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 꺼림칙한 승리2021년 09월 25일 21시 52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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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걸로 저의 승리예요."
전 발치에 널려있는 쓰레기 사이에서 바퀴벌레같은 것이 날아오지는 않나 두려워하며, 시즈가와 라이카 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대단하네."
그러자 그녀는, 트럼프 놀이에서 져버린 정도의 느낌으로 미소지었습니다.
음~ 역시 조금 꺼림칙해.
"일단 말해두지만ㅡㅡ약속은 지키셔야 해요."
"알고 있어. 그러니 자."
그녀는 우리들 두 명을 녹화한 카메라에 눈짓을 하며,
"영상은 인터넷에 자동 업로드 되었어."
"..............."
솔직히, 그건 꽤 꺼림칙한 행동이었습니다.
자신이 불리해질만한 짓을,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난 거짓말하는 위정자만큼은 되고 싶지 않다고 처음부터 정했던걸."
그래도, 이 대사가 카메라를 의식한 것이라는 정도는 압니다.
........뭐, 좋습니다.
적어도 이쪽이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에~ 그럼."
저는 약간 헛기침을 하고서,
"먼저 '불사대' 전원을 물러나게 해주세요."
"그건 방금 네가 이 방에 들어온 순간에 방송해두었단다. [게임 종료]라고 했지."
아스카 씨를 인질로 삼을......셈은 없다라.
"그럼, 지금 당신이 '여왕'으로서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양도하세요."
"응. 오케."
"오케." 라니. 무슨 사탕이라도 주는 것 모냥.
"하지만 하나만 괜찮을까?"
"뭔데요?"
"내ㅡㅡ목숨을 보장해줬으면 해. 죽이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으음."
"가위바위보에 져버린 내게는, 이런 부탁을 할 권리는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혼자서 살아갈 정도로 강하지 않아서."
지금 '가위바위보에 졌다' 를 강조하는 느낌, 미묘하게 인상이 조작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요청을 거절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인간실격 취급을 받아도 어쩔 수 없을 듯한.
이건......뭘까요.
그녀에게 질 생각이 없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져버리는 것도 어느 정도는 계산에 들어있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목숨까지 빼앗을 셈은 없어요."
"그래. 다행이다!"
"하지만 저는 그럴 셈이라고 해도, 당신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됐어. 지금 네가 내 목을 베지 않는다는 것만 약속해준다면 돼."
.......?
뭘까요.
마치 지금의 말투로 보면, 이곳만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으면 나중에 계속 안녕히 지낼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한.....
"그럼 먼저 《소울 레플리케이터》의 소유권을 양도해주세요. 일설에 의하면 당신, 그것에 폭탄을 설치해뒀다면서요."
"응. 알았어. 지금부터 그걸 해제하러 가자."
그리고 그녀는 비디오의 녹화를 정지시킨 채로 일어서서,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방음실을 나갔습니다.
거기서 처음으로 깨달은 것인데, 그녀는 다리에 문제가 있는 모양입니다.
"미안. 나는 안짱다리라서."
"예에."
"알고 있니? 선천성 안짱다리는, 조기치료가 원칙이라는 것을. 하지만 난 어린 시절에 부모가 내팽개치는 바람에 계속 이랬단다. '기적사'가 되면 고칠 수 있나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았지."
저는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잠시 망설인 후,
"뭐, 사람마다 제각각, 부모도 제각각 사정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라고 무난한 대답을 해두었습니다.
걸음걸이가 느린 그녀의 약간 뒤를 나아가자, 아무래도 우리들은 아비에니아성의 가장 고층에 있는 구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눈치챘습니다.
라이카 씨는 도중에 대화할 셈은 없는 모양이었지만,
"저기 라이카 씨."
제 쪽에서 물어보았습니다.
"왜?"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그래."
"당신, 예전에 사형수였다고 들었는데요. 살인을 저질러서요."
"응."
"왜 그런 사건을 일으켰죠?"
"그런 것이 신경쓰여?
"아뇨, 그런 것이라고 짧게 끝낼 이야기가."
"하지만 이제와서 살인이라니 드물지도 않잖니? 너도 해본 적 있지 않아?"
저는 시선을 돌렸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는 제게 《카르마 감정》을 쓴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있을 터. 제가 과거에 살인을 했다는 사실을.
"변명할 셈은 아니지만.......지금의 상황에서 하는 살인과, 예전의 안정된 사회에서 했던 살인은......의미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그러니~?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에, 사회정세는 관련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렇지만요."
"뭐 그래도ㅡㅡ그래. 이유는 여러가지 있단다."
그녀는 먼 옛날을 떠올리는 듯 천장을 바라보면서,
"첫째는, 이상을 너무 쫓아가버리면......사람은 자신의 정의에 취해버리는 일이 있다.......랄까."
"?"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말이네요. 이 사람.
"아다치 카츠야."
"?"
"곤도 료헤이."
"??"
"키다 코지, 사카타 아츠시, 이에타 카즈코."
"???"
"카스야 리츠토, 그의 갓난아기."
"뭔가요, 갑자기."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죽은 일곱 명의 이름을."
저는 눈썹을 찌푸렸습니다.
마지막의 갓난아기를 죽였다는 말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먼저 말해두지만, 난 자신의 손으로 사람을 죽여본 일은 없단다. 여태까지도, 그리고 지금부터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날 《카르마 감정》해보렴."
그럼에도 사법부가 그녀를 '사형수' 라고 했다는 말은, 그녀에게 죄가 있었다는 말이겠죠.
"하지만, 조금 웃겨. 십 년 이상 전에는 꽤 화제가 되었을 텐데. 티비에도 많이 나왔고, 책도 영화로도 나왔는데, [미야마 산장 사건] 이라고 하는데, 요즘 애들은 그것조차 잊어버리고 말았으니, 이상한 이야기야."
"그 무렵이면 저는 다섯 살이라구요. 모르는 것도 어쩔 수 없어요."
"맞아. 후후후. 그래서 , 너희들 같은 젊은 아이가 좋아. 정말 어리석고, 제대로 교화시키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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