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288화 천사에 상응하는 최강의 용(1)
    2024년 06월 18일 10시 51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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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가 기다리던 마파엘은, 계속 저주를 받아 짐승의 맹공에 계속 노출되어 있었다.



    "〈3의 저주・수천의 주금(呪禁)〉"



     노로이의 기운이 소년의 몸에 깃든다. 투명한 거인의 입에서 수천 개의 긴 혀가 뻗어 나온다. 내뱉어지는 것은 저주의 언어. 욕설, 비웃음, 질투, 협박, 암시, 음담패설. 자신을 더럽히고 상대를 저주하는 인간의 업보.



     지성 있는 짐승의 원한은, 위협적인 소리나 울부짖음, 포효로 토해낸다.



     내뱉어지는 원한의 외침은 저주의 소리. 닿은 대상의 오감을 빼앗고, 정신을 집요하게 흔들어댄다.



    "으읏!? ......!?"

    "ㅡㅡ!? ......!"



     정신이 혼미해진 용들은, 감각을 잃은 거대한 몸으로 마구잡이로 날뛰며 난동을 부린다.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모든 것이 그들의 세계에서 사라져 버렸다.



    [ㅡㅡㅡㅡ큭ㅡㅡ]



     천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추악하고 더러운 말의 주술에 침식되었다. 격의 의복 따위는 의미가 없다. 천사의 마력 따위는 무기도 되지 못한다.



     영문도 모른 채 광란에 휩싸여서 생각을 멈춘다.



    "...... 이제 받은 만큼은 거의 다 돌려주었구나."



     하나로 태어나고, 둘로 자라고, 셋으로 저주하고, 넷으로 이어받는다. 뒤로 갈수록 저주로서 더 강해지는 것이지만, 오스왈드가 받은 보복으로는 더 이상의 <자식>을 기대할 수 없다.



     <자식>을 낳기 위해서는 그만한 체력이 필요하다.



    "<2의 저주>로 끝낼까. 그래, 모처럼 나왔으니 더 많이 즐겨보자고."



     저주가 풀려서 기진맥진한 채로 일어선 용을 향해, 노로이는 다시 한번 눈을 맞춘다.



     자신이 준 불길과 마력은 두 배로 되돌아왔고, 마음도 지쳐버렸다. 거칠고 황폐해진 정신은 육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처는 회복되었어도. 힘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



     아직 맞서 싸울 수 있을까를 자문하는 것처럼, 용들은 노로이에게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었다.



    "슬슬 <송곳니>도 써볼까. 턱맛도 봐두라고."



     용의 심정과는 달리, 노로이는 전혀 송곳니를 거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노로이가 현계로 왔다는 것은, 아직 보상이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저주의 응징은 계속 진행 중이다.



    "앙? 누구야?"



     몇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거암.



     그 그림자를 발견하고서, 한탄을 섞어 <발톱>을 사용한다. 상처를 입어서 예리하게 갈려있던 처음과 달리, 저주를 거진 다 퍼부어서 날카로움이 무뎌진 발톱이다.



     하지만, 그래도 저주의 발톱이 단순한 바위보다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ㅡㅡㅡㅡ]



     보이지 않는 발톱의 연속. 여러 단으로 파헤쳐지는 바위는, 공중에서 잘게 부서졌다.



    "캬하하하하! 저주를 돌려서 무뎌진 쪽이 뭉툭해서 자르는 맛이 있네!"



     뛰어오른 노로이. 여덟 팔의 발톱으로 마파엘이 타고 있던 이암룡 죠르마의 갑옷을 갈가리 찢어 버린다.



    "캬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무자비한 처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뛰어오른 노로이의 환영에 의해 죠르마의 등 뒤의 바위는 순식간에 잘려나갔고, 파헤치는 것처럼 육체를 헤집어 나간다.



     재생 따위는 조금도 따라잡지 못한. 그 '짐승'에게 있어 지상의 생명체는 모두 똑같은 영양 공급원. 영양분으로 삼고, 먹이로 삼는 것뿐이다.



     결국 죠르마는 ............ 약간의 팔다리를 남기고서 고기 조각과 돌멩이로 변해버렸다. 약간의 잔해만 남기고 짐승에게 먹혀버렸다.



    "...... 틀렸네."



     없다. 용들이 야수에게 패배를 선언하는 동안, 노로이는 죠르마한테서 떠난 마파엘의 기척을 찾고 있었다.



     이마에 바위를 던지자마자 바로 죠르마에게서 이탈해 미끼로 삼은 모양이다.



     즉, 노로이가 처리하고 있던 것은 시체였다.



    "......하아? 건방진 짓을 하기는. 노로이 님이 실수를 해버렸잖아?"



     덫에 걸린 짐승만큼 부끄러운 것은 없다. 얼굴이 새빨개진 노로이는 곧바로 천사의 기척을 찾았다.



    "...........저기다."



     엔다르 신전으로 날아가는 작은 그림자를 포착했다.



     금빛 문양만으로 날아오르는 날개. 천사의 날개로만 떠다니는, 어찌 보면 보잘것없는 벌레.



     즐거움을 감출 수 없는 노로이는 크게 도약하여,



    "여어, 어디로 가려고?"

    [ㅡㅡㅡㅡ!?]



     즉시 마파엘의 바로 옆까지 뛰어올라, 저주를 피하려는 무책임한 녀석을 붙잡는다.



    "아직 이몸의 <송곳니>가 남아 있다고?"

    [<불운>]



     마파엘의 행운. 그것은 노로이가 진심으로 오스왈드의 육체를 매개체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는 노로이에게 운 따위는 무관계하여, 도망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노로이는 엄밀히 말하면 오스왈드이며, <불운>의 적용 범주였다.



    "ㅡㅡ쿨럭!"

    [<불운>]



     갑자기 피를 토하는 노로이에게, 마파엘은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연속으로 권능을 행사했다.



     전염병에 걸린 오스왈드의 몸은 저주의 기운에 휩싸였고, 그곳으로 벌레 떼가 달려들었다. 마파엘에게서 떨어져 나와 다른 방향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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