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42 수확있는 습격(2)
    2022년 10월 13일 03시 32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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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46/

     

     

     

     "누님! 저편에서 배가 엄청난 속도로 쫓아옵니다요! 2척! 아니, 3척입니다!"
     "뭐라고? 슈트라우트 공국의 해군은 괴멸된 게 아니었나?"

     해적선 알바트로스 호가 옛 수도 드리스 부근을 지나고 있을 때, 망보던 병사가 그렇게 소리쳤다. 그리고 이자벨은 서둘러 망원경을 보고한 쪽으로 향했다.

     

     확실히 돛을 펼친 중형 선박이 다가오고 있다. 그 뒤에는 대형선까지 있다.

     

     "젠장. 벌레 놈들. 배를 조종할 수 있는 건가?"

     

     이자벨은 벌레 괴물들이 배를 조종할만한 고도의 기술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무지성한 괴물이라고 생각했었다. 슈트라우트 공국이 멸망한 것도 물량으로 압박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누구도 없을 공국의 근해에서 이자벨의 알바트로스 호를 따라잡는 배가 3척이나 있다. 1척은 이 배의 진로를 방해하는 위치로 나아가고 있어서, 이대로 가면 따라 잡히고 만다.

     

     "저건 정말로 괴물들이 움직이는 걸깝쇼? 애초에 녀석들은 어떻게 우리 위치를 알았을까요?"

     "내가 다 알고 싶다고. 하나 확실한 건, 반격하지 않으면 보물을 뺏기고 공국 녀석들처럼 다 뒈질 거야."

     

     위기 사태다.

     

     저 벌레 괴물이 배에 쳐들어온다. 그것만으로도 최악이다.

     

     "어쨌든, 지금은 뿌리치는 걸 최선으로 생각해. 그러면서 이동전투를 준비하고."

     "아이, 맘!"

     이자벨의 명령에 알바트로스 호가 가속한다. 돛을 크게 펼쳐 가속하면서 쫓아오는 공국의 배를 뿌리치려 한다.

     

     하지만, 풍향이 조금 나쁜 것도 있어서 슈트라우트 공국의 배는 계속 가속하는데, 알바트로스 호는 가속이 영 시원찮다. 이대로 가면 공국의 배에 따라 잡히고 만다.

     

     "배가 부딪힙니다!"

     "모두, 전투에 대비해! 크로스 보우도 준비하고!"

     그리고 드디어 공국의 배가 알바트로스 호를 따라잡았다. 이자벨이 날카롭게 명령하자, 해적들은 무기를 들고 적이 뛰어들기를 기다렸다. 어느 해적은 커틀러스를 들고, 어느 해적은 망치를 들고, 어느 해적은 크로스 보우를 들었다.

     

     "적선, 충돌!"
     "온다!"

     슈트라우트 공국의 배 1척이 과감한 조타로 알바트로스 호에 바싹 다가서자, 공국의 배에서 무수한 리퍼 스웜이 뛰어들었다.

     

     "응전, 응전하라!"

     이자벨이 외치자, 해적들이 리퍼 스웜에게 응전한다.

     

     커틀러스로 베는 것은 의미가 없고, 해머를 휘둘러도 흔들리는 배 위라서 잘 맞지 않는다. 크로스 보우를 든 자도, 적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명중을 못 시키며 장전에도 시간이 걸린다.

     

     "우왓!"

     그 사이에도 리퍼 스웜이 쳐들어온다. 하지만, 그들은 독침을 써서 해적들을 찌를 뿐이지, 그 낫은 어쩔 수 없을 때만 쓰고 있다.

     

     선상에 리퍼 스웜의 독침 때문에 마비된 해적들이 드러누우면, 리퍼 스웜들이 실로 묶어놓는다.

     

     "겁먹지 마! 녀석들은 왠지 몰라도 봐주고 있다! 이쪽은 진심으로 가자!"
     "옙!"

     이자벨이 외치자, 해적들이 기세를 더한다.

     

     커틀러스는 여전히 효과가 없지만 견제는 되고, 해머는 리퍼 스웜의 머리통을 깨부쉈으며, 크로스 보우는 리퍼 스웜의 몸을 꿰뚫었다.

     

     해적들은 한데 뭉쳐 싸우며 다가가는 모든 것들을 공격하는 고슴도치로 변했다.

     

     "하아앗!"

     

     그때다. 남자와 여자의 포효 같은 외침 소리가 들린 것은.

     

     "새로운 적인가!?"
     "각오해라, 해적!"

     나타난 것은 로랑과 세리니안이었다.

     

     그들은 서 있는 해적들을 베어 넘기며 진형을 무너뜨렸다.

     

     "자, 와라, 해적들아! 우리 여왕폐하를 위하여!"
     "여왕 폐하를 위하여!"

     세리니안이 또 한 명의 해적을 베어버리자, 근처의 리퍼 스웜이 그 해적을 실로 묶는다.

     

     "씨발......"

     격심한 결투의 결과, 알바트로스 호에서 싸우는 해적은 5명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에 반해 리퍼 스웜은 무수히 있다. 말 그대로, 무수히.

     

     승산은 없다. 아무리 봐도 이길만한 상대가 아니다.

     

     "가능한 한 반격해! 아직이다! 아직 알바트로스 호는 침몰되지 않았어!"
     "아이, 맘!"

     해적들은 해머를 들고 원진을 짜서 리퍼 스웜들에게 맞서려 했다.

     

     "아직도 하는가. 이쪽은 가능한 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게 하고 있는데 말이야."
     "얕보지 마라, 이 괴물 녀석!"

     세리니안이 움직이자, 해적이 반응했다.

     

     "하앗!"

     세리니안이 검을 내리쳤지만 목표는 해적이 아니었다. 해적이 든 금속제 망치다. 그녀는 종이라도 베는 것처럼 쉽사리 해머를 절단시켰다.

     

     "히익!"

     

     해머를 잘린 해적은 밸런스가 무너져 쓰러졌고, 그때 리퍼 스웜의 독침에 찔려 실로 둘둘 말리게 되었다.

     

     "누님! 이제 무립니다! 항복하죠!"

     "무슨 말이야! 이 녀석들 괴물이 항복을 받아줄 리가 있겠냐고!"

     드디어 해적들이 포기하려고 하자, 이자벨이 그렇게 대답했다.

     

     "포로는 잡는다. 여왕 폐하께선 관대하시다. 여태까지의 약탈은 잊고, 네놈들이 무릎 꿇기를 원하고 계신다. 자, 무기를 놓고 항복해라. 저항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단언하지."

     세리니안은 그렇게 고하며 장검을 들었고, 로랑도 장검을 들었다.

     

     "웃기지 마! 이 해적 이자벨 님이 무릎 꿇으라고!? 이거나 먹어라!"

     

     그렇게 외치고서, 이자벨은 원진에서 뛰쳐나와 세리니안에게 커틀러스를 내리쳤다.

     

     "느려."

     세리니안은 이자벨의 공격을 쉽게 받아 흘리고서, 이자벨의 등 뒤를 장검의 칼자루로 때렸다. 이자벨은 불명확한 신음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리퍼 스웜에 의해 실로 감겼다.

     

     "누님이 당했다!"
     "끝장이다!"

     남은 해적들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든다.

     

     "순순히 투항해라. 목숨은 보증 하마."

     남은 해적들한테 로랑이 장검을 향하며 고했다.

     

     "투, 투항한다!"

     "항복!"

     두목인 이자벨이 당해버린 해적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서, 앞다투어 항복했다. 그리고 리퍼 스웜에 의해 실로 동동 옭아매였다.

     

     "제압했군."
     "그런 모양이야, 세리니안 양."

     해적은 거의 죽이지 않고 생포했으며, 해적선도 나포했다.

     

     "우리 여왕폐하께 이 승리의 소식을 전하도록 하죠."
     "폐하께선 이미 알고 계셔. 우리들 스웜은 집합의식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로랑과 세리니안은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도, 빼앗은 해적선을 리퍼 스웜한테 조종시키며 옛 수도 드리스를 향해 귀환을 시작했다. 리퍼 스웜의 조타 실력은 집합의식에 의한 학습 덕분에 괜찮은 수준이라서, 배는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때다.

     

     "뭔가 온다."

     세리니안은 가자기 그렇게 말하며 장검을 들었다.

     

     "확실히 뭔가 오는 모양이네."

     로랑도 장검을 들고 그 무언가에 맞설 태세를 갖췄다.

     

     바다가 솟아오르면서, 한 척의 중형 상선이 습격당한 것은 그때였다.

     

     습격자. 그것은 거대한 바다뱀 같은 모습을 한 괴물이었다. 전장이 50미터가 넘는데, 그것이 중형 상선을 휘감자 끼익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서지기 시작하여 리퍼 스웜들은 바다에 내던져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중형 상선을 바다에 침몰시키고서 바닷속으로 다시 잠겼다.

     

     "뭐지, 지금 것은....."
     "씨 서펜트. 저만큼이나 큰 것은 처음 보지만......"

     

     세리니안이 경악하자, 로랑이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저런 것이 공격하면 한 줌도 안 남겠어. 어쩌지?"
     "싸울 수밖에 없잖아요. 그게 우리의 의무고."

     세리니안이 묻자, 로랑이 대답했다.

     

     "좋은 대답이다, 로랑. 그리고 저건 아마 이 배를 침몰시키지 못할 거다."
     "어째서죠?"
     "리퍼 스웜들."

     세리니안이 그렇게 대답함과 동시에, 다시 바다가 솟아오르더니 씨 서펜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온몸에 리퍼 스웜이 달라붙어서 필사적으로 마비독을 찔러 넣고 있다. 그 탓에 씨 서펜트의 움직임은 조금 전보다 둔하다.

     

     "온다!"
     "예!"

     그럼에도 씨 서펜트는 배를 침몰시키려고 다가들었다.

     

     세리니안과 로랑은 좌우로 나뉘어, 장검을 씨 서펜트를 향해 들었다.

     

     씨 서펜트는 그 두 명의 공격을 보자 포효하더니, 격하게 몸을 흔들며 바닷속으로 돌아갔다.

     

     "해낸 모양이군."
     "끝장은 못 냈지만요."

     갑작스레 세리니안 일행을 덮친 씨 서펜트.

     

     이것은 나중에도 성가신 존재로서 출현하게 된다.

     


     

     "그래서, 네가 해적인가. 조금 거친 짓을 해서 미안하게 되었다. 너희들이 훔쳐간 우리 재산의 대가라고 생각해라."

     나는 볼멘 표정을 하고 있는 해적의 두목ㅡㅡ이자벨이라는 여성에게 그렇게 말했다.

     

     이자벨은 스웜의 실로 몸이 묶인 채인데, 나와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묻고 싶은데, 너희 해적의 본거지는 어디지?"
     "흥. 누가 가르쳐주겠냐고."

     "곤란한데. 우리들은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난 어깨를 으쓱이고는 한 해적을 데려왔다.

     

     "여어, 해적 군. 기분은 어때."
     "최고, 입니다, 여왕 폐하."

     

     이 해적은 패러사이트 스웜에 기생된 해적이다. 하지만 이자벨은 그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라서, 내게 순종적인 자신의 부하를 보고 눈을 부릅뜨고 있다.

     

     "너, 너어, 내 부하한테 무슨 짓을 했냐!"

     "조금 벌레를 먹였을 뿐이다. 지금 토해내게 하마."

     화내는 이자벨을 보고, 난 패러사이트 스웜을 해적한테서 배출시켰다. 작은 손톱을 써서 패러사이트 스웜이 해적의 입에서 기어 나오자, 이자벨의 안색이 점점 새파래졌다. 재밌다.

     

     "이 패러사이트 스웜을 쓰면 어떤 인간이든 충실한 인형이 되지. 자, 이걸 네게 기생시켜서 다른 해적의 본거지를 내게 가르치라고 명령하면, 대답을 할까 안 할까?"

     그렇게 말한 나는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젠장. 난 옛날부터 벌레가 싫었다고.......!"

     이자벨은 그렇게 말하며 꿈틀대는 패러사이트 스웜을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지금이라도 뛰어들지 않을까 싶어 경계하는 모양이다. 이 정도까지 반응을 하면 놀아보고 싶어진다. 아, 이건 스웜의 의지구나.

     

     "자, 각오하도록 해. 나는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난 그렇게 말하고서 패러사이트 스웜을 움켜쥐었다.

     

     "그만! 가르칠게! 가르쳐 줄 테니 벌레는 그만해!"

     오. 씩씩한 해적 양도 벌레는 싫은가.

     

     "그럼 가르쳐 봐. 여기에 해도가 있다. 이곳의 어디가 본거지지?"
     "여기다. 아틀란티카. 해적들의 본거지다."

     흠. 프란츠 교황국 근해인가. 마침 잘 됐네.

     

     "그리고 묻고 싶은데, 너희들은 우리들 아라크네아와 협력할 생각은 없나?"
     "뭐? 우리랑 손을 잡고 싶다고?"

     내가 묻자, 이자벨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난 진심이다. 농담할 기분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건 해군이다. 솔직히 우리의 해군은 빈약하다. 해적을 막는 것도 어렵고, 전쟁 중인 프란츠 교황국의 해군을 막을 힘도 없거든."

     난 솔직하게 사실을 말했다. 이 여자한테는 그러는 편이 좋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점에서 너희들 해적과 손잡으면 해적의 걱정을 안 하니 좋고, 군사력도 손에 넣을 수 있지. 물론 이쪽이 받는 것만은 아니다. 너희들한테는 우리가 약탈로 손에 넣은 재산의 일부를 주마."

     "흥. 해적을 고용하고 싶다는 거냐.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는 생각하지만."

     내가 그렇게 고하자, 이자벨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나로서는 결정할 수 없겠는데. 아틀란티카는 해적의 공동체지만, 난 간부가 아냐. 간부는 썩어빠진 녀석들이 맡고 있는데, 녀석들은 너희랑 손잡는다는 모험을 하지 않을걸."

     "그거 곤란하데.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동맹할 수 있는 건가?"

     "그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서람, 너......"

     

     "만일 내가 아틀란티카의 간부를 전부 죽인다면 널 간부로서 천거 하마."

     이자벨은 내 제안보다 빠르게 사태를 이해한 모양이다.

     

     "좋아. 나쁘지 않아. 간부들한테는 진절머리가 나. 여기서 한번 쿠데타를 일으켜보자고. 당신들이 아군이라면 든든하지. 슈트라우트 공국과 마르크 왕국을 멸망시킬 정도니까."

     내 제안을 들은 이자벨은 심술 맞게 웃었다. 꽤 연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 차는 얼마 안 날지도 모르겠어.

     

     "그럼, 결정된 걸로. 넌 우리 배를 나포한 걸로 하고선 끌고 가. 그리고 스웜의 깜짝 공격이다. 해적들은 되도록 다치지 않게 한다고 약속하지. 너도 해적들이 쿠데타에 찬성하도록 권유했으면 해."

     

     "그래. 간부들이 미운 건 나만이 아냐. 그 외에도 있다고. 그런 녀석들은 쿠데타에 참가해 줄 거야."

     내가 대답하자, 이자벨이 수긍했다.

     

     "방해가 될만한 것은?"
     "아~ 없네. 너희가 있으면 힘으로 해결돼. 뭐든 힘으로 해결하는 게 해적이라는 거라구."

     솔직히, 이 해적한테 맡겨도 괜찮을까. 

     

     "그럼, 계획은 결정됐다. 너와 부하들의 실을 풀어줄 텐데. 믿는다?"

     "이쪽이야말로 너희를 믿고 있다구. 뒤에서 찌르지나 마셔."

     이렇게 해적과의 동맹은 성립되었다.

     

     나도 이번 작전에 참가하자. 배는 익숙지 않지만 불평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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