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49화 에고 서치 타임
    2024년 06월 25일 09시 56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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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오의 협조도 있어서 무모한 밤샘을 하지 않고, 다음 날 아침에는 숙면을 취한 후 학교에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반 친구들의 방과 후 아르바이트라고 속이고서 돌아온 나는, 일상적인 루틴으로 매니저의 연락을 살펴보며 에고서치를 하였다.

     쿠로네코 씨나 합방 해시태그로 검색을 하면, 점심 무렵에 썸네일을 첨부하여 공지한 합방 트윗의 반응이 속속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때의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중에 합방 때의 소재가 될 수도 있으니 잘 살펴보자.



    [아키라 군의 합방 감사!!! 낯가림이 심한 아키라 군을 볼 수 있어서 기대중~w]

    [시아짱과 쿠로네코는 의외로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아서 기다리던 합방이다!!! 일단 쿠로네코의 신선한 비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거 마시로짱이 보호자 노릇하다 과로사하는 미랭입니다. 유치원생 3명의 상대 수고연]

    [100엔 당첨됩니다 프로필 보고 만날 사람 모집 #쿠로네코 씨 #빈유]



     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네. 그건 그렇고 마지막 스팸은 왜 해시태그로 그걸 선택했어? 차단한다??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에 만족감을 느끼며, 다음에는 공지 트윗에 달린 인용 트윗을 살펴본다.



    [쿠로네코와 합방이라니 괜찮아? 소화기 준비해 놨어? 119 대기할래?]

    [쿠로네코가 후배와 합방도 하는구나]

    [드디어 4기생도 쿠로네코의 희생자 명단에 합류했구나. 제발 논란만은 피해 줘]

    [남자가 혼자ㅋㅋㅋ]

    [논란만 일으키는 버튜버를 아직도 해고하지 않는 운영진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더군다나 이제 막 데뷔한 후배와 엮을 생각을 하고 있다니 무슨 생각인가? 만약에 이 일로 인해 후배한테 논란이 일어난다면 누가 책임질 건데?]



     그러자 지금까지의 기대에 찬 반응과는 달리, 인용 트윗에는 쿠로네코의 합방에 불안감을 가진 시청자이 많이 보였다.

     트윗에 달린 답글의 역할을 하는 리플과는 달리, 인용 트윗은 일부러 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데다 독백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직설적인 트윗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는 논란을 일으켜 확산시키려는 안티들도 숨어 있어 상당한 마경이지만 ......, 뭐 최근의 쿠로네코의 동향을 보면 불안해하는 4기생 팬들이 많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이야기다.

     그들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마이 페이스로 즐겁게 최애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바다에서 대괴수가 나타나서 그 커다란 발로 자기네 동네를 활보하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이름은 '쿠로네콘', 울음소리는 '네콘~'일까.

     대괴수 쿠로네콘은 마을을 파괴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걷기로 하자.



     일단 마시멜로도 한번 살펴보자.

     이번 합방에서는 마시멜로를 읽지 않을 생각이지만, 쿠로네코 씨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마시멜로에게 직접 소감을 보내주는 성실한 팬들도 많다. 고마운 일이다.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역시나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백 단위로 늘어나 있었다.

     일단 맨 위에 있는 마시멜로를 살펴본다.



    [쿠로네코에게

     부디 논란이 없도록]



     너는 엄마냐.



    [쿠로네코에게

     요즘 세상은 각박하니 성희롱은 적당히]



     안 할 건데.



    [후배에게 잘난 척하다가 자폭하지 말기를]



     읏, 오늘의 계율 코너.



    [마시로짱의 ASMR 추천. 멤버 한정에 좀 야한 게 있으니 멤버에 들어와]



     후배의 야한 ASMR을 추천하는 우리 시청자는 뭐야? 일단 가입하겠지만.



    [안녕하세요, 아키라 군의 시청자입니다.

     제 최애를 잘 부탁드립니다 w]



     아, 합방할 때 실례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시청자다.

     그건 꽤 미스터리한 문화인데, 딱히 피해가 있는 건 아니니까 뭐라 말할 수 없다. 뭐 받는 쪽은 당황스럽긴 하지만.



    [시아짱의 성감대는 왼쪽 귀 ※심야의 음주 잡담에서]



     무슨 정보??



    [4기생과 콜라보하지 마]



     합니다.



     라는 식으로, 쿠로네코가 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언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의문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도 있고, 일부는 합방 거부(터렛질)라고나 할까, 최애가 누군가와 얽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키라 군은 낯가림이 심해서 여자가 어렵다느니, 시아짱은 사람을 싫어해서 합방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느니, 야한 썰을 좋아하는 쿠로네코는 마시로 양을 더럽히지 말아라 등등.

     마지막은 좀 다른가? 아니, 애초에 나는 딱히 야한 썰을 좋아하지 않는데!?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합방을 거부하거나 그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청취자가 일정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신규 청취자가 늘었다는 뜻이겠지.

     지금까지 1기생과 2기생의 시청자는 대부분 알테마 자체를 좋아하는 버튜버 팬이었지만, 최근에는 아이바 교스케나 가오, 아키라 군 등 남성 VTuber의 인기가 대단하여, 여성 시청자의 증가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녀들 대부분은 처음부터 VTuber 팬이었던 것은 아니고, 여성향 작품이나 성우, 아이돌 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VTuber계의 문화와 규칙에 익숙하지 않고, 다른 분야의 문화와 규칙을 그대로 가져오는 사람도 많다.

     뭐, 새로운 사람이 늘어나는 이상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나로서는 합방 거부 문제보다, 여성들에게 성희롱하지 말라는 주의 메시지가 더 눈에 띄어서 그쪽에 신경이 쓰인다.

     대체 내가 언제 여성 방송인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거지? 정말 실례잖아.



     일단 합방에 대한 반응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 주의해야 할 점 등의 방송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기억 한구석에 단단히 남겨둔다.



     그런 식으로 합방을 대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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