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3 여왕님이 원하는 것2021년 09월 26일 12시 32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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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ㅡㅡ라구요?"
"그래. 실은 나, 이런 커다란 조직의 운영과는 전~혀 맞지 않는걸~♪"
"뭐, 그건 솔직히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어요."
"그래서 말인데? 안타깝게도 요즘 '왕국'의 문자가 죄다 고갈되고 있어."
"예? 그런가요?"
전 그런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아마 그 '토론계' 여자들 조차도 그럴 걸요.
"비비안한테는 우선적으로 물자를 제공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헐......"
"물론 지금도 그란데리니아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여러 곳의 물자를 모으게 하고 있단다ㅡㅡ하지만 요즘은 도내에 있는 각 커뮤니티도 힘을 기르는 바람에 그게 어려워졌지 뭐니."
머리에 떠오른 것은, 마키가오카 부근의 동료들과 도쿄역 부근의 피난민들.
그 외에도 여러가지로 강한 커뮤니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의 구제책으로서 그 '무한리젠'의 문앞의 물자를 쓰는 방법도 생각해뒀지만, 마이의 보고로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야기고."
"그건 그래요."
그 모험의 끝에도 마이 씨는 몇 차례 재조사를 하러 간 모양이지만, 결국 저쪽은 '좀비' 무리로 다시 북적인다는 모양이니까요.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생각했던 것이, 요즘 '왕국'에 들어온 '수호'를 통해서 '중앙부'와 협정을 맺는 것ㅡㅡ뭐, 중앙부라고 해도, 솔직히 말해 '기인'과......'마왕'이지만."
"예?"
"응."
"엥, 엥, 엥."
저는 눈을 부릅뜨면서 라이카 씨의 얼굴을 멀뚱멀뚱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엥?"
"뭔데."
여왕님은 약간 본성을 드러내며, 불쾌한 듯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에에에에에에에에....... '수호'와 '마왕'은 손을 잡고 있는 건가요?"
"응? 어라? 혹시 몰랐니?"
"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그렇다는 말은, 란 쨩이나 사토루 군, 토르 씨도?"
"......사토루라면, 너랑 싸웠던 남자?"
"예 맞아요."
"글쎄? 하지만 몰라도 이상하지는 않아. 애초에, 이 정보는 톱 시크릿이니까. 왜냐면 '마왕'과 손을 잡았다고 알려지면 '플레이어'에서 이탈자가 나올게 뻔하잖니?"
"으음."
그렇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이제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구요.
"이야기를 되돌려도 되겠니?"
"아.......예."
"그래서 난, 얼마 전에 '중앙부'에 도움을 요청했단다. 그래서 놀랍게도, 저쪽도 협정을 맺기를 원했던 거야. 녀석들, 정말 《소울 레플리케이터》가 필요했던 모양이더라."
"그건 어째서요?"
"하나는 죽은 동료의 소생. 또 하나는 '치유'."
"치유......?"
"기인은 받은 대미지를 회복할 수 없잖니. 행동불능이 될 때까지 고통받을 경우, 일부러 한번 죽인 뒤에......"
"소생한 후 곧바로 '기인화'를 시켜서 완벽한 상태의 전력을 손에 넣는다?"
"응."
그런 게임의 비기같은 수법이 존재할 줄이야......
저는 약간 머리를 빙글거리면서,
"하지만 그 협정, 아무리 그래도 위험성이 높지 않아요? 결과적으로는 그거, 인류를 위해선 나쁜 일인 게."
여기서 또 '왕국민이 무사하다면 상관없어' 등을 말한다면, 그 뺨을 꼬집어줄까 하고 생각하고 있자,
"알고 있어."
의외로 그 표정은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방금 말했던대로, '마왕'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렇다는 말씀은?"
"그 사람은ㅡㅡ세계가 평화로워지면 젊은 '기인'을 모두 원래의 인간으로 되돌리기를 원하고 있어."
".......세계평화인가요."
"그래."
그건 어느 시점에서 말하는 '평화'일까요.
말을 들으면서, 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조금 전 공략했던 어트렉션 안을 걸어가던 때와 마찬가지로, 왠지 마음이 싱숭생숭했습니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알기 쉬운 선악의 경계선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서요.
".......참고로 '마왕' 과 결탁하는 보답은......"
"중앙부에서 보내오는 풍부한 물자. 다시 말해 이 나라의 사람들은, '마왕'과 그 부하들이 먹여주고 있다는 뜻이지."
"흐으으으으으음......."
전 미간을 약간 문질문질.
이제 두 번 다시, 여기서 주는 물을 마실 생각이 안 드네요.
그리고ㅡㅡ아마도 '수호'와 '왕국'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건 우리들이겠죠.
제가 '전생의 나'와 수행을 하는 사이, 아스카 씨와 츠즈리 씨는 '수호'에게 내부정보를 전해줬다고 들었으니까요.
"그래서. 여기까지 말한 이유는 이제 알겠지? 이 왕국의 인구는 날이면 날마다 팽창하고 있단다. 그란데리니아는 이제 피난민으로 꽉 차버렸고."
"흐음."
최근 아비에니아로의 이주희망자가 늘고 있다......는 말은, 1시간 정도 전에 들었습니다.
"물자도 중앙부에서 보내주는 몫으로는 부족해. 우리들이 지금의 생활을 이어나가려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
"................"
"난 널 쫓아내던가 아군으로 들이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거라 생각했었지.......그러다 결국 아군으로 들이는 쪽을 골랐지만."
"아군, 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전 이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적의가 없는 적만큼 무서운 상대는 없다고.
"너는.......나라를. 중앙부를 위협할 정도의 힘이 있어. 네가 있다면 그 마왕한테도 강하게 나갈 수 있고, 더 많은 물자도 요구할 수 있고. 안 그러니?"
저는 대답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칠칠맞게 책상다리를 하고서 크게 탄식했습니다.
입수한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펑 터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잠깐. 거기 더러운데. 괜찮니?"
"예."
"참 적당히도 대답하네."
이 이야기ㅡㅡ어떻게 동료들에게 설명해야하죠.
동료.
......동료?
저는 거기서 깜짝 놀라서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양손을 붕붕거렸습니다.
"앗, 그래! 일단 모두의 소생!"
"아, 그건."
그러자 라이카 씨는, 그때만큼은 친절한 언니같은 느낌으로 미소짓더니
"그럼 빨리 처리해보자."
"예."
"그래서ㅡㅡ어쩔래? '무명' 씨는, 누구부터 소생시킬래?"
마치 구경거리를 보는 것처럼, 이쪽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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