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1 미야마 산장 사건2021년 09월 26일 08시 46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08/
※ 일본의 친공좌파단체 '연합적군' 이 1972년에 벌인 '아사마 산장 인질극'과 12명의 동료를 폭행치사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내용
※ 액자식 회상씬이라서 그냥 넘겨도 됨.
무한하게 이어진다고 생각될만한, 단조로운 계단.
그것을 천천히 오르면서, 저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미야마 산장 사건이라고 불리는, 나가노 현의 산 중턱에서 이루어진 참혹한 폭행치사사건에 관해, 저는 매우 귀중한 지식을 얻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인 시즈가와 라이카 씨.
그녀의 입에서 기탄없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멍하게 생각했습니다.
뜻 있는 이들이ㅡㅡ어쩌다 서로를 증오하기 시작했는지.
"그건 대학교 2학년 어름. 꽤 더운 시기였지.
모두 땀을 줄줄 흘리고, 냄새나고, 불쾌하고, 벌레가 꼬여서 최악이었어.
그 무렵의 우리들은, 꿈을 꾸고 있었단다. 멋진 꿈을.
우리들한테는 무한한 재능과 만능의 에너지가 깃들어 있고, 그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꿈.
나와 동료들은 어떤 예술계 대학에 다니고 있었어.
전공은 이것저것. 연극, 영화, 방송 같은.
난 연극학과였단다. 정말 당연한 느낌이지?"
난 대본을 읽는 것을 정말 좋아해. 지금도 그렇고.
말이 엇나갔네.
우리들이 원했던 것은ㅡㅡ뭐, 그대로 말하자면 '혁명'이었을지도 몰라. 한 세대 전의 연합적군이 했던 학생투쟁. 그것과 조금 비슷했지.
하지만 생각하는 방향은 정반대였단다. 그 사람들은 너무 금욕적이었거든.
'웃기지 못하는 자, 먹지도 말라.'
당시부터 우리들은 그런 슬로건을 내걸었단다.
그리고 그 슬로건에 취해있었지.
우리들, 믿고 있었어. 사람은 '즐거운 것'에 이끌린다고. 그 '즐거움'을 무한히 느낄 수만 있다면, 분명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뭐, 그렇다고 해도 그건 명목에 불과했단다.
우리들이 느끼고 있던 불안은, 더 구체적이었어.
예술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것.
예술로 먹는 일이, 이렇게나 힘든 세상이라는 것.
이해되니? .......분명 지금 어린애들은 모르겠지만.
그 시절의 예술은 죽어있었단다.
그 무렵에는 연극, 영화, 방송, 사진, 문예, 미술, 음악, 디자인 모두가 재능이 고갈된 노인들이 지배하고 있었어.
실력이 아닌ㅡㅡ연줄이 전부인 시대.
누구도 실력만으로 올라간 사람은 없었어.
누구도 권력자의 성기를 빨지 않은 채 출세할 수는 없었어.
옛 사회에서는 그, 후쿠자와 유키치의 그림이 인쇄된 종이(1만엔)가 무엇보다도 큰 권력을 갖고 있었어.
그래서 진정한 실력은 털끝만큼도 중요하지 않았지.
뜻 있는 사람들은 전부 착취를 당했었고,
여러 창작물이 모독당했었어.
그래서 우리들은 진실을 세상에 전할 필요가 있었던 거야.
이대로 간다면 세계에서 '즐거움'이 영원히 사라지고 말 거라며.
먼저 처음으로 하려고 했던 일은 단순.
테러. 그리고 그 준비.
어떤 산장을 점령해서, 거기서 우리들은 훈련을 시작했어.
인원? 30명 정도였던가.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
왜냐면 우리들이 진실을 전한다면, 분명 세계는 눈을 뜰 테니까.
그렇게 된다면 제이, 제삼의 동지들이 나타나서, 세상이 변할 거라고 생각했어.
응, 응. 그래.
너, 잘 알고 있네! 나도 나중에 알게 됐지만, 예전의 학생혁명가들과 완전히 마찬가지였던 허술한 예측! 인텔리(웃음)가 생각하는 일은 어느 시대나 변하지 않는다는 뜻! 웃기지.
반성? 물론 하고 있어.
나도 10년이나 형무소에 있었던걸. 당시의 일은 정말 어리석었다고 생각해.
애초에 내 소원의 근간을 제 3자에게 맡긴다는 짓, 하면 안 되었어.
우리들이 해야했던 것은, 무기가 아니라 펜을 들고 세계를 바꾸는 일이었는데.
그래도 우리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ㅡㅡ그 사건을 일으켰지.
아다치 카츠야 군은 성우 지망생.
그는 동료들이 순서대로 찌른 아이스픽에 의해 사망했단다.
체중이 100kg이상이고, 시궁창에 잠긴 듯한 목소리라서 그랬지.
'사람을 웃기지 못하는 무능'.
곤도 료에이 군은 영화감독 지망생.
힘센 남자 여럿이서 교살했단다.
그의 영화의 개그씬이라고 한다면, 꼭 '방귀가 뿡~' 이 나왔지 뭐야.
그래서 '사람을 즐겁게하지 못하는 무능'.
키다 코지 군. 소설가 지망생.
그는 그가 쓴 원고와 함께 화형되었단다.
그가 쓴 소설은, 진짜진짜 비참한 것이었지.
글쎄 대화문 사이사이에 일부러 줄바꿈을 해놓았지 뭐야. "그 편이 읽기 쉬우니까." 라던데.
그딴 거, '사람을 즐겁게하지 못하는 무능'이잖아?
사카타 아츠시. 화가 지망생.
구속해서 바깥에 방치했더니, 어느 사이엔가 목이 찢겨졌더라.
그의 그림은ㅡㅡ솔직히 나쁘진 않았지.
하지만 뭐, 그림의 선악이란 것은 꽤 추상적이잖니? 꼬투리 잡으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갖다 붙일 수 있다고나 할까.
그는 좋은 그림을 그렸지만, 여성관계가 좀 추잡해서 말야.
결과적으로 동료들의 기분을 상하고 말았단다.
이에타 카즈코 씨. 사진작가 지망생.
아사.
그녀는 무난한 사람이었지. 무난한 사진만 촬영했었고.
들판에 피어오른 한 송이 꽃이라던가, 빗방울이 떨어지는 연못이라던가.
사카타 군 정도의 사람이 죽었으니, 그녀도 죽어야 한다라는 분위기가 되었단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개인적인 복수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카스야 리츠토, 그의 자식. 코미디언 지망.
두 사람은 목을 베어서 쇠못으로 얼굴을 고정시켰단다.
싱긋 '웃을 수' 있도록.
왜냐면 두 사람, 그 산장에 오고 나서 한번도 웃지 않았던걸."
저는 물어보았습니다.
그 후 어떻게 붙잡혔는가 하구요.
"자수했어.
우리들이 해온 일이 틀렸다는 것을 눈치채서 말야.
그런 우리들이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속죄가 필요했어.
뭐 결국, 사형판결을 받고 말았지만.
우리들은 결국 서로의 재능을 질투해서 그런 사건을 일으키고 말았단다.
어렸으니까. 자기에게는 재능이 있다고 믿고 있었으니까.
그래서ㅡㅡ타인의 훌륭한 실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거야.
아다치 군은 추했지만, 그의 연기는 훌륭했지.
곤도 군은 시리어스한 영화를 촬영하는데에 천재였고.
키다 군은 사람을 웃기는 썰을 잘 풀었단다.
사카타 군의 재능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이에다 씨와 카스야 씨도......아기도.....분명 훌륭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을 거야.
하지만 우리들은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었지.
누구보다도 재능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음에도."
그렇구나, 하며 저는 탄식했습니다.
그래서인가.
그래서 이렇게, 이 '비현실의 왕국'의 규칙이 생겨난 것인가요.
하지만 동시에, 저는 '불쌍하다' 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녀가 잘 해내고 믿고 있을 이 시스템ㅡㅡ'비현실의 왕국' 에서도 지연 혈연은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그녀가 저를 정말 일부분으로만 알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라이카・데드맨은, 이 '왕국'의 실태를 모릅니다.
"......저기, '무명' 씨.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계속 각오하고 있었어.
만일 나의 시련을 뛰어넘어서 나 대신에 여왕이 될만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넘겨줘도 상관없었단다."
그때였습니다.
천천히 걷던 보폭의 그녀가 발걸음을 멈춘 것은.
눈에 띄지 않고, 예전엔 뭐가 보존되었을지 조차 모르는, '아비에니아성'의 고층계단에 고요히 존재하는 창고.
아무래도 우리들의 목적지는 그곳인 모양입니다.
728x90'이능력배틀물 > JK무쌍 ~끝난 세계를 구하는 방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403 여왕님이 원하는 것 (0) 2021.09.26 402 설탕에 조미료 (0) 2021.09.26 400 꺼림칙한 승리 (0) 2021.09.25 399 가위바위보의 승패 (0) 2021.09.25 398 내 이름은 (0) 2021.09.25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