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0화 시끄러운 메이드 3인방과 마이카의 여정(2)
    2024년 06월 12일 09시 52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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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지고 기숙사에 돌아온 루시아나에게 멜로디는 방금 전의 일을 보고했다. 양손으로 뺨을 가리며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아무래도 사샤와 글로리아나는 멜로디를 애태울 만큼 애태우고서, 마지막 순간에 기세 좋게 주먹을 불끈 쥔 멜로디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빙그레 웃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두 사람은 주먹을 들지 않았다.



     곧이어 "그런 승부를 할 리가 없잖아. 다 같이 사이좋게 의상을 만들자."라는 사샤의 말에, 멜로디는 자신이 두 사람에게 놀림을 당했음을 깨달았다.



    "저 둘은 도대체 언제부터 짜고 있었던 걸까요. 저 혼자만 속다니 부끄러워요."



    "후후후, 마지막에는 제대로 사과를 했잖아? 사이가 좋네."



     멜로디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 네" 라고 대답했다. 그 표정은 왠지 모르게 기뻐 보였다.



    "그나저나 멜로디, 나 배고파 죽을 것 같은데."



    "아, 맞아요. 바로 준비할게요!"



     주방으로 가려고 루시아나에게 등을 돌리려던 멜로디는, 무언가 생각난 듯 "앗"하고 소리를 내며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냈다.



    "아가씨, 영지의 휴버트 님으로부터 편지가 왔어요. 여기요."



    "숙부님이? 아버님한테 보낸 게 아니라?"



    "두 분께 모두 보낸 것 같아요. 낮에 저택에 갔을 때 받았거든요."



     루시아나는 그 자리에서 편지를 열어 읽기 시작했다. 그리 긴 문장이 아니었는지, 금방 다 읽고 나서 멜로디에게로 향했다.



    "숙부님 일행은 이미 영지에서 출발한 것 같아. 11일 정오쯤에 도착할 예정이래."



    "11일이라니, 이번 휴일이네요. 그럼 아가씨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일정을 맞춰 주었나 봐. 멜로디, 수구님에게 맛있는 점심을 부탁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한테도 맛있는 저녁을 부탁해."



    "아, 맞아요. 바로 준비할게요!"



     멜로디는 당황한 표정으로 조리실로 향했다.











    ◆◆◆



     한편 그 무렵, 휴버트와 함께 루틀버그령을 출발한 마이카는 길가의 여관에 묵고 있었다. 여행의 동료는 예상대로 대관 휴버트, 호위병 다이랄, 수습 하인 슈, 그리고 렉트와 류크였다.



     남자 다섯 명과 여자 한 명, 총 여섯 명의 여행. 당연히 여관에서 마이카는 혼자 방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현재 방에서 혼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면....



    "후우......"



     ㅡㅡ욕조에 들어가 있었다.



     여관에 설치된 것이 아닌, 류크의 마법에 의존한 자체 욕조다. 루틀버그 가문의 예산으로 목욕탕이 있는 여관에 묵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다.



    "하아, 멜로디 선배에게 닿지 않을 뿐이지, 류크도 충분히 치트네."



     영지에서 가져온 커다란 통에 류크가 마법으로 만든 뜨거운 물을 넣고, 역시 류크의 마법으로 습기가 쌓이지 않도록 하고, 마찬가지로 류크의 마법으로 통에서 물이 흘러도 가구나 침대가 젖지 않도록 코팅을 해 주는 안심 안전 사양이다.



    "멜로디 선배의 오두막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목욕을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정말 달라. 미안하지만 이건 여행하는 동안 매일매일 해줘야 할 것 같아."



     아마도 정말 미안한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막내다운 느낌의 미소다.



    (후후후, 말없고 무표정해 보여도 류크는 제법 부탁을 잘 들어주고 다정하단 말이지. 만약 오빠였다면 분명 불평부터 시작했을걸)



     그 순간, 마이카의 가슴에 있는 '마법사의 알'이 부르르 떨리더니 수면 위에 미세한 파문이 생겨났다.



    "...... 지금, 뭐에 동조한 거야?"



     마이카는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사슬을 집어 들고 눈앞에 있는 알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근데 이거 언제쯤 부화하는 거야? 멜로디 선배는 한 달 정도라고 하지 않았나? 아직도 내 파트너는 태어나지 않았는데, 괜찮으려나?"



     정확하게는 부화 시기를 물었을 때 '다음 달 이후'라고 했으며, 8월에 물었으니 부화 시기는 9월 이후가 될 거라고 멜로디에게 들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벌써 10월이 되었다.



    "...... 역시 그 마왕 같은 늑대가 알에 들어갔기 때문? 멜로디 선배에게 물어볼까?"



     루틀버그령에서 만난, 게임에는 존재하지 않는 수수께끼의 늑대 괴물. 멜로디의 마법으로 정화되어 털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했지만, 무슨 일인지 그 녀석은 마이카의 『마법사의 알』에 빨려 들어가 버렸다.



     그 이후 딱히 이상한 점도 보이지 않아서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지만, 알의 부화가 늦어지고 있다면 그것 말고는 다른 원인을 생각할 수 없다.



    (나도 마법을 쓸 수 있게 되고 싶으니, 알이 부화했으면 좋겠는데)



     류크에게 부탁한 목욕 준비를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이세계로 전생한 마이카는 역시 마법에 대한 동경을 버릴 수 없었다.



    "그래, 왕도에 돌아가면 멜로디 선배에게 물어보자."



     생각이 정리되어 고개를 끄덕인 마이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욕을 마쳤다.



     마이카 일행이 왕도에 도착하기까지, 이제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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