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32 화 맥스웰, 요정의 손을 이끌다
    2020년 12월 28일 11시 34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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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34/





     "기다리게 해서 죄송할 따름이에요."


     "아니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럼 가볼까요. 제 친구에게 당신을 소개해드리지요."


     "예."


     멜로디와 헤어진 루시아나는, 바로 휴식 구역으로 향했다.

     

     때마침 휴식 구역에는 맥스웰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댄스의 상대였던 천사님은 같이 있지 않네요?"


     "천사님.....? 아, 그녀라면......아, 저곳이에요."


     루시아나가 가리킨 끝에는, 멜로디와 렉트의 모습이 있었다. 레긴바스 백작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양이다.


     "애초에 그다지 오래 있지 않을 예정이었던 모양이에요. 이제 돌아간다고 하네요."


     "그거 아쉽군요. 한번 같이 댄스를 추고 싶었습니다만."


     "어머, 옆에 제가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파트너의 앞에서 당당히 그런 대사를 말하다니 무슨 짓인가.

     더군다나 멜로디와 추고 싶다는 말을 잘도 내 앞에서 말하고 있어ㅡㅡ라고 루시아나가 약간 삐진 얼굴로 맥스웰을 바라보자, 그는 입가를 가리며 어깨를 떨고 있었다.

     

     '뭐, 뭐야? 왜 이 사람 웃고 있어? 어째서......아.'


     루시아나는 떠올랐다. 처음에 옆에 있던 파트너를 내버려두고 천사를 댄스에 초대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루시아나의 대사는 완전히 부메랑이 되었다. 무심코 얼굴이 새빨개졌다.


     "후후후, 미안해요. 약간 농담이 지나쳤네요. 뭐, 누구라도 그런 아름다운 분이 나타난다면 댄스를 추고 싶어지는 법이지요. 거기다, 오늘 밤의 당신은 무도회의 요정입니다. 눈앞에 있는 천사의 손을 잡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요."


     "......요정?"


     "오, 듣지 않았나요? 오늘 밤의 화제는 당신과 천사님이라구요. 조금 전의 댄스도 대단했습니다. 저도 춤추면서 무심코 정신을 빼앗기고 말아서, 몇 번인나 스탭을 틀릴 뻔했는지. 무도회장의 모두가 당신을 '요정희' 라고 부르며 극구 칭찬하고 있다구요."


     "옛!?"


     오늘 밤의 멜로디는 천사처럼 예쁘다고 생각하던 루시아나. 당연히 주변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 생각했지만, 설마 자신이 '요정희' 라고 불리게 될 줄은 몰랐다.


     "내일부터 큰일나겠네요. 모두가 학원에서 요정희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주시할 테니까요."


     루시아나의 미소가 경직되었다.


     '이상한 괴롭힘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겠어.....'


     루시아나는 고개를 숙였다.


     "이런 곳에서 고개를 숙이면 안됩니다, 레이디."


     조금 전보다 딱딱해진 어조가 옆의 남자에게서 날아들어서, 루시아나는 고개를 홱 들었다.

     맥스웰과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그는 모든 여성을 녹여버릴 것 같은 미소를 띄웠다.


     "괜찮아요, 루시아나 양. 그렇기 때문에, 제가 당신을 친구의 곁으로 안내할 거니까요."


     ".....친구의 안내와 지금 이야기에 무슨 관계가 있나요?"


     고개를 갸웃하는 루시아나의 앞에서, 맥스웰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루시아나에게서 진행방향으로 향한다.

     그의 시선 끝에 있는 인물은.....


     "당신은 오늘 밤 당신이 생각한 이상으로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학년이 같다면 제가 옆에서 지켜드리고 싶지만, 공교롭게도 전 1학년 위니까요. 그래서 모처럼이니 같은 학년 중에 제일 발언권이 높은 그들에게 지켜주게 하도록 하지요.....아마 그들도 당신과 만나고 싶은 모양이니까요."


     "어, 저, 저기.....그 분들이라니요....."


     루시아나는 문득 그의 친구인 2학년들을 소개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가 향한 곳에는.....


     "태, 태자님....."

     

     왕족을 위한 휴식 구역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루시아나는 이제야 눈치챘다.

     다시 루시아나의 얼굴이 굳어버렸다.


     '갑자기 태자님이라니 허들이 너무 높은데요!?'


     역시 하리센을 들고 오지 않은 건 정답이었다고 생각하는 루시아나였다.

     있었다면 당연히ㅡㅡ.

     루시아나는 고개를 실컷 흔들며 조금 전의 생각을 부정했다.


     '안되는 게 당연하잖아! 당연하다는 듯이 후작가의 후계자를 하리센으로 쓰러트리려 했던 거였어, 나!? 확실히 그걸로 때리면 마음이 시원해지긴 하지만!'


     하리센의 매력이란 이 얼마나 무서운가.

     루시아나는 그 맑은 타격음에 매료되어 있었다.


     "왜 그렇습니까?"


     "아니요!? 자, 가요!"


     "ㅡㅡ? 네, 그럼 가보도록 하지요."


     당황한 모습의 루시아나에게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맥스웰은 루시아나의 손을 이끌었다.

     태자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도중, 루시아나는 가슴의 변화를 눈치챘다.


     '아, 펜던트가....빛나고 있어.'


     멜로디가 남긴 마법 [아-틸센시티보] 였다.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흘끗 시선을 보낸다. 그곳에 있는 건.....누구일까?


     '일단 모르는 사람이야. 하지만, 저건 좀......?'


     키가 낮고 약간 살쪘다. 소위 두꺼비같은 생김새의 살찐 중년남성 귀족. 멜로디의 마법으로는 구체적으로 무슨 악의가 있는지까지는 모르지만, 역시 저건 루시아나로서도 상상할 수 있었다.....생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타입의 감정이다.


     확실히 말해 얼굴을 찡그리고 싶다. 하지만 루시아나는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만은 기억했으니까. 가까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어....아, 또야.'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자 펜던트는 빛을 잃었지만, 바로 다음 빛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시선 끝에 있는 것은.....이번엔 여자인 모양이다.

     빛나는 금발이 예쁜, 같은 나이대의 미소녀다.


     고개를 갸웃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든 억누르고, 루시아나는 미소를 관철했다.

     맥스웰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마음 속으로 감탄하면서 바라보았다.


     '꽤 감이 좋아. 자기에게 보내는 악의와 적의에 민감한 모양이네.'


     "조금 전의 남자는 재무국의 사이신 백작입니다."


     "ㅡㅡ네?"


     "재무국에서도 급사인 메이드에게 손을 대서 주의를 받았던 분입니다. 조심하세요."


     "......흐음, 메이드에게 손을 댔군요. 흐음~"


     루시아나는 역시 무슨 일이 있어도 하리센을 갖고 왔어야 했다고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여자는 란크도르 공작영애입니다. 당신에게 자리를 뺏겨서 화가 났다구요."


     "제가 자리를 뺏었다니요?"


     여기에 와서 이제야 감정에 맞는 표정을 보이는 루시아나. 눈을 휘둥그레 하며 맥스웰을 보았다.


     "아직도 자각이 없나요? 오늘 밤은 신입생 피로연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본래라면 오늘 밤 제일 주목받는 건 태자님과 빅티리움 후작영애 페어였지요. 이것 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주목받는 건 공작가의 여식인 그녀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오늘 밤 제일 주목을 모은 건, 당신과 의문의 천사님이었지요. 당연히 그 다음이 태자님 페어가0 되어서, 그녀는 세번째.....라기 보다 주목도가 거의 없는 상태네요."


     루시아나는 지금의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데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기색이 나빴다.


     "괜찮습니다, 그런 문제를 오늘 안에 해결하기 위해 그들에게로 향하는 거니, 안심하세요.


     "어머, 도대체 무슨 문제라는 걸까요, 맥스웰님?"


     태자의 약혼자후보 필두인, 안네마리빅티리움 후작영애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은 루시아나와 안네마리의 눈동자가 겹쳤다.

     루시아나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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