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5 빛의 검
    2021년 09월 25일 16시 16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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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02/

     

     

     

     "이게 '빛의 검'인가요."

     

     저는 좌대에 꽂힌 그것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것의 뒤에는, 거대한 그림이 벽 하나 전체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빛나는 검을 든 용맹한 청년의 그림.

     칼날을 향하는 쪽에는, 두려움에 벌벌 떠는 디즈냐 빌런들의 모습이.

     

     그리고, 그림 밑에 휘갈겨 쓴 타이틀은,

     

     [폭력적인 컨텐츠]

     

     라고 합니다.

     그게 누구의 손으로 쓰여진 낙서인지, 원래 그런 연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ㅡㅡ라이카 씨는 또 어떤 계책을 마련했을까요?"

     

     의문점이 불쑥 입으로 나왔습니다.

     

     "글쎄, 어떨지. 의외로 방금 전의 여자아이가 끝일지도 몰라."

     "엥~ 그럴려나."

     "그 정도의 상대였다는 뜻이라고, 분명." 

     "적 전력의 과소평가는 위험해요."

     

     적어도 저의 레벨은 저쪽도 알고 있을 테니까요.

     

     '빛의 검'의 칼자루를 만지자, 그 '마법의 거울'의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과연. 그 보석에도 홀리지 않을 줄이야, 정말 강함 마음씨의 소유자로 보이는군.

     하지만! 넌 지금, 이미 눈치채고 있을 것이다!

     정의도 악도 표리일체! 종이 하나 차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넌 그 검을 뽑을 것인가?]

     

     저는 [아니면, 너] 라고 말할 즈음에 '빛의 검'을 당겨서 빼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전구가 내장된 모양인 그것이, 반짝거리며 빛을 발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앗 하고 놀랄만한 기믹이 우리들 눈앞에 전개되었습니다.

     벽 한면을 가득 채운 그림이 사라지더니, 그곳에 한 장의 '마법의 거울'이 출현한 것입니다.

     3D디스플레이에 투영된 그것은 우유와 커피가 뒤섞인 듯한 모양을 바꿔나가다가ㅡㅡ이윽고 한 마리의 거대한 괴물로 변모했습니다.

     최신 CG에 의해 그려진 그것은, 별명 체르노보그라고 불리는 괴물ㅡㅡ'사자의 왕'.

     거만하게 옥좌에 앉아있는 그 모습은, 악마 그 자체입니다.

     검은 피부에 금색 안광이 번쩍거리는 그 괴물은, 여태까지 그려왔던 인간민 넘치는 악역에 비해, 일말의 관용도 느껴지지 않는 절대악이었습니다.

     

     [후후후후. 그걸로 된 거다, 정의로운 자여]

     "오. 안녕하심까."

     [결국, 약한 자의 말에는 의미가 없는 법]

     "그렇슴까."

     [이 세상은 모두, 승자만이 선악을 결정지으니 말이다.......!]

     "아........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끝내는 건가요."

     [와라! 최후의 결투다! 우오오오오오오오!]

     "좋다 와라!"

     

     저는 영상에 맞춰서 '빛의 검'을 들고는 '사자의 왕'에게 내리쳤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제가 검을 휘두른 방향 그대로 괴물이 베이는 것이 아닌가요.

     

     "우와~! 이거 잘 만들었어!"

     

     매우 감탄하면서, 몇 번이나 검을 휘둘러보니, 앗 하는 사이에 '사자의 왕'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이윽고 괴물은 장렬한 단말마의 외침을 내었습니다.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무명' 쨩, 종업원용의 출입구 찾았어~"

     

     그때, 나나미 씨의 사무적인 보고가 겹칩니다.

     그녀는 방의 입구 부근에 있는 철문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어, 진짜요?"

     

     꽤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

     

     "응. 재주껏 사각에 숨겨져 있던 모양이지만."

     "오~ 다행이다."

     

     저는 '빛의 검'을 내던지고는, 죽어가는 괴물의 영상을 뒤로 했습니다.

     

     [결국,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하지만 올바른 자여, 잊지 말도록.

     우리들 악역에게도, 인정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그러고 보니, 나나미 씨한테서 사전에 들었었죠.

     라이카 씨의 방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사자의 왕'의 옥좌에서 가깝다고요.

     어트렉션이 꽤 잘 만들어진 바람에,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나미 씨ㅡㅡ하고 츠즈리 씨."

     "왜 그래?" "네?"

     "여기서부터 앞은 저 혼자서 나아갈게요."

     

     두 사람은 약간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하지만 또 '적'이 어딘가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알고 있어요. '적'은 바로 옆에 있어요. 틀림없이."

     "엑."

     

     츠즈리 씨는 뭔가를 깨닫고 재빨리 주위로 시선을 돌렸지만, 이윽고 머리에 ?마크를 띄우면서,

     

     "어디에요?"

     "그게, 그것까지는 아직 모르지만요......"

     

     저는 그 때 볼을 붉혔습니다.

     그런 것도, 그 위기를 눈치챈 것은ㅡㅡ대부분 저의 경솔한 행위가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슨ㅡㅡ아......!"

     

     거기서 이제야 변이를 눈치챈 모양입니다.

     츠즈리 씨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습니다.

     

     "무명 씨, 그 손......."

     "예. 이야~ 곤란하다 곤란해."

     

     저의 양손은, 지금 마치 그림물감으로 칠해놓은 것처럼 흉흉한 보라색으로 변색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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