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1 결말
    2020년 12월 11일 12시 05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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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839dt/31/






     "대략, 해치웠구나."


     기사들이 마물을 모두 섬멸하자, 유리님은 주변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위압감에, 기절한 치에리 양을 제외한 모두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됐다, 여긴 왕궁이 아니니 무릎을 굽힐 필요는 없다. 고개를 들라."


     웃지는 않았지만, 유리님이 목소리는 기분 나빠하지 않아 보입니다.


     "저, 전하......"


     유리님의 말에 카르 군이 감동한 듯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얼굴이 빨갛네요......사랑인가요? 아, 그렇네요. 평소의 카르 군의 '나님' 같은 태도는, 유리님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었네요. 진짜와 유사품은 차이가 많이 나네요. 푸풉.


     "음, 메르시아 가문의 후계자와 그의 동생인가. 고생이 많았다."


     

     안디님과 카르 군을 보고 의젓하게 끄덕인 후, 유리님은 에릭마르소 선생과 기절한 치에리 양 (눈을 까뒤집고 실신, 약간 실금) 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다는 듯 그 앞을 지나가서 아직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샤론아가씨와 메이드인 제 앞에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둘 다 고개를 들어라."


     "......예."


     아가씨께서는 황공하다는 듯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지만, 전 제대로 알고 있다구요.


     낯을 가리고 외톨이 기질의 아가씨여서, 커다란 남자에게 긴장하고 있네요.


     "흠......"


     아가씨의 얼굴을 예리한 눈매로 바라보고는, 유리님이 훗 하고 웃는 듯이 숨을 쉬었습니다.


     "영애들의 소문은 정말 믿을 수가 없구나. 미셸 가문의 딸은 귀족의 위세를 빌린 수치스러운 자이며, 실가에서도 버림받을 정도의 열등생이라고 하는 이야기였었는데, 이번에 한 일은 피난한 자들에게서 들었다."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당연합니다. 우리 아가씨는 한다면 하는 애니까요.


     "분명......샤론이라고 했었지. 일어나라."


     "......예."


     아가씨는 꼭 잡고 있던 제 스커트에서 손을 떼면서, 정말 귀여운 애완동물처럼 일어섰습니다.


     "과연. 겉모습도 나쁘지 않아."


     "....."


     유리님이 아가씨의 턱에 손을 대고 위로 들어올리자, 아가씨 뿐만이 아닌, 안디님과 카르 군에게서도 숨을 삼킨 듯한 기색이 느껴졌습니다.


     ........나쁘지 않아, 아니요?


     세계에서 제일 귀여운 아가씨의 얼굴을 만지며 그런 허언을 내뱉다니......



     ".......넌 샤론의 시녀인가?"


     "그렇사옵니다."


     앗차, 무심코 노기가 흘러나와서 유리님에게 들키고 만 모양입니다.


     이건 안되겠네요. 저 괴물.......메이드장은, 기색 하나 바꾸지 않고 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어 보이기 때문에, 저도 메이드로서의 수행이 부족합니다.


     "이름을 대라."


     "플뢰레티라 하옵니다."


     "그런가. 넌 당찬 자로구나. 한순간이지만, 네가 순식간에 마물을 쓰러트리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다."


     "송구하옵니다."


     "됐다. 상당한 실력이었다. 유능한 자는 좋아한다. 그리고 외모까지 좋다면 더욱 그렇고. 네가 원한다면 나의 종자로 들어가도 좋다."


     "에."


     유리님의 말씀에 제가 아니라 아가씨께서 놀라서 소리를 내었습니다.


     저는 불안한 듯이 절 보는 아가씨에게 미소지어주고,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스커트의 단을 쥐며 귀족처럼 우아하게 인사하였습니다.


     

     "저는, 오직 샤론아가씨 한 분만을 모시는 '메이드' 이옵니다."


     

     그러니 웃긴 말을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라는 의미를 담아서 매우 정중히 대답하자, 이번에는 유리님의 기사들에게서 숨을 삼키는 기척이 났다.


     아마도, 유리님의 권유를 거절한 자는 전무했겠지요. 그 위압감과 노여움을 사는 것을 두려워하여 누구도 거절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한순간, 유리님에게서 [위압] 같은 것이 내뿜어지자, 그 자리에 있던 자들은 약간 몸을 움츠렸으나, 전 변치않는 미소로 받아흘리자, 유리님이 미미하게 미소를 띄우셨습니다.


     

     "과연, 그래선 무리하게 강요할 수 없겠군. 그렇다면......"


     "꺄아!?"


     유리님이 갑자기, 샤론 아가씨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당겼습니다.


     "샤론, 널 손에 넣는다면, 두 사람 모두 내 것이 되겠구나."


     

     "유리 전하!"


     유리의 발언에, 안디님도 무심코 소리를 내었습니다.


     "근위기사 안디. 발언을 허용하지 않았다."


     "큭......"


     몸을 굳히며 움직이지 않는 아가씨. 당혹해하는 형제. 그 때, 구원의 손길은 생각치 못한 곳에서 내밀어졌습니다.



     "유리님. 그런 식으로 결정해버리신다면, 모두들 곤란해 하실 거예요."


     

     ".......클라리스인가."


     그 사람은, 자작영애 클라리스님이었습니다.


     

     "클라리스가 말한다면 그런 거겠지. 이 자리에선 이 쯤에서 손을 떼겠다.....그러니, 그 살벌한 물건을 집어넣어라."


     "알겠사옵니다."


     유리 님의 지적을 받고, 전 가시곤봉을 스커트 안에 넣으면서, 아가씨를 되찾았습니다. 뒷쪽의 기사들도 안심하는 모습입니다.


     "아가씨, 아픈 곳은 없으신가요?"

     

     "괘, 괜찮사와요. ......고마워, 레티."


     아가씨는 약간 부끄러워하는 듯 미소를 띄우고서, 클라리스님에게도 목례하였습니다. 여기서 직접 예를 표하면 유리님의 말이 민폐였다고 공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감사는 나중에 편지로 해두기로 하지요.


     

     "그럼 돌아간다. 기사는 몇 명 남아서 뒷처리를 지켜보도록. 클라리스, 넌 따라와."


     "알겠습니다. 그럼, 샤론님, 플뢰레티 씨, 다시 차라도 같이 하도록 해요."

     

     그렇게 말하고서, 유리님은 클라리스님을 대동하고 왕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클라리스님은 어떤 자일까요.


     제가 대미지를 입을 정도의 성속성결계. 특별해 보이는 유리님과의 관계...... 그녀에게는 '무언가' 가 있어보입니다.



     "샤론, 괜찮아?"


     "응....."


     카르 군이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지만, 왠지 안디님과 미묘하게 거리가 벌어져 있네요. 조금 전 유리님의 발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걸까요.


     뭐, 일단은.


     "아가시. 방에 돌아가셔서 욕실에서 몸을 씻도록 해요. 저렇게 난폭하게 만져졌으니, 출렁한 부분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걱정되네요."


     "딱히 줄어들지 않사와요!?"


     

     형제 모두가 얼굴을 붉히고 옆을 향했고, 전 오랜만에 아가씨의 슬리퍼로 얻어맞았습니다.



     

     이렇게 [마물대발생] 이 종결되었습니다.


     그 결과, 먼저 공작영애이며 학원강사인 카미라님은 본래의 가명을 박탈당한 후 수도원에 보내져야 하는 것을, 맨 처음에 던전에 생긴 원인을 제거하려고 무단으로 돌입한 일이 약간 참작되어서, 수도원 행은 취소되었습니다.


     그 대신, 학교에선 잘렸고, 공작가와 연이 있는 호색한에게 시집간다고 합니다. 그것만으로는 좀 그래서, 던전에서 촉수에 습격당하고 있는 에로한 '초상화' 를 호색한에게 제공했더니 매우 기뻐하시며 제가 만든, 3일 동안 무면무식으로도 힘낼 수 있는 특별 강장제를 대량매입해주셨습니다. 왕창왕창 구매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습격범이었던 후작가 시녀 미아도 아슬아슬하게 수도원 행을 면하였습니다. 그 대신 대우가 한 단계 내려간 메이드가 되어, 아마도 수십 년 동안 보석금을 후작가에 갚아나가는 나날이 되겠지요.


     

     그리고 치에리 양입니다만, 국가가 소환한 [파트너 후보] 이기 때문에 감옥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습격사건과 마물을 거리에 끌어들인 일로, 차기 성녀의 내정은 취소되었고, 학교졸업 때까지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건은 귀족들에게 알렸기 때문에, 귀족인 파트너도 절망해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전속 예절강사를 붙여서 감시한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치에리 양은 자기 방에 갇힌 채로 나오지 않네요.


     제가 그녀의 앞머리를 날려버렸기 때문이지만요 (웃음).



     "레티....이제부터 어떻게 할까요?"


     "1개월 정도인가요.... 어디론가 나가보실래요?"


     

     제가 달달한 차이를 따르면서 대답하자, 샤론아가씨는 차이와 걸맞는 소안파프디라고 하는 단맛의 과자를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역주 : 차이와 소안파프디는 인도 음식)


     마술학교는 마물에 의한 건물의 피해와 더불어, 부상자들을 신술로 치료하였음에도 트라우마가 생긴 하급생도 생겨서 1개월 정도 휴교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실가로 돌아간 모양이지만, 아가씨의 실가는 아직 쾌적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시간은 있으니 클라리스 님에게 예를 표하기 위해 다과회에 초대해도 좋겠지만, 클라리스님은 치에리 양의 대신으로 [차기 성녀] 가 된 모양이어서 교회와 왕궁을 다니고 있는 듯하여 꽤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렇사와요, 저 좋은 걸 떠올렸어요."


     뭔가의 실패 플래그인가요. 아가씨께서 귀엽게 손가락을 튕기며 저에게 싱긋 미소지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레티는, 이쪽의 세계에 와서 계속 제 곁에 머물러 줬지요? 그러니 이 나라의 여러 곳을 보러 다녀봐요."


     확실히 다른 곳에 가본 일이 마의 숲과 아가씨의 실가에 갔던 것 뿐이네요.


     "그리고...."


     "예."


     "저기.....친구와 여행하는 거.....동경하고 있었어요."


     "아가씨...."


     손가락을 꿈틀대면서 부끄러운 듯 눈을 치켜뜨고 절 보는 아가씨는, 정말 귀엽습니다.


     "알겠어요, 제가 아가씨를 공주님안기를 한 채로, 1개월 만에 세계를 종단해 보이겠어요."


     "그건 여행이 아닌 것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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