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38 화 아마도 종결.
    2020년 12월 28일 21시 07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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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40/





     흑검에서 어둠이 걷혀지고, 백은의 도신이 드러났다.


     그 광경을 뷰크는 놀란 기색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크리스토퍼도 마찬가지로 그 모습을 엿보았지만, 그는 검을 휘두른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마법으로 움직임이 막힌 것이 아니라, 그냥 이 다음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면 마왕은 저 검에 봉인되어 있었지. ........검, 베어버려도 되었던 걸까? 설마, 이걸로 봉인이 풀리는 일은.....'


     안네마리에게 시선을 보냈지만, 그녀도 또한 당황한 기색으로 뷰크를 바라볼 뿐.

     아마 게임에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인 듯하다.


     검이 파손되자 마왕이 너무나 허둥지둥하고 있어서, 크리스토퍼는 기회라고 생각해 저지르고 만 것이다. 이걸로 검에서 해방된 마왕이 부활이라도 한다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진지한 표정으로 뷰크를 바라보면서, 크리스토퍼는 내심 당황해하고 있다.

     그리고 사태는 움직인다. 뷰크의 검의 부러진 단면에서 엄청난 기세로 검은 안개가 분출되었다.


     "우왓!? 뭐야 이건!?"


     "마왕의 탁기야! 들이마시지 마!"


     서둘러 입을 막는 크리스토퍼. 뷰크에게 다가간 그의 시야가 한순간에 어둠에 휩싸였다. 사방팔방을 둘러봐도 어둠, 어둠, 어둠.

     검은 안개는 앗 하는 사이에 결계 안을 뒤덮고 만 모양이다.


     손을 뻗어보지만, 조금 전까지 그곳에 있었을 뷰크에게 닿지 않는다. 

     녀석은 어디에......?

     그리고 당황했던 건 결계 바깥에 있던 자들이다.


     "도대체 무슨.....젠장! 빨리 결계를 파괴해야 해! 너희들, 다시 한번 하자!"


     "예!!!"


     필두마법사 스벤은, 크리스토퍼의 명령대로 계속 결계를 파괴하려고 마법을 쓰고 있었다. 모두가 한 곳에 집중공격을 해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결계의 변화는 아직 안 보인다. 실제로도, 결계 안에서 뷰크 (마왕) 은 그들의 공격 따위 조금도 문제삼지 않았다.


     "다, 당신!?"


     "뭐지 저 안개는!? 루시아나아아아아아!"


     갑자기 결계 속이 어둠에 휩싸이자, 루틀버그 부부도 당황했다. 루시아나의 모습도 보이지 않게 되어서 더욱 불안이 치달았다.


     "루시아나! 루시아나!"


     "눈을 떠 주렴! 루시아나아아아아아!"


     두 명은 두 손으로 결계를 몇 번이나 쾅쾅 쳐댔다. 그게 쓸데없는 짓이라고 알고 있어도, 사랑하는 딸의 앞에서 아무 것도 안 할수는 없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결계를 때리고, 차고, 박치기를 하며 어떻게든, 어떻게든 이라며 기도하는 듯한 마음으로 결계에 부딪히고 있었다.


     "부탁이다! 부탁이니까, 우리 딸을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


     눈물을 흘리며 휘두른 아버지 휴즈의 혼신의 일격.

     자신의 팔의 일 따윈 무시하는 듯한 전력의 주먹이 결계를 쳤다.



     그리고, 그의 기도는 하늘에 닿았다.



     ㅡㅡ쩌억!


     "뭣!?"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휴즈의 팔이 결계를 관통한 것이다. 그곳을 기점으로 결계에 균열이 가고, 파손 구역이 넓혀져 갔다.


     자기 자신도  단순한 발버둥이라고 자각했던 휴즈는, 눈앞의 광경에 한때 멍하게 있었지만, 곧장 자아를 되찾고 결계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러자 결계에 생긴 구멍에서, 도망칠 길을 찾은 것처럼 그 검은 연기가 앞을 다투며 분출되었다. 구멍이 넓어지면서 튀어나오는 안개의 양도 점점 늘어났다.


     하지만 안개는 회장에 퍼지지 않고, 생물처럼 상공을 목표로 하였다. 마치 공중에 급류라도 생긴 것같은 광경이다. 검은 안개는 무도회장의 상층부에 있는 창문을 깨트리며, 전부 밖으로 흘러나가고 말았다.


     회장에 남아있던 자들은 잠시 동안 어안이 벙벙해 하였다.

     처음으로 정신을 차린 건 휴즈다.


     ".........앗! 루, 루시아나!"


     정신을 차리니 결계는 완전히 소멸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에는, 의식을 잃은 채 누워서 엎어져 있는 자신의 딸밖에 안 들어온다.


     "루시아나, 루시아나!"


     급히 끌어안고 일으켜며 부부가 말을 건다.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루시아나는 부모의 목소리에 움찔하며 반응했다. 그걸 본 부부는 불안을 떨쳐낸 것처럼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제야 주변 상황에 눈을 돌릴 여유가 생겨났다.


     결계 안에 있던 태자 일행은, 안개 속에서 있었던 탓인지 모두가 입가를 막고 콜록거리고 있었다. 클리스토퍼의 옆에는, 엎어져서 지면에 쓰러진 습격자 뷰크의 모습도 있었다.


     그 손에 쥐어져 있는 부서진 검은, 아름다운 은색의 도신으로 모습이 변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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