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0 음색÷(우애+증오)=SEA/SONG scene3
    2022년 04월 14일 08시 28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71/

     

     

     

     배에 타게 되면 갑판에서 바람을 느끼고 싶다. 그런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전에 방에서 짐 정리다. 방은 코하루 씨와 같이 쓰고 커다란 침대가 둘 있다. 코하루 씨가 순식간에 준비를 끝내버렸기 때문에, 나는 모두가 아직 짐 정리로 바쁜 사이에 플레이어를 재생시켜 보기로 했다.

     그렇다, 이번의 일은 뮤직비디오의 촬영이다. 지금 인기를 구가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루이'가 이번 의뢰인 겸 프로듀서라고 한다. 그녀는 현재, 먼저 목적지인 이즈 제도의 코즈시마에서 촬영의 확인을 한다고 한다. 정말 엄격한 사람이겠지. 기대에 부응하도록, 힘내자.

     

     자, 그럼 바로 음악을 재생......재생......으음, 어, 어라?

     

     "코하루 씨......켜는 법을 모르겠어요......"

     "정말 실례했습니다. 여기를, 이렇게 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꼴불견을 보이고 말았네요......"

     "아뇨. 포상이었습니다."

     "네? ㅡㅡ아, 시작됐다. 대단해. 이렇게나 작은데."

     

     조금 묘한 말을 들은 느낌이 들지만, 음악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집중한다. 내게 이미지를 새길 때까지 반복해서 들을 셈이지만, 제일 처음에 받은 인상도 소중히 하고 싶었으니까.

     작은 플레이어의 액정화면에 떠오른 것은 노래의 제목일까. 『testatrix』ㅡㅡ테스타트릭스라고 읽나? 무슨 의미람. 나중에 코하루 씨한테 물어보자.

     그런 생각을 일단 정지. 지금은, 그냥 이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마음에 울리도록, 살짝 눈을 감고서.

     

     

     

     

     

     

     모두 듣고서, 휴식.

     꿈과, 만남과, 작별의 노래......일까. 왠지 조금 자신에게 겹쳐보고 만다. 꿈을 한 손에 들고 도가니 속으로 뛰어들고서, 부딪히고 웃고 울고 화내고 기뻐하는. 뭐든지 전력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전부에 손이 닿는다고, 분명 마음 어딘가에서 믿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그것은 오만했고, 내가 달려간 앞에서 내 마음을 전부 전하지는 않았었고, 누군가를 다치게도 했다. 내 죽음으로 상처 입고만 오우카 씨와, 그리고 그날ㅡㅡ그낭, 다치고 말았던 그.

     

     

     

     『나는, 네가 좋아. 너를ㅡㅡ사랑하고 있어』

     

     

     

     는 지금, 뭐하고 았을까? 갑자기 그런 감정이 가슴속에서 흘러나온다.

     나는ㅡㅡ나는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만일 용서할 기회가 없었던 누군가가 그를 용서해줬다면...... 이라니, 아무것도 못하는 내게 그런 생각할 자격은 없다.

     

     "후우......"

     

     이어폰을 떼고는 거칠어진 감정을 잠재우려는 듯 가슴에 손을 댄다. 괴로운 추억이기는 했지만, 그것들도 분명 연기의 폭을 넓혀준다. 날 연마시키는 연마제다. 감정을 지배해, 소라호시 츠구미. 괜찮아, 나라면 할 수 있어.

     심호흡. 가사 속의 '나'는 꿈을 품고 달려갔을 것이다. 그 도중에 소중한 사람과 만났지만, 분명 사랑은 그와 그녀를 이어주지 못했다. 분명 멋진 사람이었겠지. 분명ㅡㅡ응.

     

     "코하루 씨, 잠깐 갑판에 나갈게요."

     "네. 그럼 뒤에서 지켜봐 드리겠으니, 심려치 마시고 관람해주세요."

     "같이 있어도 괜찮은데요?"

     "아뇨, 친구분과의 담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으니까요. 귀중한."

     "귀중한.....? 응, 알았어요."

     

     왠지 코하루 씨는 그녀대로 만족한 모양이라서, 수긍해두기로 했다. 현재 시각은 9시. 도착까지 3시간 반이나 있으니,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다. 방을 나와서 전단지를 한 손에 들고 갑판을 목표로 했다. 음악 플레이어도 물론 함께.

     내 방은 최상층인 6층인데, 맞은편의 같은 방과 옆방이 제각각 코우 군과 츠나기의 방이다. 말을 걸려고 생각하다가 조금 주저했다. 코우 군은 괜찮지만, 츠나기는 어쩌지. 어른스러워도 아직 어린애이고, 매니저 씨도 같은 방인데. ......츠지구치 씨와 나는 제대로 대화할 수 있을까.

     

     '이번 촬영 도중,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 나중이라 해도, 기회는 있어.'

     

     그래, 분명 나중에도 기회는 있다. 그러니,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중으로 미룬다니, 도망칠 길을 선택할 내가 아냐.

     

     "츠~나~기~쨩, 있어~?"

     

     콩콩콩, 하고 노크를 세 번. 그러자 곧장 문이 열렸다. 나온 자는, 생각대로 츠지구치 씨였다.

     

     "너는ㅡㅡ"

     "소라호시 츠구미, 다섯 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아, 들었습니다. 저는 츠나기의 매니저인 츠지구치 사토루입니다.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별난 사람이네~ 어린이한테도 매우 정중하다니. 예전에도 나를 '키리오 씨'라고 딱딱하게 불렀었다. 하지만 놀래키면 "츠구미 씨, 좀 봐주세요!" 라고 했지. 그래, 츠지구치 씨가 혼자서 고민하고 있으면 놀라게 해주는 게 제일이었다. 그때는 업무상의 동료가 아닌, 비슷한 또래의 친구인ㅡㅡ'츠구미 씨'와 '사토루 군'이었으니까.

     

     "츠나기한테 볼일입니까?"

     "네! 함께 갑판에 가볼까 생각해서요."

     "...... 그렇다고 합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츠지구치 씨가 그렇게 말하며 돌아보자, 마침 몸단장을 끝낸 츠나기가 서 있었다.

     

     "좋은 기분전환이 될 것 같으니, 가볼게."

     

     츠나기는 그렇게 말하고서, 작게 하품하며 눈가에 맺은 눈물을 닦았다. 어라, 하지만 눈가를 닦았을 뿐일 텐데, 소매에 조금 젖은 자국이 있다. 마침, 그래, 눈물이 흐른 듯한 위치에.

     뭐 그래도 묻는 건 민폐겠지. 사실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츠지구치 씨의 뒤에 서 있는 것일 테니. 애초에 내 스펙이 아니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고.

     

     하지만, 응, 그 정도라면.

     

     "쓰담쓰담."
     "잠깐, 뭐야? 난 개가 아니라고."
     "후후, 아무 일도 아냐~"

     "뭐어?"

     

     조금 까치발을 들고서 츠나기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하며 받아들여줬다. 입으로는 불만을 말하지만, 내치지는 않는다.

     

     "그럼, 가자."
     "응? 그쪽은 갑판이 아니잖아?"

     "코우 군도 나오라고 해야지."

     "......그렇구나, 응, 그래. 응, 그렇게 하자."

     

     코우 군의 방을 노크한다. 그러자 곧장 문이 열리고, 코우 군의 매니저인 코가네 씨가 나왔다. 코가네 씨는 푸근한 미소로 우리의 방문을 환영해줬다.

     

     "오오, 이렇게나 귀여운 여자애들이 찾아오다니, 코우도 여간내기가 아니네. 자자, 코우, 마중해줘야지!"

     "코가네 씨, 목소리가 커. 뭐 그건 그렇고, 무슨 일이야?"

     

     코가네 씨의 뒤에서 빼꼼 하고 코우 군이 나타난다. 코우 군은 우리들을 둘러보고는, 코가네 씨에게로 시선을 돌려서 크게 한숨을 지었다. 꽤 편한 사이인가 보네~

     

     "갑판, 갈래?"

     "아~ 알았어, 좋아."

     "자, 코우, 지갑! 여자애가 내게 하면 안 된다?"

     "어머니냐! 어이 꼬맹이들, 빨랑 가자!"

     

     우리의 틈을 파고들면서, 오히려 혼자 나아가는 코우 군. 그 모습이 왠지 이상해서, 츠나기와 얼굴을 맞대며 내뿜고 말았다. 츠나기는 곧장 점잖은 체하고서 고개를 휙 돌려버렸지만......응, 조금 늦었어.

     

     "아, 그러고 보니. 츠나기 쨩. 이 노래의 제목의 의미, 알아?"

     "뭐? 아, 그러고 보니 확인하지 않았다. 코우!"

     

     우리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나 보다. 한 계단 밑의 갑판으로 향하는 도중, 몇 계단 아래의 층계참에 선 코우 군이 돌아보았다.

     

     

     

     "유언자."
     "뭐?"

     "여성의, 유언을 남긴 사람을 가리킨다던데."

     

     

     

     유언자라. 그렇구나.

     그럼 역시, '내'가 마음을 줬던 여성과는ㅡㅡ이제 이룰 수 없게 되어버렸구나. 가사를 들을 때 왠지 그렇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조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었고.

     

     

     '츠나기쨩......?'

     

     

     약간 눈을 치켜뜨고는 괴로운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되돌렸다. 시선을 앞으로 돌렸던 코우 군도 눈치채지 못하게 할 정도의 찰나에 이루어진 감정의 전이. 처음으로, 츠나기의 상처를 건드린 듯한ㅡㅡ그런 기분이 들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