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마시로 씨를 말릴 줄 알았는데, 감탄하는 두 사람을 보고 그만 끼어들고 만다. 너희들이 동의하면 안 되잖아 그건.
"왜 4기생을 초대한 첫 합방에서 쿠로네코 퀴즈를 내는 거야!? 게다가 내 방식에서 내 퀴즈라니, 얼마나 자기 표현욕과 자기중심적 사고로 가득 찬 거야 나는!?"
합방이 끝날 즈음에는 시청자들의 쿠로네코에 대한 평가는 '후배를 자기 방식에 불러들여 자기 퀴즈를 내면서 충성심을 시험하는 자의식 과잉 나르시시스트 녀석'으로 떨어질 것이다.
"아뇨, 아뇨, 역시 후배는 선배를 치켜세우는 법 아니겠습니까~ 맡겨주세요~ 최고의 퀴즈를 생각해 낼 테니까요~"
"내가 답하는 쪽!? 그쪽이 문제 내는 거야!?"
이해력을 시험받게 되는 출제자 측의 시련인가 보다. 뭐, 문제 만드는 건 꽤 힘든 일이니까.
그보다, 그 기획 무슨 의미가 있어!?
아니, 하지만 1년 전의 썸네일 기억하기 퀴즈 같은 건 꽤 수요가 있었으니, 기획으로서는 별 문제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 해도 첫 합방으로 할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말이야!
역시 아사이 아키라 페어는 농담이었는지, 양껏 놀려대고 난 뒤에는 순순히 물러나 주었다.
반대로 지금까지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마시로 씨는, 마지막까지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여서 4기생의 브레이크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평가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 같았다.
이 녀석, 베아코처럼 최애를 눈앞에 두면 폭주하는 골치 아픈 타입이다.
베아코는 나 개인에게만 감정이 향하고 있기 때문에 알기 쉽지만, 마시로 씨는 아직 어디에 지뢰가 숨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뭐, 선배 퀴즈라는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후배이기에 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시청자들은 개인의 팬과 그룹의 팬이 확실히 나뉘어 있기 때문에 수요가 있을 것 같아."
쿠로네코 온리 퀴즈는 내 평판이 나빠질까 봐 단호히 거부하지만, 알테마 이해도 퀴즈라면 시청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선배가 문제를 내고 우리가 답을 맞히는 느낌인가요?"
"그럴 것 같네요."
문제를 생각하는 등의 여러 가지 준비가 힘들지만, 귀여운 후배들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역산해 합방 일정을 생각하던 아사이 씨가 무언가 깨달은 듯 입을 열었다.
"이왕이면 벌칙이 있는 걸로 하자. 어차피 아키라가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뭐? 방금 제안한 거 후회해도 늦지 않았다? 사무실에 올 때마다 야키소바 빵을 사 오게 할 테니까 진짜로."
"벌칙 겜 맥 빠져."
아무래도 퀴즈에 벌칙 게임 요소를 추가하자는 모양이다.
뭐, 이런 기획에서 벌칙게임은 단골 메뉴이고, 출제자인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니 그냥 내버려 두자.
이 두 사람은 경쟁심을 부추기는 쪽이 더 불타는 타입인 것 같으니까.
"나중에 둘러대면 귀찮으니 그 자리에서 가능한 걸로 하지 않을래? 가장 점수가 낮은 사람은 흑역사 공개 같은 걸로 어때?"
"흑역사~? 그건 상관없지만 근데 그런 건 적당한 걸 말하면 넘어갈 수 있지 않겠어? 피해도 개인에 따라 다르니까 공정하지 않다고."
"그럼 시청자에게 받은 창피한 대사를 최선을 다해 읽어주는 건 어때? 흑역사를 공개하는 게 아니라 새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마시로 그거 좋다. 자, 결정, 아키라의 전력 흑역사 보이스를 기다리겠습니다~"
"거 좋지. 질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네 흑역사를 녹음해서 일 년 동안 놀려줄 테니 각오해라."
그렇게 해서, 벌칙은 만장일치로 대사의 낭독으로 결정된 것 같다.
이건 목소리로 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마시코 씨한테는 벌칙이 아닌 것 같지만.......
뭐, 설마 거기까지 생각해서 넌지시 제안한 건 아니겠지?
이부키 마시로, 무서운 후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