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50 화 악역영애는 오리무중
    2020년 12월 30일 14시 10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52/





     "그러고 보니, 어젯밤의 드레스는 정말 멋진 것이었던데, 어디서 사들인 건가요?"


     "그건 메이드인 멜로디가 절 위해 정성을 들여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만들어낸 거예요."


     "처음부터 열까지 다시 만들다니요?"


     "원래 있던 오래된 두 드레스를 완전히 분해해서, 전부 깨끗하게 씻기는 것부터 시작해줬어요. 그것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드레스로 짜내줬답니다."


     "그, 그거, 대단하네요."


     안네마리는 멜로디를 흘끗 보았다.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벽가에 서 있다.


     "네, 그래요! 멜로디는 대단해요. 원래 저희 가문에 있던 메이드가 몸을 다쳐서 그만두고 말았는데, 멜로디가 와줘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차도 맛있고요."


     "그렇네요. 분명 이 차는 맛있네요. 어디의 물건인가요? 마셔본 적이 없네요."


     "음, 분명 베르슈이트였네요."


     안네마리는 무심코 홍차를 내뿜을 뻔했다.

     베르슈이트. 그것은, 하급귀족들도 구입을 주저하는 최저품질의 홍차 이름인 것이다.


     "부끄럽지만, 저희 가문엔 돈이 없기 때문에 이 차를 마시고 있어요. 멜로디 덕분에 홍차가 맛있는 음료라고 처음 알게 되었네요."


     "이것이 베르슈이트.....고급품들의 위상이 흔들릴 정도로 맛이 좋네요."


     "왕도의 저택도, 제가 왔을 땐 유령저택같은 상태였지만 멜로디가 노력해준 덕분에 지금은 손님을 초대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깔끔해졌다고요."


     루시아나는 기쁜 듯, 그리고 자랑스러운 듯 웃었다. 멜로디를 매우 마음에 들어하는 모양이다.


     이야기를 들어본 바로는, 루시아나의 운명이 시나리오와 크게 엇갈린 원인은 멜로디의 존재에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시나리오에 반해서 나타난 사람이 멜로디다.

     마치 게임의 시나리오를 알고 있어서, 루시아나를 돕기 위해 나타난 듯한 소녀, 멜로디.


     하지만, 자신의 감을 믿는다면 그녀는 게임의 존재를 모르는 일반인.....하지만, 조금 전 느꼈던 데자뷰는 도대체.....그녀는 누구일까?


     해답이 나오지 않는 와중에, 안네마리는 또 하나의 커다란 이레귤러를 떠올렸다.


     "루시아나 씨, 당신은 습격자의 검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처하나 없네요. 아니, 그것 뿐만 아니라 검을 맞고 그 충격으로 날아가버렸는데도 찰과상 하나 없었어요. 그 이유로 짐작되는 건 없나요?"


     "그, 그건....."


     그 때, 루시아나는 처음으로 당황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숨기는 냄새가 풀풀 난다.


     "......뭔가 알고 있네요. 괜찮으면 이야기해주시지 않겠나요? 전, 정말 흥미가 있는데요."


     미소의 뒷쪽에서, 안네마리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루시아나는 당분간 머뭇거린 후에, 뜻을 굳힌 듯한 표정으로 안네마리를 보았다.


     "안네마리님.....부디 이 일은 저와 안네마리님만의 비밀로 해주세요."


     그 진지한 표정에, 안네마리도 무심코 압도된다. 그리고, 천천히 동의했다.


     ".....실은, 어젯밤 제가 입었던 드레스에는, 멜로디가 방어마법을 걸어줬었어요."


     "방어마법.....?"


     "예. 무도회장이 산산조각이 날 폭발에 휘말려도 상처 하나 없을, 방어의 마법이에요. 그녀가 드레스에 마법을 걸어줬기 때문에, 전 죽지 않고 끝난 거지요."


     ......농담으로 말하는 걸까? 안네마리가 처음에 생각한 것은 그런 말이었다.


     아니, 거짓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 실제로 루시아나는 마왕의 검을 받았음에도, 상처없이 살아있으니까.


     "루시아나 씨, 괜찮으시다면 그 드레스를 보여주시지 않겠나요?"


     "네, 물론이에요."


     루시아나는 멜로디를 불러서, 드레스를 갖고 오게 하였다. 옷걸이에 걸려있던 드레스가 안네마리의 앞에 걸려졌다. 그녀는 당분간 드레스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에 마력을 모았다.


     ".....마력의 흐름을 꿰뚫어보아라 [아나라이즈비전] "


     시각의 초점에 마력을 집중시켜서 마법의 흔적과 구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안네마리의 오리지널 마법이다. 높은 집중력과 상당한 마력을 필요해서, 실전에는 맞지 않는다.

     물질에 마법을 부여하면 혈액의 루미놀 반응처럼 마력의 혈흔이 남기 쉽다. 의도적으로 숨기려 해도 완전히 소거하는 일은 어렵고, 강력한 마법일 수록 마력을 많이 쓰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운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어떤 마법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루시아나의 드레스에 성녀의 '성은결계' 같은 커다란 방어마법이 걸렸다는 일 같은 건, 안네마리로서는 믿을 수 없었다.


     만일을 위해, 안네마리의 시선이 멜로디에게 향했다. [아나라이즈비전] 에서는, 멜로디에게서 나오는 마력을 확인하지 못했다. 마법사는 항상 약간이지만 마력의 기척을 띄우고 있지만, 그걸 확인할 수 없는 멜로디는 다시 말해.....마법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설명하도록 하지. 평소의 멜로디는 필요없는 마력을 자기 안에 완전히 눌러담고 있어서, 설령 마왕이라 해도 간단히 탐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전 멜로디의 대사를 떠올려보자.



     [이렇게까지 파손이 심하면 실부터 다시 짜는 편이 좋겠네요. 방어마법도 대부분 부숴졌으니까요. 일단 이대로는 다시 짜는 데에 방해가 되니, 마법은 전부 해제할게요]


     멜로디의 마법제어능력을 구사한다면, 해제와 동시에 드레스에서 모든 마력을 소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쓸데없는 마법은 실을 자아낼 때 방해되기 때문에, 이미 대처가 끝난 상태였다.


     안네마리가 십 분, 아니 오 분만 빨리 방문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아나라이즈비전] 을 해제한 안네마리는, 마력을 소모하며 피곤해진 것도 있어서 크게 한숨을 쉬었다.


     "보여줘서 감사해요."


     "송구스럽네요."


     멜로디가 드레스를 치우기 시작하자, 루시아나는 쭈뼛거리는 모습으로 말을 걸었다.


     "저, 저기, 멜로디. 나, 안네마리님께 멜로디의 마법을 말했어."


     "마법? .....설마, 드레스의 마법 말씀인가요!?"


     드레스를 치우던 멜로디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고개를 숙였다. 정말 부끄러운 모양이다.


     "어머, 왜 그런가요?"


     "아니요, 그런 아무 도움도 안되는 마법을 안네마리님께 알려드리다니, 그.....아직 미숙한 몸으로선 정말 부끄러운 따름입니다."


     ㅡㅡ안네마리는 눈치챘다. 도움이 안되는 마법. 그건 다시 말해.... '암시' 다.


     아마 멜로디는 드레스에 '방어마법' 이라는 이름의 암시를 걸었던 것이다. 순진한 루시아나는 그걸 진짜라고 믿고, 거기에 멜로디가 상당히 오버하여 전했던 걸로 보면, 엄청난 마법이 걸려있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 믿고 말아서 이렇게나 당황하는 것이다.


     이 무슨 일인가.....알고 보면 정말 헛수고에 불과한 이야기다.


     루시아나의 상처가 없는 이유는 지금도 불명이지만, 적어도 멜로디는 관계없는 모양이다.

     그럼 도대체 왜?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간 기분이 되자, 안네마리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고 해서 고개를 숙이기만 하면 아무 것도 안 바뀐다. 기분전환이 필요하다고 안네마리가 마음을 다잡았을 때, 그녀는 중요한 일을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