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3 나나미
    2020년 08월 15일 04시 29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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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22/





     알람 소리가 울려퍼졌다.


     천천히 눈을 뜨고, 머리의 헤드셋을 벗었다. 머리카락이 헤드셋이 몇 가닥 끼워져서, 강제로 떼어내니 조금 아팠다.


     말을 건 자는, 간호사였다.


     "어땠어, 가상세계는?"


     이것저것 작업을 하고 있는 여성간호사는, 길다란 머리를 가진 화사한 소녀 [와카미야 나나미] 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것은 뻔한 대사같은 것이었다.


     주변에서는 나나미와 마찬가지로 헤드셋을 벗고 있는 환자들이 있었다.


     "정말......좋았어요."


     간호사는 조금 쓴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나나미의 대답에 곤란해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렇다.


     이유는, 환자의 스트레스 발산에 VR머신이 도입되었지만, 병실에서 준비했던 소프트로는 환자들 중 누구도 만족하지 않았던 것이다.


     환자 중에 판도라의 모형정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요청을 하자 점점 환자들이 판도라의 모형정원을 희망하게 된 것이다.


     "원래는 병원에서 준비한 것을 써주었으면 했지만, 대형 게임사의 재현도라고 말하는 것일까? 확실히 이길 수 없겠네."


     플레이어가 수천만 명.


     항상 개량되고 있는 게임과, 병원에서 준비한 소프트와는 들이는 돈의 액수가 차원이 다르다.


     나나미가 입을 열려고 하자, 어린 남자아이가 침대에서 날뛰는지 소란스럽다.


     "좀 더 게임하게 해주세요. 부탁할게요!"


     간호사가 달래주었다.


     "안돼. 그리고, 하루에 로그인 할 수 있는 것은 2시간 뿐이야. 그리고, 병원 안에서의 예약도 빽빽해서 힘들어."


     떼를 쓰는 남자아이를 달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남자아이 쪽은 진지했다.


     "......어차피, 기다리고 있어도 죽을 뿐인데요. 몸도 아프고. 어째서 현실 세계에 있어야 하나요. 저는 저쪽의 세계가 좋다구요!"


     가상세계라면 아프지도 않다. 몸도 자유롭게 움직인다.


     현실세계와의 차이에, 남자아이는 울 것만 같았다.


     간호사가 바로 그 아이를 데려가서, VR머신이 설치된 방에서 이동시켰다.


     나나미도, 휠체어에 타서 병실로 이동했다.


     도중에, 모니터가 놓여진 장소를 지나갔는데,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인기 온라인 게임 '판도라의 모형정원' 입니다만, 일부 유저의 로그인 제한을 가볍게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성이 목소리가 들리고나서, 다음으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입원환자같은, 치료될 가망이 없는 사람들의 구제장치네요. 누구라도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이어서ㅡㅡ."


     "한편으로는, 가족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며ㅡㅡ."


     간호사가 휠체어를 미는 속도가 올라갔다.


     아무래도, 뉴스의 내용을 듣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나나미쨩, 세수는 했어?"


     나나미는 조금 끄덕였다.


     "예.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끝내놓았으니까요."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환자들은 미리 화장실에 가놓는다. 병원 안에서의 규칙이었다.


     자기 병실에 도착하자, 간호사가 나나미를 침대에 눕히고 일을 척척 끝내고 병실에서 나갔다.


     창문이 열려있었는지, 바람이 병실 안에 들어왔다.


     햇살도 강해져서, 방안의 공기를 갈게 되는 때에는 냉방을 틀어주겠지.


     나나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이제 곧 수술이니까 잘라내야지."


     수술을 위해 머리를 자를 필요가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13세의 소녀에게는 조금 힘든 현실이었다.


     턱에 손의 등을 대자 조금 땀이 배어있었다.


     "......재미있었어."


     나나미에게 있어서는, 이틀 동안의 대모험이었다.


     동료는 힘에 자신있는 오크에, 엘프 사냥꾼. 그리고, 노는걸 좋아하는 휴먼.


     이틀 동안, 세 사람 덕분에 정말 재미있게 지내는 일이 가능했다.


     "지금부터 기다리기 어려워."


     침대 위에서 보내는, 지루한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게임 안의 보람찼던 시간이, 정말 한순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남자아이의 대사가 떠올랐다.


     "저쪽의 세계가 좋아, 였나."


     나나미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다.


     사고로 눈이 보이지 않았고, 다리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기도ㅡㅡ퀘스트를 보았을 때, 이 퀘스트가 성공하면 분명 자신도 구해질 거라고 직감적으로 생각했다.


     아니, 소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치노세 마야는, 자택의 PC로 여러가지 정보를 조사하고 있었다.


     평소의 마야를 아는 사람이 보면, 해외의 뉴스라도 보고 있는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공략기사였다.


     어울리지도 않게 조사하고 있는 이유는, 자기가 나나코를 돕겠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르면 말이 안된다.


     "으~ 폰스케에게 민폐는 끼칠 수 없어. 그리고, 마리엘라한테 바보취급 당하는 것 만은 싫어."


     조사해보니, 글로 보면 간단했다.


     희망의 도시에서 비약을 만들고 싶은 노파에게서, 레시피를 듣고 재료를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희망의 도시의 이름이 붙여진 만큼, 여러 장소를 방문하지 않으면 안된다.


     작은 촌락의 농가.


     숲 속에 피어난 약초.


     특정한 호수의 물.


     ......필요한 재료가 매우 많다.


     "여기까지라니. 그런데도, 보수가 알맞지 않네."


     인기없는 퀘스트인 것은 틀림없다.


     시간은 걸리는데도 손에 넣는 아이템은 그렇게 할 것도 아니고, 보수도 쬐끔. 효율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받고 싶지 않은 퀘스트였다.


     "문제는 이동시간일까나? 마차를 빌린다고 해도, 마차로 도달할 수 없는 장소도 있는 모양이었고......"


     흘끗 시계를 보고, 마야는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곧장 PC에서 떨어지고서,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었다.


     "이런. 시간이 너무 걸렸어!"


     황급히 학교로 갈 준비를 하는 마야는, 아가씨가 아니라 그 연령대의 여자애, 라는 느낌이었다.




     21시 10분.


     알바 장소인 슈퍼마켓 [마일드] 에서, 아키히토는 아직 오지 않은 다음 근무자인 대학생들을 계산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야쿠모는 시계를 흘끔흘끔 보면서, 때때로 깊은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 두 사람, 요즘엔 진짜 늦네. 제대로 출근한 적이 없지 않아?"


     이번 달의 달력을 보니, 확실히 인수인계의 시간에 있었다는 기억이 없다.


     아키히토는 뒷켠에서 화가 나 있는 사원을 신경쓰면서, 야쿠모에게 물어보았다.


     "그 두 사람, 이전에는 선배님과 같이 있었지 않았나요. 전에도 지각이 많았습니까?"


     팔짱을 낀 야쿠모를 보자, 커다란 가슴이 팔 위에 얹혀져 있었다.


     시선을 바로 돌렸지만, 야쿠모는 눈치챈 모양이다.


     한쪽 눈썹이 씰룩이며 움직이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화를 내지는 않는 것 같다.


     "2인조 중에서, 한 사람과 같이 일했었어. 하지만, 그 때부터 지각은 했었지만 수 개월에 한 번 정도? 그래도 많은 편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았는걸."


     최근에 들어서야 심해진 것 같다.


     대학생활이 시작되어, 해이해진 거라고 사원이 말했던 것을 아키히토는 떠올렸다.


     그러자, 뒷켠에서 전화 소리가 들려왔다.


     야쿠모가 얼굴을 찌푸렸다.


     "거짓말이지. 쉰다고? 이러면 다른 근무자가 올 때까지 남아야 하는데ㅡㅡ."


     급한 대응으로 잔업을 하게 되는가 생각했지만, 14분이 되자 대학생 2인조가 매장 안에 들어왔다.


     "여어."


     "야쿠모쨩. 오늘도 귀엽네. 나랑 데이트하자."


     가벼운 느낌의 두 사람이 등장하자, 야쿠모가 뒷켠 쪽으로 뒤돌아보았다.


     신경쓰였는지, 대학생 중 한 명이 아키히토에게 사정을 물어보았다.


     "왜 그래?"


     "아니요, 방금 전화가 울려와서, 선배님들이 쉬는 건가 하고 생각했었지요....."


     그러자, 뒷켠에서 화가 난 여성사원이 나와서, 대학생 2인조를 노려보았다.


     "너희들은 곧장 갈아입고 매장에 나와!"


     "예!"


     "죄송했습니다아."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한숨을 쉬는 여성사원이 아키히토와 야쿠모를 보고 미안한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그 표정을 보고, 아키히토도 왠지 눈치챈 것이다.


     '아, 이건ㅡㅡ.'


     예감이 적중하여, 여성사원이 두 사람에게 부탁을 하였다.


     "미안해. 둘 다. 실은, 일요일 근무자였던 여자 두 명이 갑자기 못나오게 되었다고 말해서 말야. 휴일 출근이 되겠지만 나올 수 있겠어?"


     근무시간 교대가 아니라, 휴일출근이라는 것이다.


     야쿠모가 볼을 누르고, 약간 고개를 숙였다.


     "아침 시간이었지요?"


     여성사원이 맞다고 했다.


     "맞아. 자기들이 할 수 있다, 고 해서 근무시간에 넣었는데 말야. 아침 7시부터 17시까지. 부탁할 수 있을까?"


     하필이면, 알바로서는 긴 시간의 근무시간에다가 휴일 출근.


     아키히토는 그런 것도 있었지만, 7시라는 시간에 곤란해 하였다.


     야쿠모가 조금 생각하고 끄덕였다.


     "알겠어요. 저는 나올게요."


     그렇게 말해버리니, 남은 것은 아키히토 뿐이었다. 여기서 나오지 않겠다고 말하면, 그 시간의 사원이 대응해주겠지만ㅡㅡ.


     '일요일, 이면 구리타 씨였지? 선배님, 큰일나겠는데.'


     사원이 누구였는지를 생각냈기 때문에, 아키히토도 동의하였다.


     ".......저도 괜찮습니다."


     '일요일은, 로그인 시간을 변경해야겠네. 세 명에게 알려야겠어.'




     가상세계.


     희망의 도시의 광장.


     "네에!? 두 사람이 전부 일요일에는 로그인 할 수 없다니요!!"


     과장된 리액션을 하며 놀라고 있는 것은, 폰스케와 마리엘라에게서 그렇게 들은 알피였다.


     꼬리를 축 늘어뜨린 나나코도, 옆에서 듣고 있었다.


     폰스케는 머리를 긁었다.


     "아니, 그게 급한 일이 생겨서."


     마리엘라도 어깨를 으쓱하며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휴일 출근. 나도 싫었지만, 누군가가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걸."


     일이라고 말해버리면, 아직 학생이며 알바를 하지 않는 알피는 뭐라 말할 수도 없었다.


     뭐든지 가능한 엘리트인 알피였지만, 그렇게 직장을 모른다고 하는 경험부족이 본인에게는 작은 컴플렉스이기도 했다.


     '그렇게 말해버리면, 저로선 뭐라 말할 수 없네요. 뭐, 리얼에서 큰일이 난거니까, 여기서 떼를 쓸 수도 없네요."


     하지만, 폰스케는 알피의 오해를 풀어주었다.


     "아, 하지만 로그인은 합니다. 5시에서 7시가 아니라 4시에서 6시가 되는 것 뿐. 그러니, 하루는 같이 지낼 수 있겠네요."


     마리엘라가 폰스케의 말을 듣고, 우연이라고 말했다.


     "나도 그 시간에 로그인 할 수 있어. 그러니, 두번째 날에는 같이 있겠네."


     나나코가 기뻐하였다.


     "그랬었나요. 기쁘네요. 하지만, 그렇다면 알피 씨도 시간을 변경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되네요."


     그런 나나코의 대답에, 알피가 의문이 들었다.


     "나나코쨩도 시간을 변경하면 어때요? 그럼 같이 있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나나코는 조금 슬픈 듯이 웃고 있었다.


     "죄송해요. 병원에서는 예약제라서, 변경은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세 분은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그걸 듣고, 알피는 생각했다.


     '......이건."


     시선을 폰스케와 마리엘라에게 향하니, 두 사람은 알피에게 기대하는 눈길을 향하였다.


     '나한테 나나코쨩하고 지내라니요! 뭐, 상관없습니다만. 뭔가 납득이 안되네요.'


     마리엘라가 이긴 듯한 얼굴을 하는 것이 용서할 수 없다던가, 폰스케와 같이 지내는게 좋다던가, 하는 아무래도 좋은 일을 제쳐두고서 알피는 나나코에게 선언했다.


     "그럼 이 알피가 나나코쨩과 놀아주겠어요!"


     "네?"


     나나코가 놀라고 있자, 알피는 턱에 손을 올렸다.


     "이렇게 보여도 관광구역과 놀이 장소는 빠삭하니까요. 놀려고 생각하면 하루로는 부족할 정도지요. 제가 나나코쨩을 안내하겠어요."


     마리엘라가 알피에게 태클을 넣었다.


     "아니, 당신 겉모습으로도 놀고 있는 것으로밖에 안보이는걸."


     그런 의견을 무시하고, 알피는 나나코와 약속했다.


     "그런 이유로, 후반에는 이 알피와 같이 지내는 것이에요."


     나나코는 미소가 만연하여 대답하였다.


     "예!"


     그걸 보고, 폰스케는 미소짓고 있었다.


     "그럼, 오늘은 레벨업에 힘써볼까. 내일은 알피가 놀아준다고 하니, 조금 힘내서 레벨을 올려두자구요."


     마리엘라도 찬성하는 모습이었다.


     "괜찮네. 나도 요리의 재료를 사고 싶으니까, 오늘 안으로 벌어두고 싶었어. 퀘스트를 받으러 가자. 돈이 되는 녀석으로 말야."


     알피는 그걸 듣고 한발 물러섰다.


     "기다려보세요. 전번에도 레벨업한다고 이틀이나 소비했잖아요. 오늘이나 내일은, 어딘가 놀러가자고요. 지금은, 옛날의  어트렉션을 재현한 구역이 인기라고요! 여름이 되기 전에 놀아두고 싶단 말이에요!"


     옛날에 존재했었던 유원지에서 하는 어트렉션을 재현한 구역이 있어서, 인기있다고 한다.


     "하하하, 그럴 틈은 없어! 나나코쨩의 퀘스트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은 레벨업만이 있을 뿐!"


     웃는 얼굴로 알피의 의견을 돌려보내는 폰스케에게, 나나코가 대답하였다.


     "저, 저어, 노력할게요!"


     "좋은 대답이다. 그럼, 오늘은 아침을 먹고 나서 밖으로 나가자구요. 리쿠가ㅡㅡ루크가 팬케잌이 맛있는 상점을 알려줬으니까요."


     마리엘라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폰스케를 따라갔다.


     "신경쓰이네."


     나나코도 커다란 폰스케의 뒷편을 쫓아갔다.


     "팬케잌인가요? 그러고보니 요즘 먹어보지 않았네요."


     이동하는 세사람에 이어서, 알피도 걷기 시작했다.


     "너무해! 나나코쨩보다도 제 취급이 나쁜 것 같아요. 이건 항의해야 될 일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쫓아가는 알피였지만, 얼굴은 팬케잌을 상상하였는지 방긋 웃으며 행복해하였다.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토핑을 원해요!"


     오늘도 네 명은 느긋하게 게임을 플레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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