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0 마리 누나와 그와 주민2022년 06월 07일 20시 28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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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 씨를 만나고 나서 며칠 동안, 그는 전보다 가까이에서 나를 관찰하게 되었다.
그렇다, 감시가 아닌 관찰.
그 부분에서는 그 나름대로 고민하며, 모르는 것을 알아가려는 의지 같은 것이 느껴져서, 나는 남몰래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일과 이전에 항상 하는 카술레 만들기.
레이티아 씨와 라일이 도와준 덕분에, 이전보다 요리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확 단축되었다.
참고로 다 큰 아이들 3명은 레이티아 씨와 대화한 결과, 당분간 식당의 인테리어와 가구를 만드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다.
덕분에 식당에는 훌륭한 테이블이 놓였고, 바닥에는 털이 짧은 융단이 깔렸다.
이제 아이나 노인 분이 넘어져도 큰 부상은 입지 않을 터.
그리고 변화는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내가 조리할 때 쓰는 카운터와는 반대편에 있는 카운터에서, 마레우스 씨, 칸나 씨, 루레트 씨가 만든 장비를 팔게 되었다는 점이다.
카운터는 상품 케이스 같은 것으로 쌓였고 그 중에 실물의 샘플이 놓여 있어서, 손님이 뭔가 질문할 때는 레이티아 씨한테 말을 걸도록 하였다.
참고로 전문적인 설명을 요구받을 경우에는 3명을 부르도록 레이티아 씨한테 부탁해놓았다.
그렇게 내가 카술레를 판매하고 있자, 문득 바닥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잦은데, 지진일까?
이것에 대해 레이티아 씨가 도민들한테 물어봐 줬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뭘까..... 뭐,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겠지, 분명.
아이들한테 식사를 주는 곳은, 언제나처럼 브루터 씨가 있는 문 앞.
소문이 퍼졌는지, 오는 아이의 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조만간 냄비 둘로는 부족해질 것 같지만, 스킬 덕분에 만드는 수고는 그리 변함없다.
돈에 대해서는 식당의 매상과 가끔 거래게시판에 올라온 몫을 팔아치워서 충분히 벌고 있다.
그보다, 매상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취급하기 곤란하다.
현재의 장비는 마음에 들고 딱히 싸우러 가지도 않기 때문에, 새롭게 살 필요가 없다.
싸워서 레벨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홈에서 느긋하게 지내거나 이렇게 아이들이 맛있게 내 요리를 먹어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뭔가 유효한 사용처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네로와 쿠거가 울음소리를 낸다.
둘의 시선 끝에는, 꾀죄죄한 옷을 입은 50대 정도의 남자가 몇 명 서 있었다.
선두에 있는 사람의 눈에는 핏발이 섰고, 입가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고 있다.
나는 어린이들을 쿠거의 뒤로 이동시키도록 전하고, 브루터 씨도 돕게 했다.
"무슨 일인가요."
다가오기 전에 내가 앞으로 나서며 그렇게 말하자, 그 사람은 갑자기 소리쳤다.
"무슨 일이냐고? 꼬맹이들한테는 음식을 주면서, 우리한테는 주지 않다니 무슨 짓이냐!"
그러자 뒤에서 "맞다 맞다!" "편들지 마라!" 는 말이 이어졌다.
"이 아이들은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해요. 자기 힘으로 일어설 수 없으니 누군가가 손을 뻗어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나요?"
"그럼 왜 우리한테는 주지 않는데!!"
"당신들은 어른이라서 일할 수 있잖아요. 임금님은 일을 알선해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식사를 강요하기 전에 스스로 벌면 되잖아요."
"뭐라고! 계집이 잘난 듯이 으스대기는!!"
"아얏!"
날아온 무언가가 머리에 부딪혀서, 잠시 시야가 어두워졌다.
아마 돌이겠지만...... 응, 괜찮아.
만일을 위해 상태를 점검하고, 나는 한 호흡 두고서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돌을 던질만한 몸과, 분노를 드러낼만한 기운이 있잖아요. 그 힘을 왜 자신을 위해 쓰지 않죠? 설령 지금의 당신들한테 식사를 준다 해도, 당신들은 정말로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먹을 수 있나요?"
"닥쳐라고 닥쳐, 에잇!"
남자의 거머쥔 손의 안에 있는 것은, 검은 덩어리.
아마 거리의 돌바닥의 파편일지도.
나는 눈을 감으며 아픔을 견디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충격은 오지 않았다.
눈을 뜨자, 회색 셔츠의 소매에서 뻗어 나온 하얀 손이 나한테 부딪히기 전의 돌을 잡고 있었다.
"너......"
그는 뭔가를 참는 것처럼 이를 악물었다.
그 힘이 전해졌는지, 쥐고 있던 돌멩이가 소리 내며 산산조각 났다.
"힉, 히이이익!"
그 힘을 목도하자 두려움에 휩싸인 남자들은, 다리의 힘이 풀려 몇 번이나 쓰러지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갔다.
뭐야, 역시 기운 있잖아......
뭐라 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있자, 아이들이 몰려와서는 "괜찮아?" "아프지 않아?" 라고 제각각 걱정해줬다.
"난 괜찮아. 아니, 브루터 씨!?"
아이들이 벗어나자, 브루터 씨는 어째선지 나를 향해 도게자를 하고 있었다.
아마 날 지켜줄 수 없던 것을 신경 쓰는 모양이겠지만, 아이들을 지키라고 부탁한 게 나니까, 브루터 씨가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브루터 씨가 고개를 들 때까지 20분이나 걸리고 말았다......
홈으로 돌아오는 도중, 그와 나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져서 서로에게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였다.
"방금 전에는 왜 구해줬니?"
그렇게 말을 걸자, 그는 고개를 돌리면서도 제대로 대답해줬다.
"만일 네가 피했다면, 뒤에 있는 아이들한테 맞았을지도 몰라. 그것뿐이다."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있지만, 그는 분명 눈치채지 못했겠지.
호칭이 네년에서 너로 바뀌었음을.
그러고 보면 전에도 이런 대화가 있었지.
그걸 생각하면서 웃자, 그는 "뭐냐." 라면서 딱딱하게 물어보길래,
"아무것도 아냐."
라고 둘러대고서 기분 좋게 홈으로 돌아갔다.
트러블은 있었지만 그와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으니 이제는 느긋하게 홈에서 지내자고 생각하자마자.
우리가 홈으로 돌아오자, 드물게도 당황한 기색의 레이티아 씨가 있었다.
"마리아 씨!"
달려오더니 양손을 움켜잡는다.
오? 뭐람, 이상한 흐름인데.
"레이티아 씨가 당황하시다니 드문 일이네요. 왜 그러세요?"
"저도 냉정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무리라서 마리아 씨가 돌아오는 것만 기다릴 수밖에 없어서요!"
"잠깐, 조금 진정하세요, 네?"
"진정할 수 있겠어요!? 어쨌든 마리아 씨는 여기로!!"
"어, 잠깐."
그대로 강제로 연행된 곳은, 카운터 안쪽에 있는 작은 방이었다.
그리고 어째선지 레이티아 씨가 노크를 하고서 문을 열자......
"오랜만이군, 자네의 활약은 짐의 귀에도 들려왔다네."
"앗."
절규하는 나.
그 자리에서 절을 하는 레이티아 씨.
그곳에 있던 자는, 아레이스 로아 카르디아. 카르디아 국의 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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