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1 약혼자로서 후편
    2021년 05월 29일 14시 38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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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23/

     

     

     

     함성 속에서 천천히 검을 든 나.

     

     칠흑의 금속갑옷을 입은 암흑기사.....아니, 마왕인가? 내가 생각해도 참 부끄러운 모습이다.

     

     정면에 있는 옷 입은 돼지가, 땀을 흘리면서 실실대었다.

     

     "흐음. 좋아, 상대해주겠다! 궁정마도사 제 3 석인 내게 도전하다니 얼빠진 녀석!"

     

     그리고 돼지는 몸에 마력을 두르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광장은 조용해졌다.

     

     "뭐야 저 마력은." "제, 제스트 님 이길 수 있을까?" "궁정마도사였을 줄은...."

     

     귀족과 병사들에게서 그런 소리가 들린다.

     

     "호오......설마 저 정도일 줄이야......"

     "예, 저도 이것은 예상 외였습니다 각하......"

     

     변경백 각하와 스승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것도 그럴 것이다.

     

     "흐흥, 내 마력에 놀라서 소리도 못내겠지! 그저 법의귀족의 후계자라며 얕보았던 자신을 저주하도록 해라!"

     

     그렇게 말한 돼지는 손짓을 해서 거대한 마법진을 생성했다.

     주문을 외우면서 마력을 더욱 높여간다.

     불의 마법일까? 이미 주변의 온도가 많이 올라서, 병사들이 귀족들의 앞에서 마법장벽을 쌓기 시작했다.

     

     "귀족 분들, 물러나십시오! 장벽의 뒷쪽으로! 거기! 강도가 약하다! 뭘하는 거냐!"

     

     부대장의 호통소리가 날아든다.

     그만큼이나 위험한 마력의 불길이 짜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완성을 맞이했다.

     

     몇 개의 마법진으로 제어되는 하얗고 거대한 불의 구슬이......직경 2미터 정도는 될 그 구슬은 돼지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자, 목숨구걸을 한다면 구해줘도 괜찮은데? 원래 결투라면 죽어도 불만은 없는 것이니, 난 정말 자비롭다고 하하하."

     

     자비로운 돼지는 비릿한 웃음을 띄우면서 땀을 닦았다.

     흥, 어차피 용서할 생각도 없는 주제에......

     

     "........"

     

     "푸하하하, 두려워서 말도 나오지 않는 거냐? 안심해라, 고통 따윈 느끼기 전에 사라진다고? ......타임오버다. 불타버려!!"

     

     그 말을 신호로 불의 구슬이 나를 향해서 똑바로 날아들었다.

     나에게 닿자 성문보다도 높은 불기둥이 치솟았다.

     

     "장벽반, 기합을 넣어라! 말도 안 되는 화력이라고!"

     

     대장의 비명에 가까운 말에, 마법병들이 필사적으로 마력을 담았다.

     내가 있는 장소에서는 돌바닥이 펄펄 끓고 있구나, 확실히 말도 안 되는 화력이다.

     그 자리에 있는 자들은, 처음으로 보는 궁정마도사의 대마법에 안색이 바뀌었다.

     

     "푸하하하, 기사가 내게 이길 수 있을리가 없잖아!? 어리석은 놈!"

     

     큰소리치면서 기뻐하는 돼지녀석.....그걸 씁쓸히 바라보는 3명.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네, 완전히 예상 외였습니다."

     

     "놀랐어요."

     

     세 사람은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설마 이 정도로 약할 줄이야....."""

     

     

     그 말에 미소를 가득 띄우는 돼지녀석.

     아직도 불길이 일어나고 있어서, 그 말을 한 자가 가장자리에 서 있는 귀족들과 병사들이라고 생각했다.

     

     "하하하, 놀랐습니다! 저도 이렇게나 약할 줄은 생각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돼지녀석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광장에서, 불기둥이 그 마력을 다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나타난 자는 끓어오르는 돌바닥 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는 나였다.

     

     "재미있는 광경이었는데 끝인가? 궁정마도사."

     

     검을 한번 휘두르자 돌바닥의 열이 흩어져서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다.

     철컹철컹하면서 한걸음씩 돼지녀석에게 다가갔다.

     

     "그 불기둥 후에 뭔가 해올 거라고 생각해서 기다렸는데. 그걸로 끝이었나?"

     

     돼지녀석은 입을 뻐끔거렸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뭐야 저건 금붕어 흉내인가?

     

     "길고 긴 영창을 준비해놓고서, 그걸로 끝이냐고 묻고 있는 거다."

     

     벌써 돼지녀석의 코앞이다.

     

     "자, 없다면 이제 됐다. 작별이다."

     

     나는 검으로 돼지녀석의 목을 베었다.

     베인 목은 공처럼 굴러갔고, 몸통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사람을 죽였다......하지만 의외로 죄책감은 없다.

     흔한 벌레를 죽인 것 같은 감각으로 이상하게 침착하다.

     

     

     "이 결투 내 승리다! 자 다른 자는 있는가!? 베아트리체 님에게 결혼을 신청할 자는? 내 상대를 할 자는 있는가!?"

     

     검을 메고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력을 전개하여, 위협을 담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누구부터 그랬는지

     모두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어떤 자는 떨면서.....어떤 자는 영웅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면서.

     

     나는 아가씨를 올려다보았다.

     

     "베아트리체 님. 가이우스 가문의 후계자인 이 제스트, 당신께 결혼을 신청합니다! 받아주시겠습니까!?"

     

     검을 뒤로 돌리고 무릎을 꿇는다.

     아가씨의 대답은 정해져있.......었지만......

     

     

     

     

     "당신같은 무인은 저 이외에는 감당해낼 수 없겠네요. 돌봐줘야겠으니, 이 결혼 받아들이겠어요!"

     [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제스트님.....]

     

     

     

     

     우리들을 축복하는 환호성 속에서, 얀데레 아가씨한테 죽는 플래그가 세워진 나는 남몰래 지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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