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5 화 가자 왕성으로 그리고 메이드는....2020년 12월 23일 08시 45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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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귀족' 으로 이름 높았던 루틀버그 가문은, 아무리 사교계 데뷔라고 해도 딸을 치장시킬 여유 따윈 없었다.
어떤 메이드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입학식이 끝난 루시아나 일행은, 모든 행사가 끝나자 그대로 귀가길에 올랐다.
루시아나에게 잊은 물건을 전달하러 학교에 왔던 멜로디도 그들의 마차에 동승하였다.
점심식사를 끝낸 루시아나와 마리안나는 곧바로 무도회의 의상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여성의 옷 고르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저녁 다섯 시에 맞이할 마차가 오기 때문에, 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나의 몸은 하나가 아닐지어니 [알테레-고] "
이때 만큼은 멜로디도 분신이 필요하다.
소녀의 준비에 '재빨리' 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루시아나와 마리안나는 제각가의 방에서 피부의 손질과 마사지 등을 받고 나서,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그게 끝나면 화장을 하고, 마지막으로 머리카락을 정돈해서ㅡㅡ.
"완성이에요!"
"......이 사람이, 나?"
거울에 비추어진 자신에 모습을, 루시아나는 멍하게 들여다봤다.
그것은 그야말로 '무도회 퀄리티' 라고 해도 틀림없을 완벽한 마무리였던 것이다.
거울 앞에서 빙글빙글 도는 루시아나. 흡사 숨에서 뛰노는 요정이라고 해야 할까.
"아가씨, 정말 예쁘세요."
"......고마워, 멜로디."
루시아나의 마음을 담은 감사의 말에, 멜로디는 따뜻하게 미소지을 뿐이었다.
나중에 들어온 백작부부는, 딸의 훌륭한 모습에 감탄의 목소리를 내었다.
두 사람도 멜로디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그것에 대해서도 그녀는 '송구스럽네요.' 라며 대답할 뿐이었다.
'좋아, 완벽해! 첫・무도회 버전 메이크업! 안주인님도 아가씨도 잘 마무리 되었어!'
"오늘 두 사람의 드레스는 처음 보는데? 그런 드레스도 갖고 있었나?"
"호호호, 신경쓰이나요? 휴즈."
"흐흐흐, 뭐라고 생각해요? 아버님."
루시아나와 마리안나는 심술궂은 눈동자를 휴즈에게로 향했다.
"......설마, 무도회를 위해.....드, 드레스를 새로 만든 건가?"
조금 전까지 부인과 딸의 아름다움에 들떠있던 휴즈였지만, 갑자기 안색이 핼쑥해졌다.
왕도에 부임해 왔기는 하지만 백작가의 재정은 아직 괜찮지 않은 것이다.
"안심하세요, 주인님. 이건 원래 있던 드레스예요."
"저, 정말인가? 아니, 하지만, 이런 예쁜 드레스를 본 기억은..."
"아니에요, 휴즈. 이건 말이지요....."
"멜로디가 두 드레스를 써서 새로 만들어낸 드레스예요. 대단하죠!"
그렇게 말하고는 루시아나와 마리안나가 휴즈의 앞에서 빙글 돌아보였다.
"다시 만들었다?"
"두 분의 드레스는, 원래 갖고 있던 두 드레스를 마법으로 다시 봉제해서 새롭게 한 벌의 드레스로 만들었어요."
"두 벌의 드레스를, 한 벌로?"
무도회에 나가는 루시아나와 마리안나는 멜로디에게 드레스의 상담을 하였다.
이것에 대해 멜로디가 내놓은 해답은, 새로운 드레스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이 드레스들이다.
"......멜로디에겐 놀라기만 하는구나."
"왜 그러시나요? 주인님."
"기분은 알겠어요, 휴즈."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에요, 아버님."
"ㅡㅡ?"
멜로디에게 있어, 집안 사람을 위해 드레스를 만드는 건 일의 범주이며, 이것도 단순한 드레스의 리메이크에 불과했다. 세 사람이 무엇에 놀라는지도 전혀 이래할 수 없었다.
"우리의 마차도 다섯 시 경에 오기로 되어있다. 루시아나를 마차로 배웅하고 나서 출발하겠다."
"예, 아버님."
◆◆◆
몸단장을 끝낸 세 사람은 식당에서 차를 마시면서 마차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건 그렇고, 루시아나의 에스코트를 해준다는 맥스는 어떤 분일까?"
"멜로디는 상냥하고 신사적인 미인 선배라고 말했는데요?"
"아무리 멜로디의 지인이라고 해도, 갑자기 생면부지의 남자에게 딸을 맡기는 건 걱정인데....."
"그런 대사는 에스코트 역을 준비하고 나서 말씀해주세요, 아버님."
"으, 으음....."
저택에 돌아오는 마차 안에서 에스코트의 이야기를 들은 백작부부는 경악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그 일을 깜빡하고 만 휴즈로서는 반론의 여지도 없는 것이다.
"아가씨, 차 더 드시겠나요?"
"마실게, 멜로디."
사실, 현재 시점에서 당혹감과 불안을 느끼는 건 휴즈 뿐이었다.
'멜로디에겐 미안하지만, 만일 성품이 고약한 남자라면 문답무용으로 차버리겠다.'
.....그런 짓을 해버리면, 백작가는 끝장이다.
"그러고 보니 멜로디, 우리들이 출발한 후에는 친구들의 파티에 출석한다고 했지?"
"예. 하지만 정말로 괜찮은가요? 저택에 사람이 없어지고 마는데요."
왕도에 오고 나서 이미 2개월. 그만한 시간이 있으면 메이드 일에 전념하는 멜로디라고 해도 친구 한 두 명 정도는 생기는 법이다. 얼마 전에 알게 된 친구에게서 파티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백작에게 요청하여서 출석의 허가를 받은 것이었다.
"상관없다. 오히려 조금은 놀도록 해. 들어보니 여기서 일한 후로 하루도 쉬지 않았다지? 너무 늦지만 않는다면 좋을대로 해도 괜찮다."
잡담이 끝났을 무렵, 문의 고리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섯 시가 되기에는 약간 빨랐지만 맥스가 온 모양이다.
네 사람은 바로 식당을 나와서 현관 홀로 걸어갔다.
그리고, 정면 현관에서 나타난 소년의 모습에 눈을 부릅뜨며 놀랐다.
루시아나와 마리안나는 소년의 아름다움에, 휴즈는 기억에 있는 소년의 풍채에.
"리, 리리, 릭렌토스 재상각하의!"
"3일 만이네요, 루틀버그 백작님. 오늘 여식의 에스코트를 맡도록 하겠습니다. 릭렌토스 후작가 장남, 맥스웰・릭렌토스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뭐어어어어어어!? 멜로디의 친구는, 후작의 아들!? 왜 그런 거물의 아들과 친구가 되어버린 거야, 우리 메이드는! ......이러면 하리센으로 때릴 수 없잖아!'
오늘 최대의 경악과 충격을 필사적으로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 견디면서 휴즈는 멜로디에게로 얼굴을 향했다.
멜로디는 평소대로 그냥 미소를 지으면서 문의 옆에 서 있었다.
맥스웰이 현관홀에 들어올 때, 멜로디 쪽을 흘끗 보았지만 그럼에도 반응을 드러내지 않았다.
'후작이라니, 재상이라니 뭐야!? 맥스는 그런 상위귀족이었어!? 가르쳐 줬어야지!'
지금의 멜로디는 완벽한 메이드를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드복 밑은 땀으로 흥건하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루시아나 양.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ㅡㅡ네? 아, 아아! 예! 잘 부탁드리겠슈! ........!?"
무심코 발음이 새어버린 것을 보고도 참아내는 맥스웰.....미소가 일그러져 있다.
이 중에서 누가 제일 놀랐느냐ㅡㅡ물론 에스코트를 받는 장본인, 루시아나였다.
무심코 실수해버려도 누구도 탓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얼굴이 새빨개져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하지만, 맥스웰은 맥스웰대로, 루틀버그 가문을 방문해서 놀라움을 숨기는데에 필사적이었다.
'도대체 어디가 '빈곤귀족' 이라는 거지? 이 저택, 어떻게 봐도 신축이지 않은가.'
작긴 해도 저택의 관리는 완벽해서, '빈곤귀족' 을 연상시키는 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기에 더해, 마중나온 루틀버그 가문의 구성원도 모두 빈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루시아나의 모습은 위에서 아래까지 조금의 틈도 없는 가련하고 청분한 아름다움이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소녀가 이 세상에 있을 줄이야."
"ㅡㅡ네? 방금 뭐라 말씀하셨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가볼까요, 당신의 무도회에."
정신차린 맥스웰은 오른손을 내밀었다.
루시아나는, 볼을 붉히면서도 미소를 띄우며 자신의 오른손을 겹쳤다.
"ㅡㅡ예, 잘 부탁드려요."
"그럼 백작님,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나중에 회장에서 뵙도록 하지요."
"......알겠습니다. 딸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맡겨주세요."
"가볼게요, 아버님, 어머님."
"그래, 잘 가렴. 나중에 봐."
"오늘은 너희들 데뷔탕트가 주역이다. 사교계의 꽃이 되도록 해라."
"예! 갔다 올게, 멜로디."
"안녕히 가세요, 아가씨."
루시아나의 손을 끌고 저택을 나가는 순간, 맥스웰은 멜로디에게 미소를 보내었지만 그녀는 미소를 띄운 채로 인사를 할 뿐이었다.
맥스웰은 약간 아쉬운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루시아나를 마차에 태우고 먼저 왕성으로 향했다.
조금 지나서 백작 부부의 마차도 도착했다.
"그럼, 갔다 오도록 하겠다, 멜로디. 문단속만은 제대로 부탁한다. 너도 즐기고 오도록."
"멜로디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밤길을 혼자 걸으면 위험하니까 신경쓰렴."
"배려 감사드려요, 주인님, 안주인님. 안녕히 가세요."
멜로디가 배웅하는 와중에, 백작 부부도 마찬가지로 왕성으로 향했다.
"자, 나도 바로 준비해야지."
집안 사람들이 저택을 나서자, 멜로디는 바로 식당을 정리하고, 저택 안의 문단속을 확인했다.
친구가 딱히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 모습인 채로 뒷문에서 마중나오길 기다렸다.
이윽고 뒷문에 한 대의 마차가 다가왔다. 2인 승의 작은 마차다.
마차는 뒷문에 선 멜로디의 앞까지 오자 조용하게 정차하고, 안에서 한 남자가 내려왔다.
"미안, 기다리게 했네."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감정이 담겨있지 않다. 중얼거리는 듯이 사죄의 말을 하는 남자에게 멜로디는 신경쓰는 기색없이 미소로 대답해주었다.
"아니요, 저도 방금 나온 참이라서요. 그럼, 가볼까요ㅡㅡ렉트 씨."
숏헤어의 붉은 머리, 졸려보이는 금색 눈동자를 가진 청년.
이전에 왕도로 갈 때 정기마차 정거장을 멜로디에게 가르쳐 줬던 청년이,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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