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부 사랑스러운 옛 모습을 쫓아서 2 (2)
    2023년 09월 20일 23시 33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리비스 제국에 온 지 5일이 지났다. 그 이후에도 나는 과분한 대접을 받고 있고, 그 덕분에 이제는 편안히 지내고 있다.



     펠릭스와의 관계도 변함없어서, 얼굴만 마주치면 별것 아닌 이야기만 한다. 나도 며칠 동안은 몸 둘 바를 몰랐지만, 이제는 평범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



     펠릭스, 루피노와 함께 붉은 동굴에 가는 것은 2주 후로 예정되었다. 나는 시간을 쪼개어 제국의 '저주'에 대해 배우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건 그렇고, 바쁜 두 사람의 비어있는 날이 한정되어 있어서 엄청난 스케줄이 되어버렸어).



     그 결과 무도회, 동굴 조사,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있는 끔찍한 일정이 되어 버렸다.



     나는 연약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겠다.



    "티아나 님, 완벽해요!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을 정도네요."

    "그거 다행이네, 고마워."



     오늘도 아침부터 제국의 예절 수업을 받았지만, 아무 문제 없이 무사히 마쳐서 안심이다.



    "티아나 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분명 전국의 사람들이 티아나 님의 모습에 감탄할 거예요."

    "고마워. 조금 긴장되지만, 열심히 해야지."



     역시 '차기 황후'로 여겨지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긴장하게 된다. 이 자리를 노리는 아가씨들이 많을 것이니, 뒷담의 대상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수업용 홀을 나와서 마리엘과 함께 정원을 지나, 기분 전환을 위해 먼 길을 돌아서 자기 방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어쨌든 서둘러서 가져와! 물약의 재고도 최대한 많이 가져오고!"

    "인력이 부족해! 물도 좀 가져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발걸음을 멈췄다. 왕성 안에 있는 기사단 본부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불안해하고 있자, 피투성이가 된 기사를 안고 있는 한 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서, 성녀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그는 왕국에서 제국으로 가는 길에 동행했던 기사 중 한 명이었다. 그가 '성녀'라고 외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부탁한다는 눈빛을 보낸다.



     주위를 둘러보니, 큰 부상을 입은 기사들이 하나둘씩 실려오고 있었다.



    (불안과 문제는 있지만, 고민할 여유가 없어)



     내 마력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들통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내 신변보호를 위해 망설이다가 누군가가 목숨을 잃는다면, 나는 평생 후회할 것이다.



    (더 이상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은걸)



     지금까지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면, 그 감정은 더욱 강해진다. 어쨌든 지금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나중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는 서둘러 달려가서 상처가 심한 사람들부터 차례로 치유 마법을 걸었다. 도시에 고랭크의 마물이 나타나서 긴급하게 토벌에 나섰다고 한다.



    (도시에도 몬스터가 나오다니...... 저주의 영향일까?)



     준비도 미흡했기에 이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많은 생명을 잃은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



    "......!"



    (정말 느려...... 마력이 줄어드는 속도도 너무 빠르고)



     너무 느린 치유 속도에 짜증과 초조함이 더해진다. 아직 부상자가 있고, 물약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처도 있다.



    (마력이 부족해......!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곧 마력이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역시 조금 늘려보았자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방법이 없을까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문득 떠올랐다.



    (그래! 로드!)



    "조금만 기다려! 금방 돌아올 테니까!"

    "티아나 님!?"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나(엘세)는 로드에 마력을 모아 두었어! 그게 있으면 혹시........)



     지금의 내가 그 막대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바로 일어서서 곧바로 펠릭스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