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72 화
    2021년 08월 16일 02시 37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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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459gk/172/

     

     

     

     텐지는 본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순식간에 이해했다.

     

     하지만, 지금의 텐지로선 그녀를 치료할만한 수단이 없었다.

     

     꽈리아이템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던 것이다.

     

     "난 응급처치밖에 못하지만......."

     

     텐지는 곧장 행동에 나섰다.

     

     염마의 서를 손에 들고서, 지옥할매의 매점에서 [HP회복꽈리] 와 [삼도천의 원류수] 를 6포인트를 소비하여 구입했다. 전혀 아까워하는 동작없이, 이 때다 싶은 것처럼 사들였다.

     소중하게 모아둔 포인트였지만, 이런 때야말로 팍팍 써야한다고 결심했던 텐지에게 주저하는 기색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변칙적인 응급처치에 불과하다.

     

     HP회복꽈리는 '자신의 의지' 로 깨물어서 위장에 집어넣어야만 효과를 발휘하는 성질이 있다. 이유는 아직 불명이지만, 꽈리아이템의 효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려면 '강력한 의지' 가 필요하다.

     

     물론 그런 의지를 빈사상태인 리이메이 학장에게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 수만 있다면ㅡㅡ언젠가 치유계통의 능력을 가진 탐색사가 여기에 찾아올지도 모른다. 여긴 전장의 한복판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조금이라도 좋아, 조금만 더 살아줘.

     텐지는 그런 의지를 담아서 꽈리를 갈아버리려는 듯 꽉 움켜쥐고서, 알루미늄 깡통속으로 던져넣었다. 이어서 깡통을 흔들어 물과 꽈리를 혼합시킨 다음, 그걸 상처부위에 주저없이 끼얹었다.

     

     약간 붉기운이 감도는 액체가, 츄우~ 하고 피부를 태웠다.

     

     "으으......."

     

     그 때, 리이메이 학장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신음소리를 내었다.

     사라질 것처럼 가늘어서, 가까이 있던 텐지여도 겨우 듣릴 정도의 성량이었다. 마음속으로 '죄송해요, 참아주세요.' 라고 사과하면서도, 텐지는 주저없이 그걸 모든 상처부위에 끼얹었다.

     

     곧장 출혈이 뚝 그쳤다.

     

     "이 이상은 지금의 저로선 무리입니다.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그 사이에는.......제가 당신을 지킬 테니까요."

     

     텐지는 귓가에 부드럽게 말을 걸어준 뒤, 조용히 일어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재소환된 염귀도가 한손에 쥐어져 있었고, 옆에는 두 자루의 염귀의 대검이 둥실거리며 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주변에는, 벌써 새끼몬스터들이 다가와 있었다.

     

     기껏해야 몇 초 아니면 1분.

     그 시간을 버는 것이 겨우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이다. 그 임기응변이 없었다면, 리이메이는 응급처치조차 못한 채 최악의 미래를 맞이했을 테니까.

     

     '누군가를 지키면서 싸우는 방법은 모르지만ㅡㅡ'

     

     마음속에서 그렇게 운을 뗀 뒤, 텐지는 염귀도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 [참결] "

     

     후욱.

     검붉은 불기둥이 하늘로 솟구쳐올랐다.

     

     '이러면 누군가에게 알릴 수는 있어. 몬스터를 쓰러트릴 수도 있어. 그러니ㅡㅡ'

     

     이어서, 염귀도를 수평베기의 자세로 들었다.

     다시금ㅡㅡ후욱 하고 검붉은 화염이 염귀도를 감쌌다.

     

     "조금만 더 힘써주세요. 전 당신한테 묻고 싶은 일이 아직 많이 있으니까요."

     

     조용하게 공기를 들이마시며, 의식을 리이메이에서 몬스터로 돌렸다.

     그리고 주저없이 염귀도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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