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7화 마을사람A는 유령과 대치한다
    2022년 06월 19일 20시 02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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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41670598

     

     

     

     인간의 촌락에 착륙했나 싶더니 이곳은 미로의 숲 안에 있는 엘프의 마을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그리고 완전한 침입자인 나는 순순히 엘프들의 지시를 따라서 커다란 집으로 연행되었다.

     

     "저기~, 엘프, 맞죠?"
     "그래 맞다. 딱 보면 모르겠냐?"

     

     나는 활을 겨누고 있는 남자한테 물어봤는데, 그 태도는 퉁명스러웠다.

     

     집 안은 게임에서 봤던 엘프 여왕의 집과 똑같다. 그리고 옥좌에는 게임에서 봤던 미인 여왕님이 앉아있다.

     

     "당신은 인간인가요?"
     "예. 아렌이라고 합니다."
     "그럼 아렌 씨. 당신은 이 마을에 뭘 하러 온 건가요?"

     "죄송하지만, 길을 헤맸습니다. 사실 다른 인간의 마을로 가려고 했습니다만."
     "거짓말 마라!" 

     "조용히. 하지만, 우리 마을은 정령의 힘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당신들 인간과 마물은 그 숲을 지나칠 수 없을 텐데, 대체 어떻게 왔지요?"
     "하늘로 왔습니다."
     "하늘? 그렇다면 당신은 그 숲의 상공을 건너 날 수 있을 정도의 마력을 가졌다는 뜻인가요?"
     "저기, 예. 그렇게 되겠죠."
     "세상에......"

     왠지 여왕님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여왕 폐하,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이 자한테서는 그런 마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측근 같은 남자가 나를 부정하는 말을 하지만, 이런 캐릭터는 게임에 나오지 않았던 느낌이 든다.

     

     "확실히 강한 마력은 안 느껴지지만...... 그래. 아렌 씨, 당신은 뭔가 가호를 갖고 있지 않나요?"

     "일단, [풍신]의 가호를 받았습니다."

     여왕님이 놀란 기색으로 일어섰다.

     

     "그, 그건 정말인가요!?"

     "일단, 사실입니다."

     나는 [은밀]로 은폐하고 있던 스테이터스상의 [풍신]을 해제하고서, 길드카드의 스테이터스를 보여주었다.

     

     "아아아아, 신께선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구나."

     왠지 크게 감동하고 있지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저기~ 여왕님.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만......"

     "아아, 그랬네요. 실례했습니다. 아렌 씨, 아니 아렌 님. 부디 저희 마을을 구해주세요."
     "예?"

     왜 이벤트가 시작됐지? 아직 희생양을 요구하는 마물은 나타나지 않았을 텐데?

     

     "사실은, 미로의 숲에 악령이 나오고 말았어요. 처음에는 미로의 숲 안에서만 활동했지만, 점점 이 마을 근처에도 다가오게 되어서요."

     전혀 모르는 이벤트다. 마물이 나오기 전에 악령도 나왔던가. 정말 수난이 계속되는 곳이다.

     

     그렇게 남의 일 같은 감상을 느끼면서도, 일단 이야기에 맞춰보았다.

     

     "저기, 무슨 일이라도 당하신 건지?"
     "그 악령은 저희들이나 정령을 쫓아다니고 있거든요. 다만, 악령의 움직임이 정말 느린 덕분에 아직 피해를 입은 자는 없답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피해가 나와서 조만간 숲과 마을을 지킬 수 없게 될 것 같아요."

     "결국, 악령이 습격하면 그걸 격퇴해달라는 뜻인지요?"
     "네. 바람의 신의 가호를 받은 당신이라면 분명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성직자의 영역 아닐까요?"
     "이 마을에 들이는 인간는 되도록 적을수록 좋거든요. 인간과 엘프 사이에는 불행한 역사가 있는 탓에."

     

     그렇구나. 게임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 일도 있었나.

     

     "어머니! 그런 인간 남자한테 기댈 필요는 없어요! 제가 퇴치하겠어요!"

     

     외모는 15살 정도의 귀여운 여자애가 끼어들었다. 이 아이는 알고 있다. 게임에서 마물 퇴치를 부탁하던 여자애다. 분명 이 마을의 공주님이며, 외모에 반해 이미 20대 후반 정도였다는 기억이 있다.

     

     "셰릴라루라! 지금은 손님과 대화 중입니다. 물러가세요."

     "하지만!"

     "악령이 나타났다~!"

     

     그런 대화를 하고 있자, 마침 악령이 나온 모양이다.

     

     "제가 퇴치하고 올게요!"

     "셰리! 기다려세요! 셰리!"

     

     셰릴라루라 씨가 달려간다. 그리고 그걸 몇몇 엘프가 뒤쫓아간다.

     

     "아렌 님......?"

     "저기......가야만 할까요? 하아, 그렇겠죠......가볼 뿐입니다? 기대하지는 말아주세요?"

     왠지 무진장 기대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냥 있기가 멋쩍어진 나는, 일단 보러 가보기로 했다.

     

    ****

     

     그리고 우리들은 광장으로 갔는데, 왠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마법사라는 느낌의 남자가 양손을 대각선 앞으로 들고는, 나비 같은 거라도 쫓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움직임은 매우 느리다.

     

     그리고 그 남자도 꽤나 꾀죄죄하다. 그보다 생기가 없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마법사의 로브도 다 떨어졌다.

     

     아아, 이건 틀림없다. 이 녀석은 완전한 침입자다.

     

     "크으, 왔구나, 유령. 이거나 먹어라!"

     셰릴라루라 씨가 화살을 쏘았다. 하지만 침입자에 맞아야 할 화살은 그 직전에 궤도를 바꿔 빗나가고 말았다.

     

     "여왕님, 저게 악령입니까?"

     "그래요. 저 검고 섬뜩한 안개 같은 것이 정령을 쫓아다니고 있잖아요."
     "정령? 그리고 검은 안개요? 제게는 술 취한 침입자가 혼자서 뭔가를 쫓아다니는 걸로만 보입니다만."

     "아렌 님, 저 안개의 정체가 보이시나요?"
     "저기, 혹시 안 보입니까?"
     "......"

     

     나와 여왕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한편, 셰릴라루라 씨와 마을의 엘프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있다.

     

     침입자가 다가옴에 따라 엘프들은 두려움에 빠져서 울거나 도망쳤고, 또 어떤 자는 반쯤 미쳐서 활을 쏘거나 무슨 마법까지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살도 마법도 침입자한테는 닿지 않았다.

     

     "아렌 님, 일시적으로 정령이 보이도록 힘을 빌려드릴게요."

     

     여왕님이 내 머리에 손을 얹자, 뭔가가 몸속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가요?"

     

     내가 다시 침입자를 보니, 그곳에는 확실히 작은 빛 같은 것이 보였다. 잘 보니 어린 여자애처럼 보인다.

     

     "아아, 정말이다. 원래도 침입자였지만, 더 문제가 있는 침입자로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기도하는 눈으로 보지 마.

     

     "이, 일단, 설득해봅니다?"

     나는 그리 말하고서 침입자의 앞으로 걸어갔다.

     

     "어이~ 거기 마법사 아저씨? 그 모습으로 어린애를 쫓아다니는 건 범죄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렇게 말을 걸자, 불한당은 움찔거리며 멈추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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