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52 화
    2020년 11월 11일 09시 21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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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52/





     그들은 서브던전의 엔드게이트로 다가가고 있었다.


     "헤에~ 엔드게이트는 생각보다도 작네요."


     타치바나가 엔드게이트를 가까이서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렇지. 대체로 한 사람씩 지나는 일이 많으니까. 자, 빨리 이 루트도 문을 열어볼까. 누가 하고 싶어?"


     타치바나는 미즈에 쪽을 보면서, 자신이 열고 싶다는 어필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연상인데도 귀여운 눈망울에 져버려서, 미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난 몇 번이나 보스 구역의 문을 열었으니."


     "앗싸! 그럼 열어볼게~요."


     밝은 타치바나의 목소리가 이 동굴에 울려퍼지고, 기세좋게 엔드게이트에 있는 손모양의 홈에 자신의 손을 갖다대었다.


     그렇게 하자 엔드게이트가 고고고고 하며 육중한 소리를 울리면서 열리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두 명이 흥미로운 듯 바라보았다.


     그렇게 엔드게이트가 완전히 열리자, 후쿠야마가 크흠 하며 헛기침을 하고 나서 말했다.


     "난 만일을 위해 여기서 몬스터가 뒤에서 덮쳐오지 않는가 보고 있을 테니, 먼저 돌아가도록. 아직 그 입구의 텐트 안에 돌아갔을 거라 생각하니까, 거기서 고도우 씨의 지시를 받아. 알았지?"


     "예!"


     기운찬 대답을 한 세 사람에게, 후쿠야마는 상쾌한 미소를 보였다.


     타치바나 카렌, 미즈에 카츠나리, 아마시로 텐지.


     그들 제 26그룹의 세 명은 간격을 두지 않고, 엔드게이트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ㅡㅡ어라?'



     엔드게이트를 통과한 순간, 텐지는 마음 속으로 놀람의 목소리를 내었다.


     평소에는 게이트를 지날 때, 시야가 완전 검은 속에서 따뜻한 액체가 몸 안에 엉겨붙는 상태가 몇 걸음 지속된다. 거기서 더욱 나아가면 빛이 내리쬐는 지상의 게이트 앞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약간 감각이 달랐다.


     텐지는 이미 15걸음 이상 걸었지만, 아직도 시야에 빛이 비추어지지 않았다.


     '어? 잠깐 기다려!? 이, 이건......'


     이 정도로 길게 게이트 사이의 검은 공간을 걸어본 일이 없었던 텐지는, 마음 속으로 초조함을 느꼈다.


     '이상해! 뭐야!?'


     일단, 바닥같은 딱딱한 것을 밟고 있는 감각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자연스레, 손에 들고 있던 아이언소드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거짓말!? 이건.....랜덤 전이의 징조 아냐!?'


     이 현상은 약간 아는 바가 있었다.


     랜덤 전이에 휘말린 사람 중에서, 살아서 돌아간 사람은 일제히 이런 말을 남겼다.



     ㅡㅡ암흑의 공간을 계속 방황하였다.



     텐지가 느끼고 있는 현상, 그것은 그 현상에 정말 들어맞는 것이었다.


     5분 동안, 출구라는 이름의 빛을 추구하며 방황하였다.


     그리고ㅡㅡ텐지의 눈동자에 빛이 보였다.


     "우와!?"


     텐지는 함정에라도 빠진 것처럼, 쿵 하고 지면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 암흑세계를 빠져나와서, 텐지의 눈에는 던전의 불빛이 비추어졌다.


     익숙한 오래된 신전의 기둥에, 푸석푸석한 돌바닥.


     그걸 보고, 텐지는 후 하고 안도의 한숨을 토해내었다.


     "하아, 무서웠다. 도대체 뭐가 일어ㅡㅡ"


     "다행이다, 텐지도 같이 있었나."


     텐지는 놀라면서도, 서둘러 그 방향으로 돌아보았다.


     "아! 미즈에!"


     "오우, 미즈에다. 그건 그렇고......도대체 뭐가 일어난 거지? 여긴 바깥도 아닌 것 같고, 분명히 아직 던전 안인데."


     미즈에는 놀랄 정도로 냉정하게 주위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래, 여긴 아직 던전 안이라고."


     "역시 그런가. 아마.....랜덤 전이겠지. 난 어두운 세계를 계속 달리고 있었는데, 텐지도 그런가?"


     "응, 나도 마찬가지. 계속 암흑세계를 달렸어.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착지했지."


     "역시 같은 현상에 휘말린 모양이구나. 나도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여기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몇 번을 보아도 여긴 던전 안이 틀림없어 보였다.


     다만 지금까지의 서브던전과는, 약간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조금 전의 던전은 노란색의 횃불이었지?"


     "그랬었지. 하지만, 여긴 흰 광구가 드문드문 떠올라 있는 모양이네. 조금 전과는 다른 던전에 전이되었다는 건가. 역시 경험자는 관찰력이 좋구나, 말할 때까지 눈치 못 챘어."


     의외로 침착한 두 사람이 마주 보면서 대화하던ㅡㅡ그 때였다.


     "안돼에에에에에에!?"


     하늘에서 갑자기,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것이다.


     갑작스런 외침에, 두 사람은 반사적으로 위를 올려다 보았다.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엉덩이를 보고,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여성은 쿵 하고 지면에 기세좋게 엉덩방아를 찧고, "아야아아아." 라며 크게 울부짖는 것이었다. 그 눈동자는 눈물로 그렁그렁하였다.


     그런 그녀의 시야에, 텐지와 미즈에의 모습이 비추어졌다.


     "앗, 미즈에 군과 텐지 군이다아아아!"


     타치바나는 달려드는 듯이 미즈에의 배에 얼굴을 파묻고는, 무서웠다아아아 라며 울기 시작하였다.


     역시나 이 상황에서 달라붙는 건 싫었는지, 미즈에는 타치바나를 떨쳐내듯이 어깨는 쥐고 밀어내면서, "울고 있을 때가 아냐, 상황을 봐." 라고 차갑게 내뱉었다.

     

     "어, 어라? 여긴 던전이 아닌가요."


     눈물을 눈에 가득 채워놓고서, 타치바나는 말한대로 주위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래, 여긴 던전이다. 알았다면 바로 일어서, 그리고 큰 소리 내지 마. 몬스터가 달려들지도 모르잖아."


     "예!"


     연하에게 혼난 것에 위화감을 느낀 타치바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여기선 미즈에를 따르는 것이 제일이라 판단하여, 곧장 일어섰다.

     

     운이 좋은 건지, 아니라면 의도적인 건지.


     세 명은 누구 한 명도 무기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여긴....."


     "타치바나도 암흑세계를 계속 방황했던 건가?"


     "네? 어째서 알고 계신가요?"


     "나도 텐지도 완전 같은 상황이었으니까. 그렇다는 것은, 역시....우리들은 동시에 랜덤 전이에 휘말렸다는 것이겠네. 어떤 확률이라고 해도, 세 명 동시라니. 들어본 일이 없어."


     미즈에는 이제야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이, 이건....후쿠야마 씨하고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네요."


     "그 말대로다. 후쿠야마 씨도 여기에 전이될 가능성은 없진 않지만, 여긴 우리들 셋이서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야겠어."


     미즈에의 말에, 타치바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거, 어떻게 할까. 아무리 봐도 전력이 부족해. 그리고 식량도 전혀 없는 상태다. 그야말로 이젠 끝이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텐지의 어깨에, 탁 하고 미즈에의 손이 놓여졌다.


     "텐지, 여기서부터는 네 힘도 필요불가결하다. 하지만, 난 네가 어느 정도로 싸울 수 있는지 전혀 몰라. 대략적이라도 좋아, 말로 해줄 수 없을까?"


     이 상황에서, 미지의 텐지에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었다.


     '음~, 어떻게 해야 할까. 뭐, 일단은 상태를 볼 수 밖에 없나. 이것도 시험의 일부인지, 아니면 시험 외의 일인지. 그게 판명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겠네.'


     텐지는 말할 수 있는 것 만을 솔직히 말하기로 결정했다.


     "난 이미 <검사>의 천직에 각성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고도우 씨에 의해 봉인되어 있어. 방패 역이 아니라, 공격 역이야."


     "뭐, 그렇겠지. 들고 있는 것도 아이언소드였으니 그런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밸런스가 나쁘네, 공격 역이 세 명인가. 적어도 방패 역이 한 명 있다면 안정되겠지만...쿠사츠가 아쉽구나."


     "어떻게 할까? 나아갈까, 여기에서 구출을 기다릴까?"


     "구, 구출을 기다려요!"


     "아니, 잠깐 타치바나. 이게 시험의 일환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겠어?"


     "무, 무슨 말인가요?"

     

     아무래도 미즈에도 텐지와 마찬가지의 추측에 도달한 모양이다.


     "시험이라면 우리들이 나아가지 않으면 불합격이다. 반대로 시험이 아니라면, 여기서 구출을 기다리는 것도 정답이겠지. 다만, 어떻게 굴러도 상황이 좋아지기 쉬운 건, 확실히 던전을 나아가는 쪽이다."


     "응, 나도 같은 생각이야. 구조를 기다리는 것은, 탐색사로서 그다지 칭찬할 수 없는 행동이고. 통계적으로도 던전에서는 계속 나아가며 출구를 찾는 편이 생존율이 높아."


     "역시 탐색사 고등학교 학생이다. 일반인은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는 모양이군."

     

     "뭐 그렇지."


     솔직히, 이건 텐지에게 있어 절호의 찬스였다.


     "그, 그렇네요! 그럼, 나아가요!"


     하지만, 미즈에는 그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뭐, 그 전에 당분간 여기서 상태를 지켜보자."


     "그렇다는 말은?"


     "후쿠야마 씨께서 올 가능성에 걸어봐야지. 확률은 0에 가깝지만, 후쿠야마 씨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싸우는 방법이 전혀 틀려지니까."


     "그렇겠네."


     이렇게 그들의 방침이 정해졌다.


     하지만ㅡㅡ.


     아무리 기다려도 후쿠야마가 이 자리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어쩔 수 없나. ......나아가자. 이제부터 세 명이서 공략을 노린다. 알겠지?"


     "응."


     "예!"


     셋은 던전 앞으로 나아가기로 하였다.


     다만, 미즈에와 타치바나는 이미 6시간 이상 계속 싸워와서, 심신의 소모가 심한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유일하게 거의 소모가 없는 것이 텐지다.


     자신이 여기서 어떻게 행동해 나가야 할까, 능청맞은 생각을 회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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