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아비에니아와 그란데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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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은 오후 1시를 지나서.

 

 "잠깐 샛길로 접어들었네~ 예정과 많이 달라졌어?"

 "뭐, 마력의 보급을 한 것은 다행이죠. 식량도 듬뿍 받았으니."

 

 린네 씨는 '수호' 사람들한테서 받은 종이상자의 산더미를 탁 쳐보였습니다.

 그 안에는 '중앙부' 에서 온 레토르트 식품과 컵라면이.

 

 "와. 이것 보라고. 신상 컵라면이야, 관서에서는 아직 제대로 물류가 돌고 있나보네."

 "........쓸데없는 장식이 사라져서 그다지 식욕이 들지는 않지만요."

 

 컵라면의 용기에는 내용물의 표시조차 없었고, '소금', '간장' 등을 매직으로 써놓았을 뿐인 심플 디자인.

 '종말' 이전에 팔았다면 오히려 신기하다며 잘 팔렸을지도.

 

 "이것만 있으면ㅡㅡ'비현실의 왕국' 에서 체류가 길어져도 당분간 버틸 수 있겠네."

 

 이미 선발대와 무선으로 연락하여 몇몇 새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향하고 있는 '비현실의 왕국' 은, 2종류의 입구.....라기보다, 구역이 나뉜 모양입니다.

 

 하나는 '그란데리니아'.

 그곳은 예전에 '시' 였던 구역인데, 이쪽에는 남자들과 20세 이상의 여성이 산다는 모양입니다.

 

 또 하나는 '아비에니아'.

 이쪽은 '랜드' 측의 구역.

 그곳에는 20세 이하의 여자들만 입국이 허용된 모양.

 

 "어린 여자들만 사는 나라.......인가요."

 

 왠지, 남자들의 시커먼 욕망의 무언가를 느낀 것은 저 뿐일까요?

 

 "그래도, 먼저 입국한 아스카 왈, 그런 식의 성적학대는 일절 없다더라."

 

 그럼 다행이다.

 참고로, 코이카와치 모모카 씨가 있는 곳은 '아비에니아' 쪽.

 

 "아비에니아에 입국할 수 있는 사람은ㅡㅡ"

 

 저, 오키타 린네 씨, 키미노 아스카 씨, 아즈키 미코토 쨩과, 그리고.......

 

 "아마미야 츠즈리 씨인가요."

 "그래."

 

 린네 씨가 왠지 심각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실은, 나도 같은 의견이야. 일단 츠즈리도 동행시켜야겠어."

 "어......저, 어어?"

 

 그러자 츠즈리 씨는 어째선지 얼빠진 소리를 내었습니다.

 

 "저........저도 가나요?"

 "그래, 일단은. 그 편이 든든해."

 "네에........"

 

 왠지 그녀는, 그 가능성을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ㅡㅡ"

 "확실히, 규칙을 위반하게 돼. 하지만 전부 그ㅡㅡ라이카라는 여자의 생각대로 일을 진행시키에는,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들어."

 "그런가요?"

 "그래. 왜냐면 플레이어가 하는 짓이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고......어때? '버그' 도 납득하지?"

 

 저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래요. 츠즈리 씨가 있는 편이 든든해요."

 

 그런데, 뭐가 '규칙 위반' 일까요.

 혹시 그녀......실은 20세 이상이라던가?

 우왓. 같은 나이나 연하로 생각했었는데, 의외.

 

 츠즈리 씨는 잠시 주저하던 모양이지만,

 

 "이것도 일종의.......'생존 플래그' 일까요."

 "그래요. 플래그예요. 플래그."

 

 저의 그 한 마디로 결심한 모양.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이상한 생각 하지 말라고."

 "신께 맹세코, 딴 생각은 버리도록 할게요."

 

 이렇게 해서, 결국은 동행을 승낙했습니다.

 

 "참고로, '전사' 씨는 기억을 되찾은 후 어떻게 움직일 셈이야?"

 

 ............

 솔직히 지금의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추리하는 정도는 가능합니다.

 

 "아마 저는ㅡㅡ"

 

 만일.

 만일 지금의 나에게, 가로막는 모든 장해물을 힘으로 때려눕힐 수 있을 자신이 있다면.

 

 "일단은 그, 라이카 씨라고 하는 여성을 만나보고 싶네요."

 "라이카를?"

 "네. 그럼에도 만일 그녀가 '죽은자의 소생' 의 힘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면, 설득하기로 하죠."

 "설득....."

 "예.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다면, 그 힘을 독점하는 것은 결국 라이카 씨의 신변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자 츠즈리 씨는 왠지 덧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알겠어요."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럼, 지옥까지 따라가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