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9 마리 누나와 그와 모험가2022년 06월 07일 13시 53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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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이 된 그를 데리고, 나는 브루터 씨가 문지기를 서고 있는 문으로 향했다.
그 사이의 그는 한 마디도 없이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걸 보면 성실한 성격 같다.
이윽고 도심과 외곽을 나누는 문에 도착하자, 브루터 씨의 등이 보였다.
문 앞에는 이미 수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브루터 씨의 지시를 듣고 제대로 줄을 서 있는 게 대견하다.
"안녕하세요, 브루터 씨."
"......"
내가 인사하자, 브루터 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뒤 그를 보고는 허리를 낮추며 경계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는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반항기의 어린애 같은 거니까요."
"?"
이해하지 못했지만 납득은 했다는 느낌이려나.
나는 아이템박스에서 큰 냄비를 두 개 꺼내 들었다.
냄비의 안에는 전에 만들었던 사과 보리죽.
이번에는 조금 어레인지를 해서, 저민 생강도 더했다.
그리고 목제 그릇과 숟가락을 준비하고 있자, 이제 기다릴 수 없는지 아이들이 앞으로 밀려들었다.
"자자, 위험하니 밀면 안 돼요."
주의를 겸해서 네로와 쿠거를 불러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서, 나는 앞에 선 아이부터 차례대로 사과 보리죽을 나눠주었다.
"고마워!"
"그래. 식기 전에 먹어야 한다?"
"응!"
아이들한테 나눠주면서 흘끗 돌아보니, 내가 계속 사과보리죽을 나눠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그가 보였다.
그 눈동자 없는 검은 눈에는, 아직도 나에 대한 경계심이 깃들어 있다.
뭐, 그는 당분간 내버려 두자.
그렇게 모든 아이들한테 식사를 나눠주자, 냄비에는 몇 그릇 분량의 사과보리죽이 남아있었다.
냄비를 아이템박스에 집어넣자, 브루터 씨의 동료가 몇 명 오더니 아이들을 배웅해주었다.
하지만 오늘은 마침 손길이 부족해서, 여자아이 한 명이 남고 말았다.
브루터 씨가 배웅해주려고 했지만, 내가 설득해서 그냥 서 있게 했다.
문지기가 문을 떠나면 안 되잖아요, 브루터 씨.....
그런고로, 내가 그 아이를 배웅해주게 되었다.
외곽의 건물은 질서 정연히 세워져 있지만, 그것은 예쁘다는 느낌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사람을 수용시키는 일에 중점을 둔, 마치 수용소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런 건물들 한가운데를 당당히 걷고 있다.
평소라면 위험하겠지만, 나와 여자애는 쿠거에 타고 있으니까.
그 덕분에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짓는 일은 있어도, 시비를 거는 일은 없었다.
그는......응, 제대로 따라오고 있네.
이윽고 여자애의 집 앞에 도착해서 쿠거에서 내려주자, 여자아이는 내게 감사를 말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어준 것이 기뻐서, 나도 손을 흔들면서 미소를 지었다.
"너한테 먹일 것은 없다고!!"
근처에서 노호성이 들려왔다.
바라보니 여기서 몇 채 떨어진 건물 안에서 누군가가 굴러 나와서는, 돌바닥 위에 쓰러졌다.
보통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내가 쿠거에 올라탄 채 다가가자, 식칼을 든 아저씨가 나타나서는 쓰러진 사람을 찼다.
"너희들 탓에, 우리가 살던 마을은!!"
그 건물은, 외곽에서 경영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그리고 방금 했던 말로 볼 때, 이 아저씨는 제2의 마을에 살고 있었나 보다.
그리고 아저씨가 걷어찬 상대는, 모험가였다.
어떻게 모험가냐고 알았냐고 하면, 그의 머리 위에는 이름이 표시되어 있으니까.
[발트]. 그것이 이 사람의 이름.
그리고 이름의 색은 짙은 빨강이라서, 카르마가 대폭 마이너스인 모험가라는 걸 나타내고 있다.
가게 아저씨는 일방적으로 차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한데 모여 발트 씨를 욕하였으며 그가 걷어 차이는 모습에 손뼉을 치며 웃고 있었다.
구역질 나는 상황에서, 발트 씨는 가만히 모든 것을 받아내고 있었다.
분명 그것이, 발트 씨에게 있어......
지쳤는지 발트 씨의 무반응에 질렸는지, 아저씨는 가게로 돌아갔고 떠들썩하던 주변 사람들도 조용해졌다.
발트 씨만이, 움직이지 않는 채로 돌바닥 위에 쓰러져 있다.
내가 쿠거에서 내려 다가가려 하자, 발트 씨를 향해 돌격하려는 자가 있었다.
"안 돼!"
내가 순간적으로 실을 조종해 멈추게 한 자는, 그.
"네년!? 왜 말리는 거냐!!"
"크윽......말리지 않았다면, 넌 뭐를 할 셈이었어?"
"뻔한 일! 내게 깃든 원망, 분노, 절망의 몫만큼 이 모험가를 패주겠다!!"
그의 몸이 조금씩 발트 씨한테로 다가간다.
양손과 양발, 몸에 한 가닥씩 실을 감아서 어떻게든 멈추게 했지만, 대체 얼마나 힘이 강한 거야!
"그렇게 하면 네게 깃든 것은 잠시 진정될지도 몰라. 하지만 저항 않는 사람을 괴롭히는 일은, 네가 싫어하는 모험가랑 같은 행동이 되는 거잖아?"
"아, 아니다! 이건 인과응보라는 거다!!"
"그런 네 행동은 네가 말하는 악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겠네? 네 안에 휘몰아치는 정념을, 난 부정하지 않아. 하지만 발트 씨한테 하려는 행동을 끝낸 뒤에도, 너는 우리가 악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겠어?"
"그, 그건......"
말을 거듭하고서야, 겨우 그의 힘이 약해졌다.
빛이 없는 그 눈에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없지만, 그 분위기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당혹감이려나.
힘이 빠진 그를 보고 난 안심하여 휘감았던 실을 풀고는, 발트 씨의 옆으로 다가갔다.
나는 냄비를 꺼내서는, 남은 사과보리죽을 접시에 담아 숟가락과 함께 그의 앞에 내밀었다.
"괜찮으시면, 드실래요?"
"당신은......"
"저는 당신이 전에 뭘 했었는지 몰라요. 하지만 당신이 지금 뭘 하려는지는 알겠어요. 카르마가 마이너스로 떨어졌음에도 이 나라를 선택하고, 이 나라 사람과 마주하려는 거죠?"
"......"
"그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하고, 힘든 일인지..... 자그레우스 씨가 가시밭길이라고 공언할 정도예요. 힘내라고는 말하지 않겠어요. 이 이상 무엇을 노력해야 좋을지 외치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제게 가능한 일은 배를 채워드리는 정도예요. 배가 부르면 조금 기분이 풀어지잖아요? 그건 제 경험담이기도 하니까."
발트 씨는 쭈뼛거리는 느낌으로 사과보리죽을 받아 들더니, 울면서 먹기 시작했다.
"......고마, 뭐. 고마워."
그 후 두 그릇이나 더 주고서야 겨우 진정되었다.
"또 배고프면 저쪽 문에서 문지기를 서는 브루터 씨라는 사람과 상담해보세요. 제 식당으로 안내하도록 전해놓을 테니까요."
나는 그런 말을 남기고, 불만스러워하는 그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
그러자, 그가 말을 걸어왔다.
"왜 그 모험가를 구했지! 그 녀석이, 그 모험가들이 모든 것의 원흉이라고!!"
"그래. 하지만 모험가들이라면, 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큭, 크윽......"
"후후, 심술궂었나? 하지만, 열심히 생각해보도록 해. 네가 내놓을 대답, 나도 그게 알고 싶어졌으니까."
그렇게 말한 내가 걸어가자, 조금 뒤늦게 그도 걷기 시작했다.
그 거리는 여기로 왔을 때보다 조금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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