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08 눈치챘어야 할 징후
    2021년 09월 26일 23시 37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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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15/

     

     

     

     "미안." 하다고.

     아즈키 미코토 쨩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처음으로 자신의 죄를 확실히 인정하는 형태로.

     

     "어.......어째서.......?"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약간 볼을 긁으며,

     

     "뭐, 조만간 알게 돼."

     

     라며, 거의 대답도 안 되는 말을 입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라이카 씨의 몸에서 나이프를 뽑아내고는, 쓰레기처럼 휙 하니 바닥에 내버렸습니다.

     

     "크.........엑."

     

     짓밟힌 개구리같은 목소리.

     라이카 씨는 썩어도 '플레이어'라는 것인지, 아직 숨이 붙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기식이 엄엄합니다.

     

     "아.......안 되잖아요? 그 사람을 죽이면ㅡㅡ그러면 안 돼요."

     "................."

     

     미코토 쨩은 그런 저의 부탁에 대답하듯이 말했습니다.

     

     "약속......."

     "?"

     "약속을 해서 말야. 가짜 냥키는 죽지 않았어. 쓰러트렸지만, 죽이지는 않았어. 살아있어."

     "그건......"

     

     전 뭔가 말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으로 말할 것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럼, 바이바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로봇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사이에도 두 사람을 동시에 처리할 틈이 여섯 번 정도는 있었지만, 저는 그걸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로봇은 이쪽을 경계하는 기색을 보이면서 몇 걸음 정도 후퇴했습니다.

     그 어깨에 탄 모습으로, 미코토 쨩이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감이 좋은 그녀입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공격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겠죠. 잠깐 이쪽에 인사하고는,

     

     ".......마지막이니, 말해둘게."

     "예?"

     "즐거웠어."

     

     뇌리에 떠오른 것은, 그녀와 함께 놀았던 기억.

     그 약간 기묘하고 비뚤어진 새끼돼지 게임을.

     

     다음으로 입을 연 자는, 목이 없는 로봇의 조종자였습니다.

     그녀는 미코토 쨩에 비하면 연장자의 품격이 있는 어조로,

     

     [여러가지로 신세진 답례로 하나 충고해둘게]

     "예?"

     [아마 이제부터, 언니한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거야]

     ".........."

     [도망치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그것이 그녀가 남긴 최후의 말이었습니다.

     미코토 쨩은 어느 사이엔가 로봇의 등에 착 달라붙은 모습이 되어서는,

     

     "루이. 자리를 잡았어. 도망치자."

     [알았어ㅡㅡ그보다, 이름 부르지 마, 바보야!]

     

     ㅡㅡ루이..........?

     

     거기서 이제야, 머릿속에서 부합하는 사람을 찾아내습니다.

     

     미즈타니, 루이.

     예전에 구할 수 없었던 가족의 생존자.

     

     "아............"

     

     저는 뭔가 말하려 했지만, 두 사람은 이 이상 말할 생각이 없었는지 등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로봇은, 그 둔중하게 보이는 겉모습과는 상상도 되지않는 듯한 스피드로 벽을 향해 달려나가서,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벽에 구멍을 냈습니다.

     그리고, 한순간 이쪽을 돌아보며,

     

     [.............]

     

     등부터 쓰러지는 것처럼, 낙하.

     그 후에는 등에서 고출력 에너지를 분사하여 '왕국'을 날아서 떠났습니다.

     

     '적'ㅡㅡ아아, 그래. 지금 미코토 쨩은 적입니다!ㅡㅡ는 틀림없이 떠났습니다.

     그렇게 확신한 저는, 재빨리 라이카 씨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진 채, 피로 젖은 자신의 배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약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라이카 씨는 '기적사'.

     《치유마법》은 배워놓았을 텐데.......

     

     "아.......씨발........"

     

     어째선지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왜 그래요? 설마 마력고갈.......?"

     "그게, 아냐. 너, 날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니?"

     "아뇨......."

     "당해버렸어. 그 나이프, '좀비'의 피가 칠해져 있었어."

     "엥."

     "그것도 '기인'의 피. 어찌되든 마찬가지지만."

     

     그 말이 의미하는 것......지금의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구할 수 없다.

     이제 그녀는, 구할 수 없다.

     

     "그.......그런.......!"

     

     숨을 멈추며, 저는 미코토 쨩의ㅡㅡ그 두 사람의 행동에 전율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째서? 왜?

     물음표만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저는 길을 그르쳤다.

     어딘가에서 눈치챘어야 할 좋지 않은 징후를, 완전히 놓쳐버렸다는 것을.

     

     "으윽. 최악. '마왕'의.......그 녀석의 생각이 흘러들어와......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것을 알겠어......"

     "라.......라이카 씨......"

     "저기 '무명' 쨩. 방금 여러가지로 이후의 일을 말했던 거. 전부 없었던 걸로 해줘."

     

     거기서 잠시 쿨럭 하며 식도를 역류한 혈액이 그녀의 입가를 더럽힙니다.

     피는 이미 새카맣게 변색되고 있었습니다.

     라이카 씨는 그걸 다른 사람처럼 보며.

     

     "지금의 소원은, 단 하나야. '내 목을 쳐'.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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