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장 6 싸우는 이유2020년 08월 26일 09시 01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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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처럼 대지가 있고 하늘이 있다.
그런 환경이 아닌 공간에서, 대량의 몬스터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평소에는 있을 리 없는 광경.
그걸 셀렉터들이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폰스케가 커다란 손도끼를 휘둘러 한 무리를 없앴다.
"이런 장소에서 날뛰어라, 라고 말해도ㅡㅡ읏차!"
지면같은 장소에서 무수히 솟아나오는 몬스터를 날려버리고, 가까이 있던 루크와 등을 맞대고 서로를 원호하였다.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고. 너도 싸우는 이유가 있으니까 여기에 있는거잖아."
'....그래. 나한테는 싸워야 할 이유가 있어.'
그 날.
리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던 날을, 폰스케는 떠올리고 있었다.
"여어, 너한테도 정보상이 찾아왔어?"
".....리쿠."
'정보상을 소개해준 건 리쿠였지. 그랬구나, 리쿠도 셀렉터였네.'
생각해보면, 셀렉터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전부터 정부가 암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
"기운이 없어 보여. 세계를 구할 싸움에는 참가하지 않을거냐?"
"스케일이 너무 커서 머뭇거려진다고."
아키히토는 자기 하나가 참가하지 않아도, 작전에 영향은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아키히토의 마음을 이해한 리쿠는, 천천히 말을 걸었다.
"난 네가 참가해줬으면 해. 아니, 나와 너도 그 사건의 당사자같은 거라고. 당연히 참가해야지."
느긋한 어조였지만, 그것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휘말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ㅡㅡ."
"이유라면 있지. 나도 너도, 동료들이 휘말려 있다고."
리쿠의 말을 아키히토는 이해할 수 없었다.
"길드 멤버? 동료들에게 민폐는 끼칠 수 없어."
"달라. 그 모습을 보아하니 아직 모든 자료를 보지 못했구만? 지금부터 말하는 파일을 확인하라고. 파일 이름은ㅡㅡ."
태블릿 단말을 조작하여, 지정된 파일을 표시했다.
그러자, 그곳에 쓰여진 사실에 아키히토는 경악하는 것이었다.
"이, 이건ㅡㅡ."
"그래. 나도 너도, 이미 동료들을 끌어들여버렸다고."
울고 싶어졌다.
인간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실험항목의 결과에, 게임 안의 우호도가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그곳에 있었다.
결국, 지금까지 사이좋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게임ㅡㅡ판도라의 영향이었던 것이다.
"너와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
리쿠의 말투에는, 미안하다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아키히토는 생각했다.
'선배도 위원장도, 내가 관련되었기 때문에....그때, 갑자기 싸우기 시작한 것도 내 탓인가?'
"이대로 가짜 관계를 계속할 셈이냐? 난 그런 것 싫다고."
아키히토는 작게 웃었다.
"....잘, 너무 잘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어. 오프 모임에 미인이 나왔는데 그게 아는 사람이라니....하지만."
아키히토는 눈물을 닦았다.
'이런 관계는 싫다고. 난....'
시스템 안.
"꺼져어어어!"
스킬을 써서, 폰스케가 몬스터들을 흩뜨리고 있었다.
폰스케는 숨을 몰아쉬었다.
"가상세계보다도 괴로워."
판도라 안에서도 피로는 재현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건 바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판도라하고는 사정이 달랐다.
"우와아아아!"
폰스케 일행이 분전을 거듭하고 있자, 평소에 로그인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이 붉은 빛에 휩싸여서, 사라져갔다.
지금까지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셀렉터들은, 한쪽이 무너지자 급격히 부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간다. 폰스케, 어떻게든 버텨."
루크가 동료를 이끌고 바로 지원에 나서자, 폰스케가 방패를 들었다.
"맡겨ㅡㅡ."
맡겨줘. 그렇게 말하기 직전에 지면이 무너지고 플레이어들이 날아갔다.
굴러가서, 일어서자 지면에서 천천히 기계로 된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플레이어들이 공격을 감행하려고 하자, 드래곤은 입을 열고 커다란 브레스를 플레이어들의 앞에 내뱉었다.
그 후, 그곳에서 확산된 빔같은 빛이 플레이어들을 덮쳤다.
"도, 도와ㅡㅡ."
폰스케의 근처에 있던 플레이어가, 빛에 휩싸여서 사라져갔다.
운좋게 맞지 않아서, 폰스케는 천천히 날개를 펴고 떠오르는 드래곤을 보고 있었다.
"간단히는 끝내게 해주지 않네."
세계를 구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폰스케는 방패를 들고 지면을 박차며 드래곤에게 대드는 것이었다.
분별의 도시.
알피와 마리엘라는, 서로에게 껄끄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제각각 폰스케에게 연락을 취하려 하였다.
알피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네요. 로그인하고 있을 터인데 연결이 안되네요."
마리엘라가 머리를 쓸었다.
"화가 나서 다른 사람과 이벤트라도 도전하고 있는걸까?"
곤란해 하자, 그런 두 사람에게 블레이즈가 달려왔다.
"두 분 다, 연락을 하면 좀 받으세요!"
마리엘라가 서둘러 사과했다.
"미. 미안. 그것보다, 뭔가 급한 일이라도 있어?"
알피도 사과했다.
"미안해요. 그보다도, 폰스케가 어딨는지 모르나요?"
블레이즈가 두 사람 앞에서 질린 표정을 지으며, 연락을 취한 이유를 말했다.
"그 폰스케 군입니다. 아무래도 무언가에 휘말렸는지, 아니면 주도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상당히 위험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진지한 블레이즈를 보고, 폰스케가 신경쓰인 두 사람은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다.
"희망의 도시에서 폰스케 군을 본 플레이어들이 있었습니다. 저쪽에서도 아직 유명인이니까 눈에 띄었겠지요."
영상을 재생하는 블레이즈.
그곳에는, 폰스케 일행이 모여서 신전 뒤의 묘지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녹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가까이 가보자 평소의 묘지가 펼쳐져 있을 뿐이다.
마리엘라가 이상해했다.
"이건?"
"모릅니다. 하지만, 뭔가를 하고 있는건 사실인 듯 합니다. 묘지에 가면 묘하게 잡음이 들어와서, 플레이어들이 야단법석입니다."
폰스케가 무슨 사건에 휘말렸다고 판단한 블레이즈는, 연락을 취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마리엘라 일행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한 것이다.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은 오크 집단 뿐입니다. 소로리 씨조차도 연락이 닿았는데."
블레이즈는, 소로리에게서 얻은 정보를 두 명에게 알렸다.
"유명무명을 안가리고, 몇 군데의 길드가 관련되어 있답니다. 신선조는, 전부 참가하여 폰스케 군이 관련되어있는 '무언가' 에 참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알피는 '무언가' 라고 듣고, 불안해졌다.
평소라면 고개를 들이밀었을 오크들은, 단순히 로그인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무언가라니... 폰스케는 희망의 도시에 있나요?"
블레이즈가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모릅니다. 현장에는 가보았어요. 하지만, 심한 잡음같은게 느껴져서 위화감은 있지만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가상세계에 작은 잡음같은게 생긴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블레이즈 일행에게는, 두 광경이 겹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듯 하다.
"묘지에 커다란 구멍이 열려져 있었지요. 그 주변에는 많은 플레이어가 있었는데.... 하지만,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마리엘라가 달려가자, 알피도 희망의 도시로 향했다.
블레이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둘 다 손을 흔들뿐이었다.
두 명의 등을 지켜보며, 블레이즈는 난처한 얼굴을 하는 것이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거지?"
아무도 없어진 곳에서, 블레이즈의 동료들이 모여들었다.
"블레이즈! 모두에게 연락을 취해봤다. 하지만,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다고."
폰스케가 길드마스터이긴 하지만, 블레이즈 일행도 소속된 길드는 결속력이 없다.
자유도는 높지만, 이런 때에는 매우 곤란하다.
"시간이 빈 사람들에게 확인해봅시다.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들은 뭔가 보이는 것 뿐.
하지만, 어쩌면 그 두 사람이라면ㅡㅡ.
문득 그런 생각을 블레이즈가 떠올리고, 두 명에게 선물을 보내었다.
과거에 과금으로 얻은 아이템이 아직 남아있었다.
뭔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여 보낸 후, 블레이즈는 폰스케가 없는 길드를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다.
"뭔가 안 좋은 느낌이 듭니다. 어쨌든, 확인하지요."
블레이즈 일행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서 장인 집단을 통솔하는 라이타에게 향하였다.
마리엘라와 알피가 신전 뒤에 오자, 그곳에는 플레이어들이 모여있었다.
"노이즈 심하지 않아?"
"어쩐지 이상한 광경이 보이는 녀석들도 있다고 해."
"에~ 무서워."
구경꾼들을 밀쳐내고, 두 사람이 본 광경은 신전 뒤의 묘지ㅡㅡ따위가 아니라, 평소의 광경과 겹치듯이, 엉망진창이 된 플레이어들이 커다란 게이트의 앞에서 쓰러져 있는 광경이 보였다.
알피가 입을 열었다.
"이, 이건...."
마리엘라가 앞으로 나서자, 따라가듯이 알피도 앞으로 나아갔다.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어이, 방금 두 사람ㅡㅡ."
"사, 사라졌다?"
"역시 운영진에게 연락하는 편이ㅡㅡ."
구경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자, 이번에는 눈앞에 비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여러 플레이어들이, 비석과 벽에 기대어 다리를 품고 떨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고, 신전에서 나와서 터덜터덜 게이트로 향하는 플레이어도 있었다.
"이건....뭐야."
멍해져서 서 있자, 정보상이 빠르게 다가왔다.
"당신들, 어떻게 여기에?"
마리엘라는 정보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안도하면서 상황을 확인했다.
"밖에 소문이 났으니까요. 폰스케도 있는거지요?"
정보상이 대답하기 껄끄러워하고 있자, 루크가 동료들에게 부축되면서 신전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마리엘라와 알피를 확인하고, 피곤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미소짓고 있었다.
"뭐야, 폰스케 녀석도 좋은 동료를 가졌잖아."
루크의 말에 알피가 추궁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건가요? 폰스케는 저 안에 있나요?"
루크는 게이트의 안을 쳐다보면서, 두 사람에게 폰스케의 일을 말하였다.
".....아마, 이제 곧 나올겁니다."
정보상이 손을 움켜쥐며 읊조렸다.
"이대로는 계획이ㅡㅡ."
마리엘라와 알피가, 게이트에 뛰어들려고 했지만 루크 일행에게 붙잡혔다.
"놓으란 말이야!"
"그래요. 폰스케는 저쪽에 있단 말이에요!"
루크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괜찮습니다.....바로 여기로 돌아와요."
루크는 신전의 입구를 보고 있었다.
시스템 안.
드래곤의 앞에서, 광란 상태의 폰스케가 포효를 하며 달려들었다.
공중에 뜬 폰스케에게, 드래곤이 입을 벌리고 빔을 계속 쏘아내자 팔을 교차시켜서 빔을 받아내었다.
그대로 드래곤에게 달려들어서, 한팔로 드래곤의 목을 조이면서 또 한쪽의 손으로 몇 번이나 때리는 것이었다.
달라붙어서, 날뛰는 폰스케를 드래곤이 공중을 날아서 떼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원호할 생각으로 마법을 쏘자ㅡㅡ.
"우우우우....."
폰스케가 이번에는 그 쪽의 플레이어들을 덮쳤다.
광란을 쓰고만 폰스케는, 거의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다. 플레이어와 몬스터의 구분이 없다.
도망치는 플레이어들과, 등을 돌린 폰스케를 향하여 드래곤이 빔을 쏘았다.
사라지는 플레이어들.
폰스케도 뒤에서 빔이 관통하여, 붉은 입자의 빛에 몸에서 솟아났다.
'이런 곳에서....'
폰스케가 사라지자, 드래곤은 위협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여 눈을 가늘게 하며 웃는 모습이었다.
플레이어들은 자세를 잡았지만, 드래곤이 쏘는 빔에 꿰뚫려서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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