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프롤로그 6(1)
    2023년 01월 03일 08시 18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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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모모모모야!?"

     바닥이 흔들리자, 나는 서 있을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내가 올려다본 것은ㅡㅡ라르크의 등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참을 수 없이 불안해졌지만, 그럴 때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도 없는 땅울림에, 주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누군가는 외치고, 누군가는 지면에 웅크리고, 누군가는 신의 이름을 불렀다.

     

     "진정해라 너희들 이것은ㅡㅡ"

     광산장의 제지의 목소리는 무의미했다.

     

     "아."

     

     나는 얼빠진 목소리를 내었다. 얼굴을 하늘로 향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동굴 천장의 푸른 하늘ㅡㅡ벽면 부분이 무너져서 떨어진다. 이곳은 던전 바깥. 파괴도 가능하고 붕괴도 된다.

     위험하다거나 도망치라고 말할 여유도 없었다. 거대한 바위가 떨어지자 사람들의 비명이 이곳저곳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나는 보고 만 것이다.

     

     "대체 뭐냐, 이것은...... 꾸엑."

     한층 높은 곳에서 머리를 감싸며 웅크리고 있던 공작의 머리에, 그 머리보다도 커다란 바위가 떨어지는 장면을. 공작은 바닥을 부수며 지면에 떨어져 대자로 누워버린 장면을. 머리부터 위가 사라진 공작의 몸이 부들거리고 있는 장면을.

     그후, 내 몸에 이변을 느꼈다.

     갑자기 체내에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이변이다.

     

     "아......아, 아, 아."

     얼어붙는 겨울.

     헛간에서, 이불도 없이 혼자서 지내던 밤.

     

     쓸쓸하다. 힘들다. 슬프다. 괴롭다. 어째서. 나만. 이런 꼴이. 아파. 그만해. 괴로워. 추워. 혼자는 싫어. 쓸쓸해. 아파. 아파. 어째서. 왜. 나만. 모두는. 나만. 힘들어. 이런 꼴은. 싫어. 싫어. 싫어. 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말 싫었다. 가족은. 나를 혼자 따돌리고서, 돌을 던졌고, 형제들은 나한테서 밥을 빼앗아갔다. 부모도 날 보고도 못 본 척을 했다. '안 그러면 흑발흑안인 네 동료라고 생각된다'라고? 나는 알고 있다. 몇 번이고 날 죽이려 했던 아버지를. '다른 형제를 지키기 위해'라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주먹으로 때렸고, 그거라면 내가 이 손으로 죽이겠다며 아양을 떠는 것처럼 말했던 어머니를.

     나는 어떻게든 죽지 않고 끝났다. 밤에는 헛간으로 도망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에 받은 상처가 아프고 괴롭고 울고 싶어 졌지만, 그 이상으로 힘들었던 것이 공복이었다.

     그렇게 행상인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나는 입후보한 것이다. 자신을 팔고 싶다고. 안 그러면 언젠가 부모한테 살애당할 테니까.

     

     "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나는 토했다. 앞서 먹었던 것을 전부 토해냈다. 위액에 섞여있는 것은 썩은 고기를 무리하게 익힌 수프다. 감자도 당근도 변색되어 있어서 본래라면 먹을만한 것이 아니다. 빵도, 조악한 보리를 대충 빻아서 구웠을뿐이다. 너무 구웠다. 거뭇한 덩어리가 위액 안에서 굴러다니고 있다.

     지금까지, 눈속임에 걸려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가축의 먹이 미만의 것을 '배를 채운다' 라고 말하며 먹고 있었다.

     그래, 그랬었구나.

     그것은 전부,

     

     "계약마술의 속임수, 였구나....."

     

     갑자기 솟아난 쓰라린 기억. 그리고 깨달은 열악한 식사로, 나는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흐릿한 시야로도 저 푸르름은 확실히 알 수 있다ㅡㅡ으드득거리는 하얀 팔에, 팔찌 같은 문신이 한 줄기 들어가 있다.

     모든 것은, 계약마술에 의해 지어낸 것이었다.

     노예가 반항적인 생각을 안 하도록, 특히나 범죄노예가 묘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노예끼리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마치 최면술을 걸어 사람을 양의 무리로 바꾸고 마는 것처럼ㅡㅡ그들은 우리한테 계약마술을 걸었다.

     하지만 그 마술은 풀렸다.

     왜인지ㅡㅡ뻔하다. 우리 노예의 [소유주]이며, 계약마술의 [주인]에 해당하는 공작이 죽어서다.

     

     와아ㅡㅡ

     

     환호성이 들리자, 나는 정신을 차렸다.

     나처럼 고개를 숙이고 토하던 노예가 절반 정도 있었지만, 남은 절반은 이미 행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의 팔에 들어간 문신은 두 줄. 범죄노예들이다.

     재빠른 노예는 광산병을 쓰러트리더니, 검을 빼앗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크하하하하하하하! 이걸로 나는 자유다!"

     아아, 이 사람은 내가 식당에서 줄을 서 있을 때 뒤에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꼬마는 작으니까 좀 더 먹고 자라거라.' 라며 웃었던 사람이잖아......

     그리고 저곳에서 광산병을 때리고 있는 사람은, 갱도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며 휘청거리던 나를 도와줬던 사람......

     저곳에서 토하는 노예를 걷어차며 길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갱도에서 몬스터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좋은지 가르쳐준 사람......

     일제히, 계약마술이 풀려버렸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도 수많은 기억과 감정이 솟아났음이 틀림없다. 그런 그들을 속박하는 것은 이제 하나도 없는 것이다.

     물론 노예가 되는 순간 그들의 주요한 스킬은 벗겨졌을 것이다. 스킬틀 탈착할 수 있는 스킬이 있다고 힌가 노인도 말했으니까. 그럼에도 노예들은, 특히 범죄노예들은 강했다. 훈련은 하지만 실전 경험이 적은 광산병보다도, 훨씬.

     

     "광산병, 노예들을 진압해라! 빨리! 한가한 모험가를 투입해도 돼!"

     광산장이 외치고 있다. 그 얼굴을 보고, 나는 눈을 의심했다.

     이 사람은ㅡㅡ이렇게나 눈을 부라리면서, 욕망에 젖은 추악한 얼굴이었구나ㅡㅡ

     노예로 종속시키기 위해, 힘든 것과 괴로운 것 모두를 덮어둔 모양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악감정을 부추기는 모든 것이 셧아웃 되어 있다.

     

     "우왓!? 어, 어이 너! 그것은ㅡㅡ"

     "ㅡㅡ이건 원래부터, 내 거다!!"

     잘 아는 목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그쪽을 보았다.

     내가 [누나]라고 생각하고 그녀 또한 [동생]이라고 불렀던 그 사람은, 지금 손에 무지개색으로 반짝이는 천부주옥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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