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2부 388화 최강 아빠 배틀(웃음)(2)
    2023년 12월 14일 00시 18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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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고 있던 검과 함께 손목부터 끝까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공포와 충격에,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무사했던 쪽의 손으로 피가 뿜어져 나오는 손목을 잡고 당황해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았지만, 누가 달려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여주인을 보호하듯 서 있는 침입자의 검은 형체가 태도를 들고 있다.



    "유감이지만, 동료들은 모두 처리해 버려서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



    "뭐!? 뭐야 너희들은!? 누구야!"



    "그건 이쪽이 할 말인데..."



     경찰의 장비인 호루라기를 울리고서, 경찰 장비인 신호탄과 조명탄을 쏘아 올린다. 둘 다 훔친 게 아냐. 불량한 경찰이 횡령했던 것을 돈 주고 샀을 뿐이야. 아니, 오히려 더 나쁜 놈들인가. 흩날리는 눈에 반사되어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눈부신 빛에 드러난 남자의 얼굴은, 낯선 귀족 청년의 것이었다.



     그래서, 이쯤에서 스포일러. 안녕, 카가치히코 선생님과 함께 여주인을 미행하던 호크 골드입니다. 뭘 하고 있냐고? 보시다시피, 츠지기리 사냥이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빠한테 말하면 너희들 같은 놈들은 다 죽을 거다!"



    "와우, 나 같은 대사를 내뱉다니. 어느 아빠가 더 강한지 최강 아빠 배틀을 해 볼래?"



    "호, 호크 골드!? 왜 여기에!? 아니, 왜 네가 날 방해하는 거야!?"



    "아, 나에 대해 알고 있구나. 그럼 당연히 우리 아빠에 대해서도 알고 있겠지?"



    "네, 네 아버지!? 크윽!"



    "틈이 있다"



     조명탄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귀족 청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래, 이해가 안 되겠지. 왜 경찰도 아닌 내가 여기서 떠들어 대고 있는 걸까. 설명하기 전에 알아챘다면 오히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범인의 의식이 내게로 향하는 사이 카가치히코 선생님이 남자의 목에 손날을 날려 기절시킨 후 능숙하게 밧줄로 묶는다. 이대로 절단된 손목의 대량 출혈을 방치하면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죽을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마법으로 상처를 막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상에는 죽는 게 나은 놈들도 많지만, 그건 뭐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자. 완전히 초면인 이 녀석에게는 딱히 원한도 없고.



    "괜찮스므니까, 여주인?"



    "네, 선생님이 지켜주신 덕분에요."



    "합의하에 한 일이긴 하지만, 무섭게 했으니 미안하므니다."



    "괜찮아요. 이제부터 츠지기리에 겁먹지 않고 안심하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죠. 게다가 진지한 카가치히코 선생님의 모습, 반할 정도로 멋있던걸요."



     두 분. 좋은 분위기에 미안하지만, 이제 곧 경적과 신호탄을 알아차린 경찰이 달려올 테니 빨리 퇴장하자고요.



    ㅡㅡ



     장소를 바꿔서 작은 식당 시라유키의 가게 안. 몸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등유가 아닌 마력으로 타오르는 마도구 스토브가 불을 지피는 따뜻한 가게 안으로 피신한 우리는, 여주인이 끓여준 따뜻한 다시마 차를 마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갑게 식은 몸에 따뜻한 다시마차가 잘 스며든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므니다."



    "아니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런 흉악범이 돌아다니면 안심하고 혼자서 길을 다닐 수 없잖아요. 경찰이 손놓고 있는 악당을 빨리 퇴치해 주신다면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에요."



     눈앞에서 카가치히코 선생님의 쁘띠 악당 해체 쇼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는 걸 보면, 이 여자도 꽤나 담력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손목이 날아간 정도로는 비명도 지르지 않을 정도의 인생 경험은 해봤다는 뜻인가. 남의 과거를 너무 캐묻는 것도 그러니 깊이 파고들지는 않겠지만, 벌레도 못 죽일 것 같은 청초한 미인으로 보일지라도 사람에게는 역사가 있다는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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