군요." "그래, 네 어머니는 프라무르를 자주 먹었었지." "네, 정말요. 이 신맛은 좋아하지 않으면 정말 먹지 못하겠어요. 음~!" 셀레디아에게서 '셀레나는 신맛을 좋아하고 프라무르를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셀레나는 '신맛을 싫어하지만 건강에 좋아서 잘 먹는다'는 이야기였다. 먹다 보니 좋아졌나? 아니면 딸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말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셀레디아가 기억을 잘못한 것일까 ...... 그래, 맞다. 그럴 것이다. 아마 그녀는 프라무르를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았..
- [ 연애(판타지)/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제5장 에필로그 후편 너는 누구냐(2)2024-02-12 21:10:05셀레디아는 그저 이쪽을 향해 웃으며 미소만 지을 뿐 조용하다. (역시 여기선 아버지인 내가 화제를 제공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셀레디아. 학교는 어떻지? 뭔가 즐거운 것이라도 있었고?" 클라우드가 무난한 질문을 던지자, 셀레디아는 조금 기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마 전, 시에스티나 님께서 승마 체험에 초대해 주셔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시에스티나 님의 뒤에 타게 되었답니다." 기뻐하는 셀레디아의 말에 클라우드는 조금 켕기는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셀레디아, 그리고 세실리아가 참가한다고 해서 호위병과 말을 준비하라고 명령한 것은 클라우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렉트에게 세실리아를 호위하라고 명령하고, 돌아와서 원정이 어땠는지 보고하게 하기도 했..
- [ 연애(판타지)/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제5장 에필로그 후편 너는 누구냐(1)2024-02-12 21:09:08루틀버그 백작령으로 요양하러 간 세실리아를 배웅한 후, 레긴버스 백작 클라우드는 쓸쓸한 표정으로 마차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아,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왜 이렇게 헤어지기 힘든 걸까 ......) 클라우드의 머릿속에서 세실리아의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봄 무도회에 한 번, 그리고 여름 무도회와 왕립학교 편입 면접 등 아주 조금밖에 만날 기회가 없었던 소녀가 클라우드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이성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은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그녀에게 집착하는 것이 직장 내 일부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루틀버그 백작 휴즈의 지적을 통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지금의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 나이 많은 남자..
- [ 연애(판타지)/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제5장 에필로그 전편 단 2주 간의 히로인(2)2024-02-12 20:12:51안네마리는 그날의 광경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지만, 맥스웰이 혀를 차며 말했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야기가 또 빗나갔네." "어머, 이런. 하지만 그건 우리가 논의해야 할 핵심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성녀만 찾으면 이야기가 단번에 진전될 텐데...." "뭔가 명확한 방법을 찾으면 좋겠는데..." "다음에 성녀가 대대적으로 활약하는 시기는 10월 말이에요" "...... 학교 무도회인가." "네, 꿈에서는 이때 마왕에게 조종당한 소년, 부크 키셸이 다시 나타나서 전투가 벌어지게 되지만......" "마왕을 봉인했던 검이 반으로 부러져서, 검신의 위쪽 절반은 왕성에 보관하고 있지. 꿈이 아니었던 이 상태가 지금의 마왕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목표는 여기다." "학..
- [ 연애(판타지)/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제5장 에필로그 전편 단 2주 간의 히로인(1)2024-02-12 20:12:289월 27일. 세실리아 맥머든이 휴양을 위해 왕도를 떠날 무렵, 왕성의 크리스토퍼의 방에 평소처럼 세 사람이 모여 있었다. "설마 하던 초고속 퇴장이었다니..." "아니, 정말 그녀는 뭐였던 걸까요 ......?" 크리스토퍼는 아련한 눈을 하였고, 안네마리는 뺨에 손을 얹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대화할 기회도 거의 없었으니까." 특히나 대화할 기회가 적었던 맥스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마실 뿐이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인물은 물론 편입한 지 2주밖에 안 된, 정말 뭐 하러 왔냐고 묻고 싶을 정도로 짧은 기간의 동급생. 바로 세실리아 맥머든에 대한 이야기다. "이름, 능력, 성격, 외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일류 미소녀. 그녀가 성녀였다면 이야기가 빨랐겠지만, 설마 '마력 중독'으로 학..
- [ 연애(판타지)/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제39화 안녕 멜로디(2)2024-02-12 19:26:33"그러고 보니 볼일 좀 보러 온 거지?" "아, 멜로디. 아, 멜로디. 차 한 잔 더 주세요." "아, 네 ...... 어............" 오늘 캐롤은 어떤 목적을 갖고 루시아나를 찾았다. 그녀가 캐롤이 알고 싶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목적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태였고, 캐롤 자신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선을 돌렸을 때--. 캐롤에게 복음과도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손수레에 실린 찻잔에 윤기 나는 검은 머리의 하녀가 찻주전자에서 홍차를 따르고 있는 장면이었다. 말하자면 단지 그것뿐. 하지만 캐롤은 그 풍경에 매료되었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